보도자료에 '대통령'만 49번 등장‥내란 몸통은 '윤석열'

◀ 앵커 ▶

윤석열 대통령은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검찰은 앞서 김용현 전 국방장관을 재판에 넘기면서 보도자료에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 당시 충격적 발언과 행적도 상세하게 담았었죠.

대통령만 49차례 언급하면서 이번 내란의 몸통이자 우두머리는 윤 대통령이라는 것을 분명히 했습니다.

이혜리 기자가 정리해 드립니다.

◀ 리포트 ▶

[윤석열 대통령-홍장원 국정원 1차장 (12·3 비상계엄 당시]
"이번 기회에 싹 다 잡아들여, 싹 다 정리해"

[윤석열 대통령-조지호 경찰청장 (12·3 비상계엄 당시]
"국회에 들어가려는 국회의원들 다 포고령 위반이야 체포해"

[윤석열 대통령-곽종근 특전사령관 (12·3 비상계엄 당시]
"문짝을 도끼로 부수고서라도 안으로 들어가서 다 끄집어내라"

[윤석열 대통령-이진우 수방사령관 (12·3 비상계엄 당시]
"총을 쏴서라도 문을 부수고 들어가서 끌어내라".

충격을 넘어, 한 나라의 대통령이 맞는지 의심이 들 정도인 윤석열 대통령의 행적은 김용현 전 장관의 기소 내용을 설명하기 위한 검찰의 보도자료에 고스란히 담겼습니다.

검찰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계엄 선포 전부터 해제 결의 이후까지 6명의 군·경·국정원 수뇌부에 7차례의 체포 및 국회 봉쇄 등 위헌·위법한 지시를 반복해 내렸습니다.

정치적 위기를 반전시키기 위해 비상계엄을 오래전부터 계획한 정황도 드러났습니다.

지난 3월 말에서 4월 초 윤 대통령은 김용현 당시 경호처장, 신원식 국방장관, 조태용 국정원장 등에게 "시국이 걱정된다"며 "비상대권을 통해 헤쳐나가겠다"고 말한 뒤로, 김 전 장관이 초안을 작성한 계엄 포고령, 선포문, 대국민 담화를 승인한 지난 2일까지, 8개월여에 걸쳐 핵심 공범들과 여러 차례 내란을 논의하며 계획을 구체화했다고 검찰은 판단했습니다.

계엄 모의부터, 국회 봉쇄와 의결 방해, 주요 인사 체포조 구성과 운영, 선관위 점거 등에 이르기까지 주요 공소 사실마다 윤 대통령은 직접 관여한 겁니다.

이를 토대로 검찰은 윤 대통령과 김 전 장관 등의 공모로 실행된 비상계엄 선포가 '국헌문란' 목적의 '폭동'으로 내란죄 구성요건에 해당한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검찰은 김 전 장관 공소 내용을 설명하기 위한 A4용지 10장 분량의 보도자료에 윤 대통령을 지칭한 '대통령'이란 단어를 49번 썼습니다.

김용현 전 장관을 지칭한 '피고인'이란 단어보다 더 많이 언급한 겁니다.

결국 검찰은 김용현의 공소장을 통해 이번 내란 사태의 몸통이자 우두머리는 윤 대통령이라는 사실을 못 박은 셈입니다.

MBC뉴스 이혜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