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상호 감독은 세 번째 박정민과의 작업에 대해 "박정민 배우는 연기 잘하는 배우에서 이제 한국을 대표하는 연기파 배우가 되었다. 더 이상 한국의 연기파 배우라고 하면 박정민 세 글자를 떠올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깊어진 짜증, 예전에는 연기하며 짜증낸다는 느낌이었는데 이제 짜증에 깊이가 생기고 결이 생겼다. 영화를 보여드리면 느끼실 것. 깊이있는 짜증이다! 감탄하실 것. 정말로 그걸 자유자재로 표현하는 분을 모신게 영광이었고 직관을 했다. 영화 초반에는 짜증을 참는 연기가 있다. 관객을 엄청 불안하게 한다. 짜증 엄청 잘내는 사람인데 참으니까 영화의 텐션을 만들더라"며 박정민을 묘하게 칭찬했다.
박정민은 "어느 날 진지하게 이 내용을 장문의 문자로 보내셨는데 기분이 이상하더라"며 연상호 감독의 말에 화답했다.
연상호 감독은 "이 작품 만들며 제일 먼저 떠올린게 임영규였다. 시각장애인, 보이지 않으면서 시각예술을 하는 아이러니한 인물이고 엄청난 극복을 해낸, 고도성장을 이룩한 한국을 상징하는 인물이라 생각했다. 한국의 고도성장을 상징하는 인물과 그 반대편에 있는 정영희를 떠올리며 작품을 구상했다"며 권해효가 연기한 캐릭터의 의미를 설명했다.
연상호 감독은 "불편한 정의가 정영희라 생각했다. 정의인데 그 불편한 정의를 주변 사람들이 어떻게 대하는지 생각했고, 그래서 정영희의 얼굴이 굉장히 중요한 영화였다. 얼굴을 보여지지 않는 방식의 연출을 했다. 배우가 얼굴을 통해 감정을 전달하는게 큰데 신현빈이 처음부터 얼굴이 드러나지 않는다는 걸 알고 있었는데 나름대로 손, 어깨 움직임에 대한 표현을 많이 해줬다. 편집해서 붙여봤는데 얼굴이 드러나지 않는데 정영희의 감정이 역설적으로 전달이 많이 되는 느낑이 들어서 신현빈에게 놀라웠다"며 신현빈의 연기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러며 "정영희의 얼굴은 영화에 분명 등장한다. 그게 신현빈 배우의 얼굴이냐에 대한 건 모르겠다. 정영희라는 인물이 실제 있었던 인물이라는 느낌을 주고 싶어서 영화적으로 표현하려 했다"며 얼굴을 확인할 수 있을지에 대해 이야기했다.
연상호 감독은 "임성재 뿐 아니라 다른 인물들도 한번씩 작업해본 분들이라 서로를 다 잘 알았다. 씬에서의 배우들의 호흡이 중요했는데 그게 서로 다 잘 알고 친하다보니 순식간에 그게 맞춰지고 새로운 게 나오는 게 좋았다. 특히 임성재 배우가 중심에서 과거 장면을 이끌어 가는데 박정민과 친해서 씬을 이끌어가는걸 잘 해주더라"며 임성재를 비롯한 배우들의 케미를 표현했다.
연상호 감독의 작품세계인 '연니버스'의 원류라는 소문이 돌고 있는데 "이 작품이 만화로 먼저 표현했는데 영상화 할 기회를 계속 노리고 있었다. 엔딩에 이르러서 주는 감정이 있는데 그 감정이 너무 귀한 것이어서 이런 감정을 던질 작품을 저도 만나기가 쉽지 않다. 그 감정을 관객과 같이 느끼고 싶었다. 마지막에 느껴지는 감정이 상업적으로 가치있다고 설명하기가 쉽지 않았다. 귀한 감정이고 포인트라는 걸 남에게 프레젠테이션하기가 어려웠다."라며 이 작품을 만들게 된 이유를 밝혔다.
3주 간의 촬영, 20여 명의 스태프로 제작한 프로덕션에 대해 연상호 감독은 "5번의 대화로 된 씬, 과거 재현 장면이 있는데 배우분들이 되게 잘 구조를 만들어줬다. 이들이 대화하는 것 만으로도 빠져들 수 있게 연기 디자인을 해주셨고 배우와 감독이 미리 소통하면서 우리가 좋아하는 신을 만들어낸게 너무 좋았다. 기동성 있는 프로덕션이어서 가능했던 작품이다. 너무 큰 영화들은 잠깐의 이야기로도 바뀌는게 많은데 이 영화는 현장에서 이야기한걸 바로 도입할 수 있고 그걸로 새로운 씬을 만들 수 있어서 완벽하게 이 영화에 적합한 방식이었다."며 프러덕션의 비밀을 설명했다.
연상호 감독은 "저와 작업했던 배우분들도 그런게 많았는데, 매일 동창회 가는 느낌이 있었다. 잘 아는 사람끼리 모여서 이 씬 어떻게 할까를 가감없이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분위기였다. 매일 씬을 만드는데 대학생으로 돌아간 느낌이었다. 영화가 동아리 활동하는 느낌이었다. 참고로 저는 영화과를 나오지 않고 동아리 활동을 안해봤는데 영화 동아리는 이런거겠지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는 현장이었다. 가공의 추억을 만드는 느낌이었다"며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연상호 감독은 "새로운 영혼을 가진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게 늘 마음 속의 동력이었다. 새로운 영혼을 가진 영화를 만들려면 새로운 몸이 필요한 거 같더라. 지금까지 해오지 않은 방식의 영화를 해보자 생각하고 만들었다. 너무 후지게 나오면 어떡하나의 걱정은 되었다. 영상 퀄리티나 결과물의 걱정이 되었는데 걱정한다는 자체가 걸림돌인 거 같더라. 그 두려움부터 떨쳐내려했다. 그 두려움은 팀과 배우들이 만나면서 바로 사라졌다. 훨씬 더 좋은 방식으로 영화가 만들어 질 거 같더라. 예산은 늘 한정되어 있다. 풍요롭게 찍어본 적이 한 번도 없다. 항상 쫒기며 찍었는데 이 영화가 가장 풍요로웠다. 가장 여유있고 이야기 많이 하며 찍었다."며 제작비에 대해 이야기했다.
연상호 감독은 "위기가 아니라 극장 시장이 변화하고 있다 생각한다. 제가 좋아했던 영화들을 다시 보는데, 특히 아시아 영화들을 보는데 그 영화들은 다 대규모 제작이 아니었다. 한국의 극장이 안좋거나 환자가 되거나 망가졌다고 생각하지 않고 변화하고 있는 거라 생각하고 그 변화는 다른 영화를 낳을 것이고 우리는 그 영화를 즐기면 된다고 생각한다"며 영화계에 대해 평가를 했다.
토론토 영화제에 프리미어로 첫 상영을 하게 된 것에 대해 연상호 감독은 "즐겁고 기대되면서도 약간 떨리기도 한다. 내용이 한국인이면 더 이해를 많이 할수 있는 영화인데 북미 관객에게 먼저 선 보인다는게 부담이다. 그리고 빨리 많은 분들에게 보여드리고 싶은데 월드 프리미어에 걸려 있어서 그 전에는 영화를 보여드릴 수 없다는 게 너무 죄송하다. 심지어 저희가 토론토 영화제 참가할때 기자간담회를 해야 해서 화상으로 언론시사 기자간담회를 해야 할 거 같다. 화상으로 하려다보니 새벽 3시더라. 정신 바짝 차리고 기자 간담회를 위해 시차적응을 안하고 있겠다"며 예고했다.
박찬욱 감독의 '어쩔수가없다'와 경쟁을 하게 된 것에 대해 연상호 감독은 "이병헌 선배와 박정민의 맞대결이라고 본다. 한국의 대표 연기파 배우의 자리를 두고 이병헌 배우와 박정민 배우, 9월에 맞붙어 보자!"라며 이야기 해 폭소를 안겼다.
연상호 감독은 "저희가 준비한 출연료가 있었지만 약소했는지 박정민이 노개런티로 출연하겠다고 해서 많이 놀랬다. 한편으로는 화가 났나 싶었지만 회식비로 쓰라고 하더라."라며 농담을 섞어 박정민이 노개런티로 출연했음을 알렸다.
연상호 감독은 "어릴 때 꿈은 락 밴드를 하는거였다. 일하다 보니까 너무 많은 사람들과 자유롭게 팀 활동하는게 부러웠다. 여기 계신분들이 저의 락 밴드라 생각하고 '얼굴'이라는 작품을 선보이게 되어서 개봉까지 가는 과정이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다. 그 끝을 관객과 함께 가고 싶다."라며 영화를 이야기했다.
'얼굴'은 살아있는 기적이라 불리는 시각장애인 전각 장인 ‘임영규’의 아들 ‘임동환’이, 40년 전 실종된 줄 알았던 어머니의 백골 시신 발견 후, 그 죽음 뒤의 진실을 파헤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로 9월 개봉예정이다.
iMBC연예 김경희 / ※이 기사의 저작권은 iMBC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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