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침부터 저녁까지 조카와 함께 동네의 모든 민원을 나서서 처리하는 오지라퍼 백수 ‘거울’은 동생 두온과 다투고 반강제적으로 독립한다.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입주한 백세아파트에서의 첫날 밤 새벽 4시 알 수 없는 소리에 잠을 설친 거울은 아파트 주민인 경석과 지원, 샛별을 만나게 되고 6개월째 하루도 빠짐없이 쿵쿵거린다는 층간 소음의 근원을 둘러싼 비밀을 파헤치게 되는데… 나 안거울, 정의의 이름으로 끝까지 간다!


● 비포스크리닝
'백수아파트'는 영화 '신세계', '화차', '변신' 등에 참여하며 내공을 탄탄히 쌓은 신예 이루다 감독의 데뷔작이다. 2020년 영화진흥위원회 시나리오 공모전에서 장려상을 수상하며 탄탄한 스토리를 인정받았으며 한국의 영화를 유럽에 알리는 교두보로 불리는 제19회 런던한국영화제에서 상영 이후 호평을 받았다. 마동석이 제작에 참여한 작품이다.


● 애프터스크리닝
MBC '나혼자 산다'에서 동네 반장 같은 모습을 보였던 경수진이 이번에 자신과 거의 흡사한 캐릭터를 선보였다. 거기에 '나혼자 산다'에서 동생바보로 현실 오빠 같지 않다는 평을 받았던 이지훈이 경수진과 남매의 케미를 선보였다. 현실적으로 검증이 된 성향들을 캐릭터에 반영하니, 영화에는 저절로 몰입이 된다.
동네 오지라퍼가 왜 무서운지를 시작부터 조명하고 있는 이 영화는 사소하게 보이는 삶의 질을 해치는 요소들을 집요하게 파고 들어 바로잡고자 하는 의지의 주변인을 보여준다. 누군가에게는 이들이 쓸데 없는 일에 매달리는 집착자들로 보일수도 있겠지만 결국 이들이 원하는 건 모두가 정해 둔 법의 테두리 안에서 안전하게 살아가는 상식적인 세상이다. 대단하지 않은 이런 일을 위해 '거울'은 가족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매달려 사회적 비리를 밝혀내고야 만다. 이런 일을 누군가는 '오지랖'이라며 부정적으로 평가하지만 결국은 이런 관심과 적극성이 선한 영향력으로 우리의 삶에 영향을 끼치고야 만다.
평범한 소시민이 승리하는 이야기는 늘 대중에게 위로와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백수 아파트'도 마찬가지. 이번에는 관객들을 저항 없이 웃게 하고 함께 안타까워하며 눈물짓게 하며 '거울'의 승리가 내 승리인듯 함께 공감하게 한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층간 소음이라는 보편적 소재를 다룬 이야기를 흥미롭게 풀어나간다. 10명 중 8명이 경험한다는 통계가 있을 정도로 주요한 사회적 이슈가 된 층간 소음을 코믹하면서 즐겁게, 동네 주민과 유대감까지 느껴가며 해결하는 과정은 요즘 사회가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게 한다.
경수진, 고규필, 이지훈, 최유정을 비롯해 김주령, 박정학, 차우진 등 조연들까지도 연기 밸런스가 너무 좋다. 연기 잘 하는 배우들이 적제 적소에서 제 역할을 해 내니 신인 감독의 데뷔작인데도 어느 한군데 어색하거나 마가 뜨는 구석이 없다. 어둡고 진지할라 치면 코믹한 장면이 나타나고 그렇다고 마냥 가볍지 않게 뭉클한 가족애까지, 밸런스 좋게 버무려 내는 실력이 대단했다. 영화 속 아역 배우는 이 영화의 치트키이기도 하다. 대장의 명령에 '악!' 소리를 내며 따르는 꼬마 병정들의 모습이 영화가 끝난 뒤에도 아른거린다.
작지만 흠잡을 데 없이 소중한 영화로 올 봄 극장을 찾는 관객들의 마음에 자리 잡을 것.
동네를 휘젓고 다니며 정의를 구현하고자 하는 백수 거울이 새벽 4시마다 아파트에 울려 퍼지는 층간 소음의 정체를 찾기 위해 이웃들을 조사하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 미스터리 코믹 추적극 '백수아파트'는 2월 26일 개봉한다.
iMBC연예 김경희 / 사진출처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 ※이 기사의 저작권은 iMBC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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