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기업 빚의 절반, 1천933조가 부동산에‥11년 만에 2.3배로

우리나라 개인과 기업의 빚 가운데 절반이 부동산 관련 대출에 쏠려 있어 경제 성장을 제한하고 금융 안정성과 경쟁력도 떨어뜨린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한국은행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부동산 신용(빚) 규모는 작년 말 1천932조5천억원으로, 개인과 기업을 합친 전체 민간 신용의 49.7%에 달했습니다.

2014년 이후 부동산 신용은 연평균 100조5천원씩 급증해 2024년 말 현재 2013년 말의 2.3 배로 불었습니다.

가계는 주택이 다른 자산보다 높은 장기 수익률을 보이면서 차입을 동반한 주택투자를 계속 늘려 2023년 기준 우리나라 가계의 부동산 자산 비중은 64%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52.9%를 크게 웃돌았습니다.

기업 측면에서는 부동산 업황이 장기간 호조를 보이면서 관련 기업 수가 늘어난데다 부동산·건설업 특성상 초기 투자를 외부 자금에 크게 의존하면서 대출 수요도 급증했습니다.

은행은 이자 이익 의존도가 높은 수익 구조에 맞춰서 안정적 부동산 담보 중심으로 대출을 확대했으며 정책 대출도 부동산 신용 쏠림의 한 요인으로 거론됐습니다.

한은은 이처럼 계속 대출이 부동산 부문에만 집중되면 자본 생산성 저하, 소비 위축 등을 통해 경제 성장을 제한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윤옥자 한은 금융시장연구팀장은 "금융기관 신용의 부동산 쏠림을 완화하고 생산적 부문으로 자금 공급을 유도하려면 부동산 신용 증가세를 적정 수준 이내로 관리하고 금융기관의 부동산 대출 취급 유인을 줄이고 생산적 기업대출에 대한 인센티브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