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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복덩이' 구본혁의 고백 "야구장이 무서웠어요"

'LG 복덩이' 구본혁의 고백 "야구장이 무서웠어요"
입력 2024-06-11 12:38 | 수정 2024-06-11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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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 복덩이' 구본혁의 고백 "야구장이 무서웠어요"
    "야구장에 나오는 게 무서웠다."

    LG 주전 유격수 구본혁이 조심스레 털어놓은 고백입니다. 2019년 LG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발을 디뎠지만, 대주자·대수비 요원에 머물렀던 구본혁. 바닥까지 자신감이 떨어진 상태로 결국 상무 입대를 선택했습니다.

    전역 후 복귀한 구본혁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한국시리즈 MVP' 오지환의 부진과 부상 공백 속에 찾아온 기회를 놓칠 수 없었습니다. 유격수 자리를 포함해 3루수와 2루수까지 훌륭하게 소화하며 물오른 수비력을 뽐낸 것은 물론, 타석에선 생애 첫 끝내기 만루홈런 포함 팀 내 1위에 해당하는 6개의 결승타로 해결사 능력까지 톡톡히 발휘하고 있습니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깜짝 활약'입니다.

    데뷔 3년간 타율 1할 6푼 3리에 안타는 단 34개였던 구본혁. 올 시즌 절반도 지나지 않았지만 안타 40개에 타율도 2할 8푼대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데뷔 후 최고의 활약 속에서도 구본혁은 차분했습니다. 그간의 마음고생을 꾹꾹 눌러 담아 말하는 모습에, 지난해 "야구를 포기하려 했다"고 고백했던 '2023년 신데렐라' 신민재 얼굴이 겹쳐 보였는데요. '2024년 신데렐라' 구본혁 선수와 5월 마지막 날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Q. 올 시즌 데뷔 후 최고의 활약을 보이고 있는데 실감하나요?

    A. 제가 플레이 할 때마다 잘 되고 잘 풀리고 있는 게 느껴져서 너무 야구가 재밌고 이렇게 시즌 끝날 때까지 계속 유지했으면 좋겠습니다.


    Q. 아침에 눈뜰 때 그런 느낌이 오는 건가요?

    A. 방망이를 잡아도 타격감이 좀 안 떨어지는 것 같고, 수비에 나가도 공이 제가 잡기 좋게 잘 굴러오는 것 같아서 잘 풀린다는 걸 느껴요.
    'LG 복덩이' 구본혁의 고백 "야구장이 무서웠어요"
    Q. 데뷔 후 출전기회를 많이 잡지 못하면서 그동안 마음고생이 심했을 것 같아요.

    A. 되게 야구를 못할 시절에는 너무 힘들었죠. 그런데 군대에서 많이 변하려고, 성장하려고 많이 노력했어요. 그 노력의 결과가 전역 후 바로 나타나서 기분 좋습니다.


    Q. 어떤 점이 힘들었나요?

    A. 일단 야구 방망이를 잡는 게 좀 무서웠고 야구장에 나오는 게 좀 무서웠어요.


    Q. 예전에는 라인업에 없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다고 들었어요.

    A. 제가 부족하다는 것도 많이 느끼고 있었고 제가 라인업 선발 라인업에 들어야 되겠다는 이유도 없었고 제가 생각했을 때, 그런데 요즘은 라인업에 들어가 있는 걸 보면 좀 기분도 좋고 새로운 것 같아요.


    Q. 그래도 수비 하나만큼은 인정받았었잖아요. 다만 타격이 아쉽다는 평가가 많았었죠?

    A 제가 그동안 팀에서 방망이로 무언가를 보여준 게 없기 때문에 팀에서도 저를 '수비 잘하는 선수'로 생각하셨어요. 그러다보니 방망이를 들 기회가 없어졌고 저도 타격 연습을 하지 않고 수비만 연습했어요. 그래서 자신감이 많이 떨어졌던 것 같아요.


    Q. '수비만 잘한다'는 평가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을 것 같아요.

    A. 많이 스트레스였죠. 그런데 상무에서 제가 많이 발전했다고 느끼거든요. 올 시즌에 성장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고민했었는데 그 모습을 잘 보여드릴 수 있어서 기분이 좋습니다.


    Q. 그럼 상무에서 타격에 '눈을 떴다'고 보면 될까요?

    A. 상무에는 전부 다 야구를 잘하는 선수들이 오기 때문에 저보다 전부 다 잘 치는 선수들이 있었어요. 상무에서는 연습할 시간이 많고 동기들이랑 같이 타격할 시간이 많기 때문에 그때 주위에 많이 물어봤어요. 제가 밑에 있다는 자세로 많이 배우려고 했던 것 같아요. 동기들한테, 그리고 나이 어린 선수들한테도 많이 배우려고 했었습니다.


    Q. 특히 누구한테 많이 물어봤나요?

    A. 롯데 나승엽 선수한테 많이 물어봤어요. (구본혁 선수가 1997년생, 그럼 나이 차이가 많이 나지 않나요?) 승엽이가 2002년생이거든요. 근데 제가 좀 어려보여서 그런지 승엽이도 친구처럼 잘 알려줬고 제가 꼰대는 아니라서요. 후배들이 저 많이 좋아했어요. 가끔 반말도 하고 장난 많이 치고, 재밌게 함께 시간을 보냈습니다.


    Q. 상무에 있으면서 LG 우승을 어떤 마음으로 지켜봤나요?

    A. 저도 어렸을 때부터 LG를 응원하고 좋아했거든요. 제가 LG에 없더라도 LG가 빨리 우승하는게 저도 좋았어요. 이제 그 우승 멤버와 함께 저도 같이 우승을 이어나갔으면 좋겠습니다.


    Q. 수비 이야기도 할게요. LG의 핵심 멀티 내야 자원인데, 자신있는 포지션은?

    A. 정말 솔직하게 전부 다 자신있어요. 포지션마다 매력이 좀 다르기 때문에 그걸 좀 '골라먹는 재미'가 있지 않나…
    'LG 복덩이' 구본혁의 고백 "야구장이 무서웠어요"
    Q. 골라먹는 재미요? 포지션별로 어떤 재미가 있을까요?

    A. 1) 유격수는 '내야 사령관'이고 팀에 지환이 형이라는 좋은 선배가 있기 때문에 많이 배우려고 하고 있고요. 2) 2루수는 1루와 거리가 가깝기 때문에 공을 세게 안 던져도 좋다는 장점이 있고요. 3) 3루수는 강습타구를 처리할 때면 (스스로) 멋있어 보입니다. 일단 강습타구는 잡으면 멋있고 제 어깨도 보여줄 수 있잖아요.


    Q. 수비할 때 보면 유독 글러브에서 공을 빨리 빼는 것 같더라고요?

    A. 아, 그건 자신 있어요. 캐치볼 할 때부터 코치님이랑 빠른 캐치볼을 통해 공을 빠르게 빼는 연습을 많이 하거든요. 이 부분에서 그런 장점이 나오지 않나 싶어요. 병살 처리하는 것, 그리고 빨리 공을 빼는 건 자신 있지 않나 싶습니다.


    Q. 구본혁 선수를 보면 지난해 신민재 선수를 보는 것 같다는 평가가 많아요.

    A. 군대에서 민재 형 작년에 야구하는 걸 많이 보면서 '진짜 대단하다. 노력을 엄청 많이 했구나"라는 것도 느꼈고 저도 '노력하면 안 되는 건 없으니까 같이 노력해서 나도 잘 보여줘야겠다'라는 생각을 민재 형 보고 많이 했어요.


    Q. 올 시즌 목표도 들어볼게요.

    A. 솔직하게 제 개인적인 목표는 없어요. 팀이 우승하면 제가 잘했다는 거 아닐까요? 팀 우승이 제일 큰 목표인 거 같습니다.


    Q. 팬들한테도 한 마디 부탁드려요.

    A. 항상 야구장에 늦게까지 찾아주셔서 정말 응원이 많이 돼요. 앞으로 더 발전하는 모습을 더 보여드릴 테니까 많이 응원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Q. 앞으로 LG에 어떤 선수로 남고 싶나요?

    A. 은퇴할 때까지 등번호 6번을 지키는 선수가 되겠습니다. 일단 6번을 단 선배님들 보면 정말 야구를 잘했던 선배님들이고 그 번호에 좀 누를 끼치지 않기 위해서 잘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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