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치료 불가능한 환자들의 조력 사망을 돕는 의사와 이들을 추적하는 형사의 이야기를 다룬 서스펜스 드라마 '메리 킬즈 피플'은 동명의 캐나다 드라마를 원작으로 한다. 캐나다에서 방송 이후 관련 법안이 채택될 정도로 성공을 거둔 작품.
한국판 '메리 킬즈 피플'의 주인공은 이보영과 이민기, 강기영이 맡았다. 특히 '장르퀸' 이보영의 새로운 장르물 연기에 대한 기대가 쏟아졌다.
우선 신념으로 우뚝 세운 이성적 연기부터 환자를 대할 때의 감성적 연기의 낙차가 상당하다. 우소정(이보영)이 불같이 뜨겁게 타오르다 마는 나약한 신념을 갖고 있지 않는 모습과 조현우(이민기)에게 진심으로 감정에 동조되는 장면은 서로 조화를 이룬다. 조력 사망이라는 무거운 소재를 다룸에 있어 시청자들에게 상당한 몰입감과 설득력을 부여해준다.
아직 채 밝혀지지 않은 우소정의 과거는 추적 스릴러의 또다른 볼거리다. 1화 에필로그에서 "환자의 고통을 외면하는 사람이 되고 싶지 않다. 이제 더는 마리아가 아니다"라며 성당 문을 박차고 나가는 장면은 그가 왜 위험을 무릅쓰고 범죄자의 운명에 순종하고 있는지 궁금증을 자아내게 한다.

소재의 무게를 나눠받고 분위기를 환기하는 역할은 강기영이 맡았다. 그가 연기하는 전직 의사 최대현은 우소정의 조력자로서, 상대적으로 밝은 성향의 인물. 이보영이 오롯이 떠안은 조력사망 소재의 무게추를 함께 받아들고 시청자들의 숨통을 트이게 만든다.
'메리 킬즈 피플'에게 우려 지점은 조력 사망이라는 소재 탓에 받은 19세 이상 시청가 등급 판정이라는 핸디캡이다. 대중적 화제성 측면에서 불리함을 안고 출발했지만, 그럼에도 극 중 우소정의 신념과도 같은 뚝심 있는 진정성으로 작품 바깥의 현실에서도 묵직한 화두를 던질 수 있을까.
유럽 등 여러 서구 국가에선 이미 속속 조력 사망 허용 법안이 채택되고 있는 가운데, '메리 킬즈 피플' 방송 이후 조력 사망의 허용 여부를 두고 국내에서도 누리꾼들의 크고 작은 논쟁이 곳곳에서 펼쳐지고 있다. 제도권 등 더 큰 공론장에서의 숙의로 이어지며 시청률과 화제성보다 더 큰 의미를 얻을 수 있을 지 이목이 쏠린다.
MBC 금토드라마 '메리 킬즈 피플'은 매주 금, 토요일 MBC에서 밤 10시에 방송된다.
iMBC연예 백승훈 / 사진출처 MBC / ※이 기사의 저작권은 iMBC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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