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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인야구에서 올스타까지' NC 김재열 "하나하나 쌓아갑니다"

'사회인야구에서 올스타까지' NC 김재열 "하나하나 쌓아갑니다"
입력 2024-07-03 16:47 | 수정 2024-07-03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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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인야구에서 올스타까지' NC 김재열 "하나하나 쌓아갑니다"
    NC 중간계투 김재열(28)은 생애 첫 올스타전 출전을 앞두고 있습니다. 한때 방출의 아픔을 겪었던 선수가 프로 재입단과 2차 드래프트 이적 끝에 가장 빛나는 별 중 하나가 됐습니다.

    매년 수많은 선수가 방출되는 프로야구, 1군에서 이름 하나 남기기 어려운 게 현실입니다. 2014년 롯데에 입단했다 3년 만에 방출된 김재열은 사회인야구까지 뛰며 야구의 끈을 놓지 않았고, 한 유튜브 채널을 통해 주목받아 2020년 KIA에 입단하며 다시 기회를 얻었습니다.

    꿈에 그리던 데뷔전에서 덜덜 떠는 모습으로 화제가 되기는 했지만, 큰 인상을 남기진 못했습니다. 올 시즌을 앞두고 2차 드래프트를 통해 NC로 이적할 때만 해도 큰 주목을 받진 못했습니다.

    하지만 올 시즌 최다 등판 공동 1위(44경기)에 오를 정도로 NC에 없어서는 안 될 필승조로 거듭났습니다. 전반기가 끝나기 전, 데뷔 첫 두 자릿수 홀드까지 기록한 김재열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사회인야구에서 올스타까지' NC 김재열 "하나하나 쌓아갑니다"

    새로 바뀐 포크볼 그립을 설명하는 NC 김재열

    Q. 올스타전 선발 소식을 들었을 때, 어땠는지?
    A. 이때까지 '꿈에만 그리던'이라고 해야 하나, 꼭 나가보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되니까 기분 좋다는 말밖에 표현할 방법이 없더라고요. 가족들이 저보다 더 좋아해 줘서 더 기분이 좋았습니다. 그래도 아직 눈앞에 있는 경기들이 있어서 경기에 더 집중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Q. 올스타전 어떻게 즐기고 싶나?
    A. 팬들께선 뭘 하라고 추천도 해주시는데 저는 낯부끄럽더라고요. 아무래도 여기 페넌트레이스는 전쟁터다 보니까‥ 하루하루 던지는 거에 집중하고, 시즌을 치르면서 여유를 부리거나 즐기는 모습은 없었던 것 같은데‥ 올스타전은 축제인 만큼 온전히 야구를 즐기겠다는 자세로 다녀오겠습니다.

    Q. 데뷔 첫 10홀드, 힘든 시간이 있던 만큼 남다른 기록일 것 같은데‥
    주변에서 다들 대단하다고 말씀해 주시고, 저도 기분은 좋지만‥ 크게 의미는 안 두고 싶어요. 올해는 '작은 걸 쌓아가자'고 생각했는데 그냥 작은 걸 쌓다 보니 이렇게 10홀드를 하게 됐고, 또 작은 걸 쌓다 보니 올스타전에도 나가게 됐어요. 저는 이대로 계속 작은 걸 쌓아가면서 하루하루, 한 경기, 한 경기 소중하게 생각하면서 던지는 걸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사회인야구에서 올스타까지' NC 김재열 "하나하나 쌓아갑니다"

    1군에 데뷔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박휘성(PHS, P)의 이니셜을 모자에 새긴 김재열

    Q. 방출의 아픔을 겪었는데‥ 당시 사회인야구까지 뛰면서 어떻게 버텼는지?
    A. 방출되고 나서 그런 의문을 저한테 가졌어요. '혹시 진짜 죽을 만큼 내가 노력한 적이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을 때, 열심히 했어도 죽을 만큼 노력했다고는 스스로 말할 수 없더라고요. 그래서 진짜 죽을 만큼 열심히 하려고, (사회인) 야구장을 찾아 나가기 시작했죠. 어떻게든 주말에라도 마운드에 올라가서 타자랑 승부하고, 제가 던지는 걸 계속 체크하고 싶다는 생각이었던 것 같아요.

    Q. 힘든 시기를 돌이켜 봤을 때, 특별히 고마운 분이 있는지?
    제 옆에서 항상 응원해 주고 지켜줬던 아내가 많이 생각나고요. 또 항상 옆에서 저를 챙겨주고 끌어줬던 형이 한 분 계세요. 롯데에 함께 있었던 박휘성 선수라고, 이 형한테 제일 감사하죠. 제가 힘들고 돈도 없던 그런 시절에 형이 야구 레슨을 해주면서 저를 운동할 수 있게 도와줬거든요. 같이 프로에 돌아오려고 노력을 많이 했는데‥ 지금도 항상 생각하고 모자에 계속 이렇게(P) 쓰고 나가고 있습니다. (김재열은 데뷔 때부터 박휘성의 이니셜을 모자에 쓰고 등판하고 있다.)

    Q. 힘든 시간을 함께 보낸 박휘성 선수와 요즘은 어떻게 지내는지?
    A. 형이 없었다면 제가 지금 이 위치에 있는 것도 상상을 못 할 정도로 도움을 많이 받아서 고맙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요즘도 정신적으로 힘들 때 형에게 항상 더 많이 물어보고요. 지금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Q. 그렇게 힘든 시간 끝에 기다리던 1군 데뷔전, 떠는 모습이 지금도 화제인데‥
    A. 기억은 나지만 기억하고 싶지 않은‥ 제가 '꿈에 그리던' 그런 모습과는 다른 모습이었는데 그래도 제가 처음 등판한 그런 날이니까, 다시 보면 감회가 새롭기도 하고요. 아직도 자주 떠서 보게 되는데 '내가 이만큼 떨었나' 싶습니다.
    '사회인야구에서 올스타까지' NC 김재열 "하나하나 쌓아갑니다"

    2020년 1군 데뷔전 당시 떨던 모습이 화제였던 김재열

    Q. NC에 와서 투구에서 달라진 게 있는 것 같은데‥
    A. NC에 지명된 것 자체가 저를 쓰시려고 데려왔다고 생각했고, 저한텐 기회라고 생각했어요. 그 기회 속에서 믿음을 받으면서 이게 자신감이 된 것 같아요. 또 김수경 코치님과 데이터 팀이랑 상의를 해서 어떻게 좋은 방향으로 갈지 함께 생각하면서 작업을 하다 보니, 지금 볼 배합도 달라지고 결과로 따라오고 있는 것 같습니다.

    Q. 포크볼이 완벽한 주무기로 거듭났는데‥
    A. 포크볼은 그립과 던지는 느낌을 김수경 코치님께서 많이 수정해 주셨어요. 옆에 붙어서 어느 상황에 써야 할지도 많이 알려주시고, 그냥 믿고 따라갔던 것 같아요. 포크볼은 중요한 카운트에 던져야 하는데 바뀐 그립 덕분에 빠질 확률도 줄어들었어요.

    Q. 올해 도입된 ABS도 도움이 된 것 같은지?
    A. 개인적으로는 정신적으로 좀 편한 것 같아요. ABS가 없었을 때는 판정이나 여러 상황에 따라 제가 흔들릴 수도 있는데, 이젠 '내가 볼을 던졌구나'라고 납득하게 되니까‥ 그리고 제가 갖고 있는 구종이나 팔의 높이가 스트라이크 콜을 받기 어려운 상황도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런 부분에선 저한테 도움이 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Q. 요즘은 어떤 마음으로 마운드에 오르는지?
    A. 지금은 이제 죽을 만큼 해야지, 이런 생각보다는 소중하고 감사한 자리에 있다고 생각해요. 마운드에 올라갈 때마다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거든요. SNS에 '오늘 나는 미래를 바꿀 수 있다'라는 문구도 오늘 하루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잘하자는 마음으로 적었어요. 팬들이 저를 생각해 주시는 모습 그대로, 팬들의 에너지를 받아 항상 에너지 넘치는, 귀감이 될 수 있는 선수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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