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지의 서울'은 얼굴만 닮은 쌍둥이 자매가 인생을 맞바꾸며 진짜 사랑과 정체성을 찾아가는 로맨틱 성장 드라마다. 박보영, 박진영, 류경수가 극 중 마음속 상처와 아픔을 안은 인물들을 섬세하게 그려냈다. 박진영은 고등학교 시절 큰 사고를 겪은 뒤 평범함을 위해 치열하게 살아가는 변호사 이호수 역을 맡아 묵직한 존재감을 남겼다.
살짝 느릿한 말투의 박진영이기에 극중 캐릭터와 너무 똑같은거 아니냐는 시청자들의 평이 있었다. 이를 알고 있는지, 극 중 호수와 본인의 닮은 점을 묻자 박진영은 "호수는 참 좋은 사람이고, 말이 빠른 성격은 아닌 것 같다. 저도 멤버들과 있을 땐 말이 빨라지지만 평소에는 느린 편이라 그런 면이 비슷하다고 느꼈다. 대본에서 말이 느리다는 설정은 없었지만 대본을 보면 말은 많은데 느린 것 같다는 느낌이었다. 그 부분이 많이 비슷했다"고 전했다. "호수는 잘 참고 기다리는 사람인데, 저는 성격이 급해서 그건 많이 다르다"고도 덧붙였다.
드라마 속 인물들은 저마다 비밀과 고통을 품고 있었다. 박진영은 "글을 보고 느끼고, 드라마로 다시 한번 느낀건데 그런 부분에서 요즘 세대를 잘 반영한 작품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SNS 속 인생이 멋져 보이듯, 호수도 겉으로 보면 완벽한 변호사지만 사실은 곪아 있는 사람이다. 요즘 사람들의 공통점이다. 반짝이는 사람도 속은 아플 수 있고, 그런 모습을 통해 '뭐든 괜찮다'는 말을 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박진영은 "미지의 상황도 비슷하다. 그저 문을 여는 것일 뿐인데도 왜 그렇게 힘들어할까 생각하시겠지만 문을 열고 닫는 것도 엄청난 극복일수도 있다. 힘들때 문 앞에 내 사람들이 있으니 문만 열면 된다는 걸 이 드라마를 통해 전하고 싶었다"며 거듭 메시지를 강조했다.
개인적인 극복 방식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털어놨다. "저는 힘들 땐 제 사람에게 찾아가는 게 방법이다. 상황을 말하고 상대 표정을 보면 심각한지 아닌지 알 수 있다. 그걸로 위로받는다. 아이돌 활동을 하던 때에는 나긋하고 조용한 성격이 싫었던 시절도 있었다. 왜 나는 남들처럼 텐션을 못 올리고 나서지 못하나 자책했는데, 멤버들이 그걸 다 알아주고 채워줬더라. 가족, 친구, 멤버들이 다 내 사람이다. 그래서 괜찮아졌다"고 말했다.
드라마 종영 후 스스로에게 어떤 말을 해주고 싶냐는 질문에는 "이건 지나갔고 앞으로 잘 준비하자고 말해주고 싶다. 들뜨지 말고 나만의 것을 하자고도. 그런데도 '호수, 잘했더라'는 말도 해주고 싶다.양가적인 감정이 동시에 생긴다"며 솔직한 심경을 드러내 웃음을 안겼다.

극중 호수와 미지는 모태솔로이자 서로의 첫사랑 설정이다. 뚝딱거리는 이들의 연애 과정을 지켜보는 시청자들은 절로 미소를 지으며 저마다의 첫사랑을 소환하기도 했다. 호수의 연애 스타일이 풋풋하긴 했지만 한편으로는 너무 느리지 않았냐는 말에 그는 "그런 호수라서 더 끌렸을 것 같다. 진짜 여우 같았으면 미지가 안 좋아했을 것 같다"며 "요즘 에겐녀 테토녀라는 말도 많이 하더라. 호수는 에겐녀 스타일에 가까운데 저는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30대 첫 작품인 '미지의 서울'은 박진영에게도 남다른 경험이었다. "좋은 사람과 좋은 이야기를 함께 한다는 게 너무 좋았다. 1년 반 쉬고 나서(군 입대 시절) 나만 따로 놀면 어떡하지 걱정했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다. 여전히 혼자 할 수 있는 건 없다는 걸 느꼈다. 30대에도 같이 호흡하는 작품을 많이 하고 싶다. 귀 기울이고 함께하는 작업을 더 즐기고 싶다"고 말했다.
외모 칭찬이 많다는 말에 그는 "부모님이 미남미녀시다. 좋은 유전자를 잘 물려받은 것 같다"고 웃었다. 그러면서도 "감독님과 '호수가 최대한 안 멋있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나누고 캐릭터를 잡았었다. 친구 결혼식장에 가는 호수의 헤어스타일도 2:8로 멋없게 보이려고 했는데, 그런 모습을 멋있다고 말해주셔서 감사했다. 호수 캐릭터가 사랑을 받으니 호수의 외모도 멋지게 봐주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유미의 세포들'에 이어 '마녀' '미지의 서울' 등 서툴고 짝사랑에 힘겹게 이뤄지는 로맨스를 연기했던 박진영은 앞으로 해보고 싶은 역할에 대해서는 "상처는 있겠지만, 빨리 서로의 마음을 알아차리는 사랑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 '마녀'때도 마지막회에서야 서로 대화를 했고 '미지의 서울'도 마지막까지 손 한번 잡는 게 어려웠다. 다음 작품에서는 감정을 더 빨리 캐치하는 사랑을 해보고 싶다"고 기대를 내비쳤다.
iMBC연예 김경희 / 사진출처 BH엔터테인먼트 / ※이 기사의 저작권은 iMBC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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