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란 혐의' 박안수 전 육군참모총장과 곽종근 전 특전사령관 [자료사진]

곽종근 "김용현, 오물풍선에 원점 타격하겠다고 해"
지난 12.3 내란 이후 김용현 전 국방장관의 '원점타격' 지시 의혹이 잇따라 제기됐습니다. 비상계엄 전부터 김명수 합참의장에게 북한의 오물풍선이 날아오면 경고사격 후 원점타격을 하라고 지시했지만, 김 의장의 반발로 무산됐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하지만 합참은 이같은 지시를 받은 적 없다며 강하게 부인해왔습니다.
그런데 곽종근 전 특전사령관이 더불어민주당 민병덕 의원 질의에 답하면서 김 전 장관이 '원점타격'을 언급했다는 얘기를 합니다. 곽 전 사령관은 지난해 10월 "김 전 장관이 북한 오물풍선 상황이 발생하면 원점을 강력하게 타격하겠다, 합참 지휘통제실에 직접 내려가서 지휘하겠다고 말했다"고 증언했습니다. 비화폰으로 통화하면서 들었다고 했습니다. 안규백 특위 위원장이 이와 관련해 "군이 원점타격은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한 것과 다르다"며 재차 질의하자 곽 전 사령관은 "어떤 의도를 가지고 지시를 했는지는 들은 바 없다"고 했습니다. 다만, 이 때문에 조만간 어떤 상황이 생길 수 있겠다고 생각해 대비태세 강화를 지시했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SBS가 계엄의 핵심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이 김 전 장관과 원점타격 논의를 했다고 보도했는데 민간인뿐 아니라, 군 관계자도 들었다는 점이 확인된 만큼 앞으로 더 밝혀져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직을 걸겠다"며 발끈‥"김용현한테나 그렇게 하지"
그제 특위에 참석한 김명수 합참의장은 "북풍이나 외환 유치라는 말을 하는데, 군은 그렇게 준비하거나 계획한 게 절대 없다는 것을 제 직을 걸고 말한다"고 말했습니다. 야당이 평양 무인기, 오물풍선 원점타격, 대북전단, 대북확성기 등을 통해 북한과의 국지전을 유도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데 대한 반박이었습니다. 김 의장은 "외환이란 용어를 쓴다는 것은 근본적으로 군을 무시하는 것”이라며 “우리 임무는 헌법에 명시된 국토방위의 신성한 임무이고, 지금도 수행하고 있다"며 이같은 의혹에 대해 유감을 표했습니다.

다만, 김 의장이 이렇게 발끈하고 나선 데 대해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만만치 않습니다. 당장 야당을 중심으로 "비상계엄 사태를 일으킨 것에 대해 합참의장이 먼저 사과해야 하는 게 우선"이라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군 내부에서조차 "계엄 때나 그렇게 말하지 그랬냐"는 반응이 나왔습니다. 계엄 당시 전군지휘관회의에 이어 합참 지휘통제실 등에서 수많은 회의가 이어졌지만 김 의장이 '직을 걸고' 반대했는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박안수, 합참 계엄과장에 "일머리 없다" 타박
12.3 내란 당시 계엄사령관을 맡은 박안수 전 육군참모총장이 합참 계엄과장에 "일머리 없다"고 타박한 사실도 밝혀졌습니다. 이 얘기는 박 전 총장이 자신은 2차 계엄을 준비하는 등 적극적인 행위를 하지 않았다고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왔습니다. 박 전 총장은 "당시 상황실을 구성하려 하는데 아무것도 없는 상황이었다"며 입을 열었습니다. "제가 해야 할 일이 뭔지를 모르는데, 합참 계엄과에서 매뉴얼을 가져와서 내가 뭘 해야 하는지 좀 알려달라"고 했다면서, 그 과정에서 "일머리가 없다", "우선순위를 모르냐"며 나무란 것입니다. 계엄사령관으로서 명령을 받았으니 수행은 해야겠고, 뭘 해야 할 지는 자신도 잘 모르면서 부하를 채근한 것으로 보입니다. 안규백 위원장은 "그 자체가 계엄에 대한 적극적인 의지의 표현 아니냐"고 말했지만 박 전 총장은 억울한 표정을 지어보였습니다. 그동안 박 전 총장은 사전에 계엄에 대해 전혀 몰랐다는 입장을 보여왔습니다.
정보사 HID의 진실 드러날까?
이번 계엄의 핵심이었던 정보사령부의 경우 아직 풀리지 않은 의문들이 남아있습니다. 그 중 하나인 국내 테러 준비 관련 의혹입니다. 전역한 HID 출신 요원들이 청주공항, 사드기지, 대구공항 등 주요시설을 폭파하라는 지시를 받고 계엄이 끝난 뒤에도 대기하고 있었다는 내용입니다. 여당인 국민의힘 박준태 의원은 "전혀 근거가 없다는 점이 수차례 확인됐다"며 공세를 높였습니다. 특위에 참석한 정보사 정 모 대령, 김 모 대령은 이같은 의혹과 관련해 "당시에 그런 내용(임무) 없었고, 그럴 가능성도 없다"며 여당의 주장에 힘을 실었습니다. 김선호 국방장관 직무대행 차관도 "정보사 등 할 수 있는 한 모든 조직을 통해서 확인했다"며 사실이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민주당은 이에 대해 "모른다고 위험이 없다고 단정할 수 있느냐"며 수사를 통해 밝혀야 한다고 반박했습니다.


내란 국조특위는 두 차례의 기관보고를 토대로 다음 주 22일 첫 청문회를 열 예정입니다. 윤석열 대통령 등 76명의 증인을 채택했습니다. 2월 13일까지 특위가 진행될 예정인 가운데 앞으로 어떤 얘기들이 더 나올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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