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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키17' 봉준호 감독 "SF에 계급 문제, 정치 풍자? 결국 사람 사는 이야기" [영화人]

'미키17' 봉준호 감독 "SF에 계급 문제, 정치 풍자? 결국 사람 사는 이야기" [영화人]
입력 2025-03-08 09:01 | 수정 2025-03-08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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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세계 관객이 기대하는 영화 '미키17'로 돌아온 봉준호 감독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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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키 17'을 보며 현대의 정치에 대해 풍자했다는 평도 많다. 지금까지 한 번도 악역을 하지 않았던 마크 러팔로에게 '케네스 마셜'이라는, 극단 종교 세력의 자본을 등에 업고 얼음행성 개척단의 독재자로 군림하는 역할을 준 봉준호 감독이다.

    그는 "본인이 처음에 되게 당황해했다. '왜? 도대체 왜? 나에게 이런 모습이 있어?'라며 물어보는 마크 러팔로에게 '아니, 형님! 배우시잖아요. 배우니까 이런 걸 표현해 달라는 거예요'라고 했다. 그랬더니 '맞아, 나는 프로 배우야"라고 하더라. 이 상황을 봐도 되게 귀여운 분인데 독재자 연기에 귀여움이 있어야 했다."며 마크 러팔로를 캐스팅할 당시의 에피소드를 성대모사와 더불어 공개를 해 웃음을 안겼다.

    봉 감독은 "실제 역사 속 독재자들을 돌이켜보면 대중을 선동하고 휘어잡는 매력이 있다. 그래서 위험한 것이다. 독재자들은 골수 지지자도 있다. 이게 올바른 건 아니지만 위험하고 매력 있더라. 케네스 마셜도 냉철한 카리스마와 과학적 선동을 하는 게 아니다. 자신을 추종하는 사람이 실수를 하는데 그 사람의 뺨을 만지면서 '실패를 딛고 전진하는 거야' 같은 말을 한다. 그런 모습에 마음이 녹고 무너져 내리면서 목숨을 바쳐 충성을 하게 되는 것."이라며 실제에 근거해 매력이 있는 독재자의 모습을 그려냈음을 알렸다.

    또한 "본인의 토크쇼도 갖고 있고, 락스타 행세를 하며 노래도 부르는 독재자의 모습이 보인다. 이 부분도 실제를 차용했다. 이탈리아의 정치인 중에 자기 TV쇼를 갖고 있으면서 미디어를 관리하는 인물이 있었다. 그래서 위험한 매력이지만 어쩔 수 없이 갖고 있는 귀여움 같은 걸 살려보자고 마크 러팔로와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마냥 무섭게 보이고 소리 지르는 건 사실 쉽다. 그런데 미묘하고 위험한 매력을 표현하는 건 은근히 재미있고 어렵다. 인간으로서 웃기네라고 하다가 어느 순간 그 사람이 하는 악행에 섬찟해지는 걸 표현한 것"이라며 마크 러팔로를 통해 보여주고 싶었던 인물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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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F장르임에도 불구하고 계급 문제도 다루고 있는 봉 감독의 문제의식에 대한 이야기도 이어졌다. "대서사적 SF도 훌륭하다. '듄' 같은 작품은 아름답고 자체의 웅장함도 느껴지는데 만약 제가 '듄'을 찍었더라도 아마 인물들의 양말에 구멍이 나 있는 걸 보여줬을 것. 그런 캐릭터가 등장하지 않으면 체질적으로 못 견딘다. 저는 SF가 미래의 우주에서 벌어지는 일일지라도 인간들에게서 나는 땀 냄새, 지지고 볶는 작은 삶들이 결국은 언제 어디나 똑같다는 이야기로 돌아오고 싶다. 그래서 SF를 했다."며 장르만 변주할 뿐이지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늘 사람 이야기임을 강조했다.

    봉 감독은 "러닝 타임이 10분만 더 주어졌다면 행성 간 송금 수수료를 비교하는 장면을 넣었을 것이다. 시티뱅크의 수수료가 더 싸다던가 국민은행은 화성까지 0.4%를 더 우대한다던가 하는 이야기까지 할 마음의 준비는 되어 있었다"며 봉준호식 웃음 코드를 더 펼치고 싶었다는 욕심도 드러냈다.

    하지만 "제 취향이 그런 쪽이긴 하지만 SF 영화로의 최소한의 본분은 지키고 싶어서 광활한 우주나 크리퍼들의 스펙터클함도 담았다."며 SF장르로서의 기대치를 충족시킬 볼거리도 있다고 덧붙였다.

    봉준호 감독은 "2021년에 처음 시나리오를 쓰고 주변에 보여줬을 때 미국의 한 지인이 논평하기를 '인간은 미래 또는 첨단의 시대에 우주에 가서도 변함없이 어리석고 지질하구나. 근데 그게 어떻게 보면 솔직한 인간의 모습 아니겠느냐'라고 했다. 그 리액션이 저는 되게 반가웠다. 제가 이 시나리오를 각색하면서 집중했던 부분이기도 하다."며 이 작품을 통해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었는지를 밝혔다.

    "솔직한 인간의 모습 중심에 미키가 있는 것. 미키같이 평범에 살짝 못 미치는 불쌍한 처지에 있는 친구가 우주의 한복판을 뚫고 살아남는 이야기다. 그걸 봐주는 반응이 저는 반가웠다."며 봉준호 감독은 관객과 '미키 17'을 통해 공감하고 싶었던 부분을 강조했다.

    위험한 일에 투입되는 소모품(익스펜더블)으로 죽으면, 다시 프린트되는 ‘미키’가 17번째 죽음의 위기를 겪던 중, 그가 죽은 줄 알고 ‘미키 18’이 프린트되면서 벌어지는 예측불허의 이야기 '미키17'은 2월 28일 개봉다.



    iMBC연예 김경희 / 사진출처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 ※이 기사의 저작권은 iMBC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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