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품의 주역이자 주제의식 그 자체이기도 한 인물은 남녀유별시대 '자만추'(자연스러운 만남 추구)를 선언한 화리 역의 고아라다. 조선이 아닌 가상의 국가 동방국을 배경으로 설정했지만, 어투부터 행동양식까지 조선시대와 크게 다를 바 없는 '남녀유별' 문화는 남녀 주인공들의 서사를 작동하게 하는 가장 큰 요인이다.
고아라는 '당차고 화끈한 성격의 소유자'라는 캐릭터 설정에 부합하는 연기를 어색함 없이 소화해 낸다. 5년 만의 복귀작이라는 부담을 지운 고아라. 이별에 상심해 오열하는 모습부터 사랑에 푹 빠진 '하이텐션'까지 철없는 순진무구함으로 무장한 공주를 폭넓은 감정 연기로 시청자들을 설득한다.
같은 OTT에서 공개된 사극 '원경'과 '우씨왕후' 등에서 볼 수 있었던 공주의 모습과는 180도 다른 모습인 셈. 이 때문에 '19금 사극'이라는 공통점으로 한데 묶인 '춘화연애담'은 노출의 정도와 표현 방식 등에 있어서 타 작품과 궤를 달리한다.

'19금 장면'의 무게감을 중화시키는 건 예상 밖의 귀여움이다. 범벅이 된 노출 장면들의 향연에도, 개인의 사랑 이야기에만 천착하는 서사와 그 안에서 뛰어노는 화리, 이지원, 이열 등 발랄하고 잔망스러운 캐릭터들은 이들의 이야기를 마치 소꿉놀이처럼 보게 만드는 효과를 발휘한다.
이와는 반대로 마냥 가볍지 않은 주제의식은 작품의 밸런스를 유지한다. 작품은 남녀유별 시대, 여성의 정절은 가혹하리만큼 엄하게 다뤄지는 반면에 남성의 정조는 아무렇지 않게 여겨지고 심지어 남성들은 거리낌 없이 기방을 드나드는 등 성매매에 대해 '별 것 아니'라고 판단하는 사회적 시선을 꼬집기도 한다. 또한 춘화를 읽는 주체를 여성들로 설정하여, 낡은 관습에 얽매인 여성들의 성 해방과 자유로움을 상징하는 소재로 활용한 모양새다.

이 감독은 제작발표회 당시 "주제의식을 뭘로 가져가야 할까 고민했다. '춘화연애담'을 통해서 시대의 흐름에 따라 바뀌고 보완되어야 할 관습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우리만의 방식으로 어떻게 바꾸어나가는지 관심을 가졌다. '며느라기' 작업 때의 경험이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렇게 관습을 깨나 가는 과정 속에서 여성들의 연대가 뒤로 갈수록 도드라지게 두각을 보인다. 마지막에 여성들의 연대가 극에 달하는 장면에선, 내가 원래 눈물을 많이 안 흘리는데 그 장면을 보며 가슴이 벅차서 눈물이 났다"고 기대를 당부했다.
19금 로맨틱 청춘 사극 티빙의 새 오리지널 시리즈 '춘화연애담'은 오는 6일 티빙에서 첫 공개된다.
iMBC연예 백승훈 / 사진출처 티빙 / ※이 기사의 저작권은 iMBC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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