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앙지하사고조사위원회는 오늘 사고 원인 결과 발표 회견을 열고, 지하 깊은 곳까지 풍화가 진행돼 있던 지반층이 지하수위 저하와 하수관 누수로 더 약해지면서 아래로 미끄러져 사고가 발생했다고 밝혔습니다.
당시 사고 지점 아래에는 구조적으로 미끄러지기 쉬운 형태인 대규모 '쐐기형 흙더미'가 있었는데, 서울 지하철 9호선 연장 공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선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박인준 사고조사위원장은 "설계·시공 단계에서 지반 조사 기준인 100미터 간격보다 더 촘촘히 좁혀 50미터로 시추를 진행했지만, 풍화 지반층이 시추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설명했습니다.
더군다나 8년 전 세종-포천 고속도로 터널 공사로 지하수위가 크게 내려가 불안정성이 커졌고, 주변 노후 하수관에서 오랫동안 누수가 발생해 지반 연약화가 빨라졌다는 게 사고조사위의 결론입니다.
사고 현장 근처 노후 하수관은 지난 2022년 실태 조사가 이뤄졌지만, 당시 보수는 진행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사고조사위는 재발방지대책으로 설계, 시공 관리강화를 위해 지반조사 간격을 축소할 것과, 굴착 시 1일 굴진속도와 굴진량을 시공계획서에 반영할 것 등을 권고했습니다.
또한 지하 시설물 관리를 위해 지반 탐사를 강화하고, 굴착 공사 인근 노후 하수관 교체 등에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국토교통부는 사조위의 제안을 바탕으로 내부검토 및 관계기관의 의견 등을 종합해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지난 3월 24일 오후 서울 강동구 명일동 대명초등학교 근처 도로에서 폭 18미터, 깊이 16미터 규모의 땅꺼짐이 발생하면서, 오토바이 운전자 한 명이 매몰돼 숨지고 차량 운전자 한 명이 다쳤습니다.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