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메신저인 텔레그램의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 파벨 두로프가 프랑스에서 체포됐다고 현지시간 24일 AFP와 로이터통신이 보도했습니다.
현지 방송들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두로프가 이날 저녁 파리 외곽의 르부르제 공항에서 붙잡혔다고 전했습니다.
두로프는 텔레그램이 범죄에 악용되는 것을 막으려는 조처를 하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한 소식통은 AFP와의 인터뷰에서 프랑스 경찰 내 '미성년자 대상 범죄 단속 사무국'에서 사기와 마약밀매, 사이버폭력, 테러조장 등 범죄에 대한 초기수사 결과 두로프를 해당 범죄의 조정대리자로 간주해 체포영장을 발부했다고 말했습니다.
두로프는 아제르바이잔 수도 바쿠에서 전용기를 타고 파리로 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수사관 중 한 명은 두로프가 자신이 수배자임을 알고도 파리에 온 사실이 놀랍다면서 "텔레그램이 아무 처벌을 받지 않고 넘어가는 것은 끝났다"고 말했습니다.
현재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 본사를 두고 있는 텔레그램은 암호화 프로그램을 이용해 개인정보를 보호하는 메신저로, 높은 보안성으로 사용자들의 호응 속에 세계적 SNS 플랫폼으로 성장했습니다.
두로프는 지난 3월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2021년 5억 명이던 월간 활성 이용자 수가 9억 명으로 늘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텔레그램은 강력한 보안으로 비밀대화가 용이해 최근에는 극단주의 콘텐츠나 가짜뉴스 확산의 온상이 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습니다.
지난 2021년 1월 미국 의회 의사당 난입 사태를 일으킨 극우 세력이 텔레그램을 통해 모였고 최근 영국을 뒤흔든 극우 폭력 시위 참가자들도 텔레그램으로 폭동을 조직한 것으로 지목됐습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과 관련해서도 양측 모두 텔레그램을 통해 걸러지지 않거나 자극적인 내용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프랑스 주재 러시아 대사관은 두로프 체포 소식과 관련해 아직 당사자 측으로부터 연락받지 못했으나 상황을 명확히 하기 위해 "즉각적인" 조치에 나섰다고 러시아 타스 통신에 밝혔습니다.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