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 이스라엘 '가자 학교 폭격' 일제히 규탄‥"고의적 살해"

사진제공: 연합뉴스

이스라엘군이 현지시간 10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북부 가자시티의 한 학교 건물을 공격해 약 100명이 숨지는 참사가 벌어진 데 대해 국제사회가 일제히 이스라엘을 규탄하고 나섰습니다.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엑스를 통해 이스라엘군의 학교 폭격을 가리켜 "이런 학살은 정당화될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데이비드 래미 영국 외무장관도 엑스에 글을 올려 "알타바인 학교에 대한 이스라엘군 공격과 비극적인 인명피해에 경악한다"며 "즉각적인 휴전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프랑스 외무부는 성명에서 "지난 몇 주간 학교 건물들이 반복적으로 표적이 돼 묵과할 수 없는 숫자의 민간인 피해자가 발생했다"며 "가장 단호한 어조로 이를 규탄한다"고 밝혔습니다.

휴전 협상 중재국인 이집트도 외무부 성명에서 이번 사건은 이스라엘의 "고의적 살해"라며 이스라엘에 종전을 향한 정치적 의지가 부족하다고 비판했습니다.

AFP,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현지시간 10일 오전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지휘통제소로 사용하는 가자시티 알바타인의 학교 건물을 정밀 폭격했다고 밝혔습니다.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 당국은 팔레스타인 난민들이 머물던 학교에 이스라엘군 로켓 3발이 떨어져 90∼100명이 사망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가자 당국은 일부 시신은 불에 타 심하게 훼손됐다며 이번 폭격이 "끔찍한 학살"이라고 비난했습니다.

아랍권 알자지라 방송 등은 사망자가 100명 이상이라고 보도한 반면 AP 통신은 최소 80명, AFP는 93명이라고 전하는 등 외신마다 사망자 숫자는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부상자가 수십 명에 이르는 점을 고려하면 사망자는 더 커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알자지라는 이날 새벽 기도 시간을 맞아 피란민 250명이 모여있던 학교 기도실에 이스라엘군 포탄이 명중하는 바람에 인명피해가 커졌다는 목격자 발언을 전했습니다.

하마스는 성명에서 공습 당시 학교에 무장 대원들이 없었다며 "가자시티 학교에서 일어난 학살 범죄는 위험한 갈등 고조 행위"라고 비난했습니다.

이에 이스라엘군은 이 학교에 하마스와 그 무장조직 팔레스타인이슬라믹지하드, PIJ 소속 대원 약 20명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해 공습에 나선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그러면서 "하마스의 대 언론 부서 역할을 하는 가자지구 당국이 발표한 수치는 과장됐다"며 "이는 "이스라엘군이 가진 정보, 사용된 탄약량, 공격의 정확성 등에 비춰 맞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앞서 지난 8일에도 가자시티 학교 두 곳이 폭격당해 18명 넘게 숨지는 등 최근 이스라엘군은 하마스 지휘부가 은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 학교 건물을 잇달아 표적으로 삼아 공격하고 있습니다.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전쟁이 10개월 가까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달 31일 이란에서 하마스 최고 정치지도자인 이스마일 하니예가 살해당하면서 확전 우려도 고조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은 하니예 암살에 대해 공식적으로 확인도 부인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스라엘군은 지난 9일 자국 병력이 가자지구 남부 도시 칸유니스 주변에서도 작전을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