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4명의 엘리트 우주비행사 리드 리처드(페드로 파스칼), 수잔 스톰(바네사 커비), 조니 스톰(조셉 퀸), 벤 그림(에본 모스-바크라크)은 어느 날 우주로 떠났다 예기치 못한 사고로 우주 방사능에 노출되며 초인적인 능력을 갖게 된다.
그렇게 '판타스틱 4'라는 새로운 슈퍼 히어로 팀을 결성하지만, 이들 앞에는 곧 행성 파괴자 '갤럭투스'의 위협을 전달하는 미스터리한 전령 '실버 서퍼'가 등장해 지구 파괴를 예고하는데…과연 '판타스틱 4'는 힘을 합쳐 세상을 구해낼 수 있을까.
●비포스크리닝


여러 면에서 상징적인 의미를 가진 작품이다. 우선 10년 만에 공개되는 두 번째 리부트라는 점. 앞서 '판타스틱 4' 시리즈는 제작사 20세기 폭스의 손 아래에서 2005년, 2015년 두 차례에 걸쳐 새롭게 제작된 바 있지만 눈에 띌만한 거두지 못했다. 특히나 가장 최신작의 경우 무려 1억2,000만 달러의 제작비가 투입됐음에도 불구, 전 세계적으로 단 1억6,788만 달러를 벌어들이는 데 그쳐 제작사 쪽에 막대한 손해를 안겼다. 하지만 이번엔 마블스튜디오가 지휘봉을 잡은 만큼, 20년 가까이 쌓아온 히어로 무비의 노하우가 담겨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감돌고 있다.
마블시네마틱유니버스(MCU) 페이즈6의 첫 번째 영화이기도 하다. 마블스튜디오는 최근 개봉한 '썬더볼츠*'와 드라마 '아이언하트'로 페이즈5의 문을 닫은 바 있는데, '판타스틱 4: 새로운 출발'은 이듬해 개봉을 앞둔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에 앞서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복귀작으로 유명한 '어벤져스: 둠스데이'를 향한 오작교 역할을 할 예정이다. 최근 마블스튜디오 작품들의 부진이 계속되고 있는데, '어벤져스: 둠스데이'의 흥행을 위해선 '판타스틱 4: 새로운 출발'의 성공이 절실한 상황이다.
●애프터스크리닝



드라마보다 호흡이 짧은 탓일까. '완다비전'을 선보인 그 감독이 맞나 싶을 정도로 완성도가 허술하다. 이 정도면 리부트가 한 번 더 필요하다 느껴질 정도다.
우선 개연성이 가장 아쉽다. 스토리를 진행하는 방식이 대체로 결말을 이미 정해놓고 중간 과정을 억지로 껴 맞추는 식인데, 그렇다 보니 각 사건의 연결이 촘촘하지 못하고 허술하다. 일부 장면은 중간 부분이 편집됐나 싶을 정도로 신끼리 이어지지 못하고 튀기도 한다.
가장 억지스럽게 느껴지는 부분은 메인 빌런인 갤럭투스를 타파하는 과정. 기발한 아이디어로 빌런을 해치우는 게 아닌, 헛웃음이 터질 정도로 유치하고 단순한 방식으로 위협에서 벗어나기 때문. 아무리 그래도 원작 코믹스를 대표하는 캐릭터 중 하나인 갤럭투스를 이렇게 간단한 방식으로, 어떤 활약도 보지 못한 채 퇴장시켰다는 게 아쉽기만 하다.


캐릭터들의 능력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 유일하게 빛나는 건 외형적으로도 불불을 뿜어내는 '휴먼 토치' 조니 스톰뿐, 나머지는 병풍 역할밖에 하지 않는다. '더 씽' 벤 그림은 외형이 다르고 온순한 헐크에 불과하고, '인비저블 우먼' 수 스톰은 극 초반에만 활약할 뿐, 후반엔 표정 변화 없이 손을 뻗은 채 에너지장만 뿜어내 아쉬움을 안긴다. 그리고 이들 중 가장 존재감이 없는 건 '미스터 판타스틱' 리드 리처드. 분명 최고 분량을 자랑하는 주인공이고 주변은 그가 만든 발명품으로 가득 차 있지만, 막상 활약은 기억이 나지 않을 만큼 미미하다. 능력을 제대로 조명하지 못한 탓인데, 그가 갤럭투스에 대적할 '무기'를 만드는 장면조차 최근의 마블 작품들처럼 '엄청난 두뇌를 지닌 능력자'로 치부한 채 얼렁뚱땅 넘어가 깊은 인상을 남기지 못한다.
맷 샤크먼 감독은 처음 '판타스틱 4: 새로운 출발'을 소개할 당시부터 쉬지 않고 '레트로-퓨처리즘 스타일'의 세계관을 강조했지만, 큰 강점으로 느껴지진 않는다. 오히려 '공간을 넘나드는 포탈과 날아다니는 자동차가 있는데, 이건 없다고?'라는 생각이 들며 엉성한 구간이 중간중간 포착돼 몰입감을 헤친다.
한편 '판타스틱 4: 새로운 출발'에는 총 2개의 쿠키 영상이 준비되어 있다. 첫 영상에는 앞으로의 스토리를 이끌어갈 엄청난 주인공이 등장하지만 영화의 허술한 완성도 탓에 큰 임팩트는 주지 못하고, 두 번째 쿠키 영상은 보너스 개념으로 즐기면 될 것으로 보인다. 영화는 24일 개봉한다.
iMBC연예 김종은 / 사진출처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 ※이 기사의 저작권은 iMBC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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