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대학생, 와이파이명 '우크라에 영광을' 썼다가 투옥

나발니 추모하려다 연행되는 러시아 여성 [사진 제공 :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이 5선에 도전하는 러시아 대선이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러시아의 한 대학생이 자신의 와이파이망 이름을 우크라이나 지지 구호로 바꿨다가 감옥에 갇혔습니다.

현지시간 10일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러시아 명문대인 모스크바국립대의 한 학생이 지난 7일 모스크바 법원에서 '나치 또는 극단주의 조직 상징의 공공연한 전시' 혐의 유죄가 인정돼 징역 10일 형을 선고받았습니다.

그는 대학 기숙사 자신의 방 와이파이망 이름을 '우크라이나에 영광을'이라는 뜻의 '슬라바 우크라이니'로 바꿨습니다.

이에 한 경찰관이 와이파이망을 발견해 당국에 보고했으며, 경찰관들은 대학 기숙사 내 그의 방을 뒤져 그의 PC와 와이파이 공유기를 확보한 뒤 그를 지난 6일 오전 체포했습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와이파이 전파가 미치는 범위 안의 불특정 다수에게 '우크라이나에 영광을'이라는 구호를 홍보"하기 위해 자신의 와이파이망을 이용했다고 밝혔습니다.

'슬라바 우크라이니'는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 지지자들의 대표적인 구호 중 하나가 됐다고 BBC는 설명했습니다.

러시아에서는 지난달 시베리아 교도소에서 의문사한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의 추모 장소에 꽃을 놨다는 이유만으로 400여 명이 체포되는 등 푸틴 정권과 우크라이나 전쟁에 반대하는 이들이 줄줄이 체포·수감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