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넷플릭스를 통해 4화까지 공개된 상황. 볼거리는 확실히 풍성해졌다. 5개의 축구장을 합친 크기의 세트, 1,200톤의 모래와 40톤의 강철로 완성된 미션장은 시각적 스펙터클 그 자체다. 조명과 카메라 워크, 사운드 연출까지 전작보다 한층 매끄럽고 영화적이다. 태국의 무에타이 선수, 몽골 전통 씨름 선수, 일본 체조 선수 등 각국의 신체 문화가 어우러지며 다채로운 장면들이 이어진다. 제작진은 규모와 완성도, 그리고 드라마적 긴장감 측면에서 확실히 한 단계 업그레이드했다.
특히 국가 대항 팀전이라는 포맷 변화가 인상적이다. '아시아 최강의 피지컬'이라는 타이틀 아래 펼쳐지는 대결은 단순한 체력 싸움이 아니다. 각국의 자존심이 걸려 있고, 국기를 등에 단 참가자들의 표정에는 경쟁 이상의 긴장감이 스친다. 전작 '피지컬 100'이 보여줬던 개인의 도전 서사를 팀 단위의 명예 대결로 확장한 셈. 시청자는 어느새 자신이 속한 나라의 팀을 응원하고, 화면 너머에서 울고 웃게 된다.
각 나라의 자존심이 걸린 문제다. 시청자 역시 이에 과몰입할 수밖에 없는 구도를 형성한 영리한 연출이다. 넷플릭스는 이러한 심리를 정확히 간파해 '피할 수 없는 승부. 영토 점령 한일전'이라는 키워드로 하이라이트 영상을 게재해 둔 상태다. 한국과 일본이 영토 점령을 위해 치고받겠다는 것. 대한민국 시청자가 이러한 자극적 키워드를 어찌 허투루 넘기겠는가. '흥행 필승 전략'으로 본 작품이 의도한 감정적 응원선 탑재는 가히 성공적이라 판단할 수 있다.


그러나 팀전이라는 구조는 새로운 아쉬움도 낳는다. 각 팀이 하나의 유닛으로 움직이다 보니, 그간 '피지컬 100'이 만들어냈던 스타 플레이어의 탄생은 비교적 기대하기 어렵다. 전작에서는 이름 모를 참가자들이 미션 하나로 스타가 됐고, 개인의 서사가 드라마로 확장됐다. 반면 이번 시즌에선 개별 참가자의 존재감이 팀 안에 묻힐 수밖에.


결국 '피지컬 아시아'는 완성도 높은 확장판이다. 전작의 흥분을 이어받아 세계관을 넓혔고, 볼거리는 배로 늘었다. 남은 회차에서도 이러한 드라마를 이어가 흥행작으로 길이 남을 수 있을지 기대를 걸어본다.
iMBC연예 이호영 / 사진출처 넷플릭스 / ※이 기사의 저작권은 iMBC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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