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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볼턴 인터뷰②] 미국의 속내? "한국의 미래, 대만 미래와 깊이 연결"

[존 볼턴 인터뷰②] 미국의 속내? "한국의 미래, 대만 미래와 깊이 연결"
입력 2025-05-08 11:47 | 수정 2025-05-08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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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존 볼턴 인터뷰②] 미국의 속내? "한국의 미래, 대만 미래와 깊이 연결"

    존 볼턴 전 미국 국가안보보좌관

    지난 3월 말,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선고를 앞두고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은 첫 아시아 순방길에 올랐습니다.

    헤그세스는 일본과 필리핀 등을 방문했지만 한국은 오지 않았습니다. 카운터파트인 한국 국방장관은 내란 혐의로 구속돼 있고 정치적 불확실성도 크다 보니 여길 올 이유가 없었던 겁니다.

    그런데 순방길에 오르기 전 헤그세스는 국방부 참모들에게 '잠재적 국방 전략 지침'이라는 제목의 내부 문건을 뿌렸습니다.

    워싱턴포스트가 입수해 보도한 이 문건은 "중국으로부터 대만을 지키고, 미국 본토를 지키는 게 국방전략의 '유일한 기준점'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를 위해선 다른 전장에서의 위험도 감수해야 한다"며, "북한 억제 역할은 이제 동맹국(한국)에게 맡겨야 한다"고 적었습니다.

    중국과 대만 유사시 주한미군을 대만으로 전개시키고, 북한의 도발에 대해선 앞으로 한국군이 주도해서 막아내라는 뜻입니다. 우리 안보와 국방에 굉장히 큰 변화를 가져올 만한 미국의 전략 변화입니다.
    [존 볼턴 인터뷰②] 미국의 속내? "한국의 미래, 대만 미래와 깊이 연결"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 장관

    정작 한국은 순방길에 빠지면서 우린 헤그세스로부터 어떠한 내용도 설명을 들을 수 없었습니다. 5월 말에 헤그세스를 비롯해 아시아·태평양 국가 국방장관들이 모여 회담하는 '샹그릴라 회담'이 그나마 기회였습니다. 가서 미국은 어떤 생각인지 헤그세스에게 듣기만 하고 와도 이득일 텐데, 우리 국방장관 대행은 쉽게 납득이 되지 않는 이유로 이마저도 '불참'을 결정했습니다.

    물론 헤그세스가 작성한 '잠재적 전략 지침'은 9장짜리 약식 문건(memo)이고, '잠재적'이지 '확정적'인 것은 아니니까 크게 신경쓸 일은 아니라는 주장도 나올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미 미국은 그 문건의 방향대로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은 지난달 미 상·하원 청문회에 나와 이렇게 말했습니다.

    "한미상호방위조약은 '적'을 하나로 규정하지 않고 있다."
    "주한미군은 어떤 임무를 받아도 준비돼 있다."
    "주한미군은 북한을 억제하는 것뿐만 아니라, 동해에서 러시아를, 서해에서 중국을 억제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

    북한 말고도 중국과 러시아를 억제하는 주한미군... 헤그세스 지침 문건과 맥락을 같이 하는 대목입니다.

    헤그세스는 일본 순방 때 나카타니 겐 일본 방위상과 함께 동·남중국해와 한반도를 유사시 '하나의 전장'(One Theater)으로 묶는 방안을 한국 빼고 논의하기도 했죠. 미국과 일본은 함께 같은 그림을 그리고 있는 겁니다.

    한국은 계엄과 탄핵, 조기대선을 겪는 와중에 이렇게 요동치는 동아시아 안보 정세에 신경도 못 쓰고 있습니다.

    존 볼턴과의 인터뷰 두 번째 주제로 대만의 상황에 대해 대화하고, 한국은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질문했습니다. 볼턴은 "중국의 대만을 향한 위협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의 미래가 대만의 안보 상황과 깊이 연결돼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또 "정작 트럼프 대통령은 동아시아 안보 정세에 대해 아무런 이해도가 없다는 점은 큰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존 볼턴 인터뷰②] 미국의 속내? "한국의 미래, 대만 미래와 깊이 연결"
    "3년에서 5년 안에 대만 매우 위험한 상황 우려"

    -최근 외신은 중국과 대만의 전쟁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대사께서는 중국군의 대만 위협 수위가 어느 정도라고 평가하십니까?


    저는 중국의 위협이 매우 심각하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중국이 내부적으로 경제 문제를 겪고 있고, 어쩌면 정치적인 문제도 있는 상황에서, 시진핑을 비롯한 중국의 최고 지도부는 국민들의 시선을 외부로 돌릴 유인을 가지게 됩니다.

    대만을 되찾는다는 주제는 1949년 이래 공산주의 이데올로기의 일부였고, 현재는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하게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장기적인 인구 감소 문제도 중국 내부에서는 큰 문제로 인식되고 있고요.

    말씀드린 대로 경제 상황도 이런 상황에 일조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중국은 국민들의 관심을 대만에 집중시키려 하고, 이를 미국과 다른 외부 세력의 위협이라고 묘사함으로써 국민들이 경제 문제로부터 눈을 돌리게 하려는 겁니다.

    트럼프가 백악관에 다시 오면서 상황이 더 복잡해졌습니다. 트럼프가 여러 사안에 정신이 팔려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지난 수년간 중국을 겨냥한 억지력 구축이 충분하지 않았기 때문에 앞으로 3년에서 5년 동안 매우 위험한 상황이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2023년 2월 미국 CIA 윌리엄 번스 국장은 조지타운대 포럼에서 "중국이 2027년까지 대만 침공 준비를 완료하라고 지시했다"고 말한 뒤부터 미국 외교가에선 '2027년 대만 침공설'이 꾸준히 제기돼왔습니다. 볼턴이 말한 '3년에서 5년' 기간은 이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입니다.)
    [존 볼턴 인터뷰②] 미국의 속내? "한국의 미래, 대만 미래와 깊이 연결"
    "폐허 된 대만은 안 원해‥ 침공 대신 봉쇄 선택할 것"

    진짜 위험은 중국이 대만을 물리적으로 침공하는 게 아니라, 어떤 정치적 구실을 만들어 대만을 봉쇄하는 시나리오라고 봅니다. 중국은 대규모 상륙 작전을 최근 수십 년간 수행한 적이 없고, 대만은 해협 건너 100마일 떨어진 곳에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중국은 동부 우크라이나처럼 폐허가 된 대만을 원하는 게 아니라, 반도체 제조 시설 등 대만을 온전한 상태로 원하고 있을 겁니다.

    그래서 베이징 입장에서 더 가능성 높은 시나리오는 정치적 구실을 만들어 대만에 대한 봉쇄를 시작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미국과 동맹국들은 이를 저지할지, 아니면 봉쇄가 성공하도록 놔둘지를 결정해야 하는 위기에 직면하게 되죠. 만약 봉쇄가 성공한다면, 사실상 중국의 대만 지배가 확립되는 것이고, 그건 시간문제일 뿐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게 훨씬 더 시급한 위협이라고 봅니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은 더 많은 해군 전력을 보유해야 합니다. 태평양은 매우 넓은 바다이고, 동아시아에 더 많은 능력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대만을 한국, 일본과 더 밀접히 연결할 방안을 찾아야 합니다.

    이건 단지 대만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일본은 오래전부터 대만에 대한 공격이 곧 일본에 대한 공격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었고, 한국에서도 대만의 미래가 한국의 미래와도 깊이 연결되어 있다는 인식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주한미군 대만 이동 고민, 한국 안보 강화할 하나의 교훈"

    -주한미군이 대만으로 파병을 가게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데, 한국의 입장에선 우려할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어떻게 보시나요?


    비상사태가 발생한다면, 이 지역에 주둔 중인 미군이 태평양을 건너오는 것보다 훨씬 쉽고 빠르게 대만에 배치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이 점은 더 근본적인 문제를 생각하게 만드는데, 중국을 우려하는 동아시아 국가들 간에 더 강한 안보적 연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여기에는 당연히 한국과 일본도 포함됩니다. 이 주제는 분명 논란의 여지가 있으며, 특히 한국에서 더욱 그런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지금 일련의 상황은 제1 열도선 내 동아시아 전체, 특히 한국의 안보를 강화하는 하나의 교훈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한미일 3국 간의 연합 군사훈련에 동의한 것은 옳은 결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훈련은 한국뿐 아니라 일본과 미국의 안보도 강화시킨다고 봅니다. 그래서 동아시아 전반의 안보 환경 속에서 대만에 대한 위협이 전략적으로 고려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2023년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와 한미일 안보협력체계 구축 이슈가 겹치면서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정부가 '일본의 하수인을 자처한 굴욕외교'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특히 대중국 견제 선두에 서는 것은 오히려 안보 위협을 키우는 일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다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지난달 23일 "한미일 협력의 상호 신뢰를 공고히 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졌습니다. 작년 총선 선거운동 때 '중국과 대만의 문제에 우리가 왜 신경을 써야 하느냐'고 발언한 적 있는데, 대선 국면에선 어느 정도 입장을 선회한 걸로 보입니다.

    반면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를 비롯한 보수성향 대선후보들은 대체로 한미일 안보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라, '중국 견제'라는 미국의 안보 전략과 이견이 크지 않습니다.)
    [존 볼턴 인터뷰②] 미국의 속내? "한국의 미래, 대만 미래와 깊이 연결"
    저는 이것이 제로섬 게임이 아니기를 바랍니다. 다시 말해, 미국이 동아시아 지역에 훨씬 더 많은 자원을 투입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중국이 대만을 봉쇄할 가능성에 대한 억지력 확보를 포함해서 말이죠.

    예를 들어 미국이 가오슝에 최소한 2~3척의 구축함이라도 배치한다면, 중국은 대만을 봉쇄할 경우 미국이 자국 해군 함정을 구출하기 위해 개입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게 될 것입니다. 그 자체가 중국의 대만 봉쇄 시도에 대한 억지력으로 작용할 수 있죠.

    자원이 부족한 시대에 모든 국가는 기동성과 유연성을 높이려는 방법을 찾고 있지만, 위기 시 미국이 병력을 대만으로 이동시킨다고 해서 비무장지대나 한국 내 ‘트립 와이어(도발 억지를 위한 상시 배치 병력)’ 기능을 포기하는 것이라고 가정해서는 안 됩니다.

    우리는 나라별로, 혹은 지역별로 선택적으로 대응할 것이 아니라 모두가 더 노력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중국과 러시아 간 공조는 지난 몇 년 동안 점점 강화되고 있고, 여기에 북한도 가담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북한 병사들이 러시아와 함께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싸우고 있는 것이 그 증거입니다.

    -한국의 걱정은 주한미군이 대만으로 이동하면 북한이 우리를 더욱 도발할 것이라는 점입니다.


    글쎄요, 제 생각에는 비무장지대에 미군이 있든 없든 북한의 위협은 매우 현실적입니다. 미군을 비무장지대에서 빼고 부산 같은 남쪽 지역으로 재배치하자는 아이디어도 있었는데, 이건 도널드 럼즈펠드 시절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그의 이론은 이렇습니다. 미군이 북한의 공격 양상을 먼저 관찰한 뒤 대응 배치를 하는 것이 비무장지대에 미군이 늘어져 대기하고 있는 것보다 한국의 안보에 더 낫다는 것이었습니다. 또한, 그런 방식은 미군이 동아시아 다른 지역으로도 더 빠르게 배치될 수 있게 해주죠. 이 아이디어는 거의 25년 전부터 논의되었던 것이지만, 지금은 그 필요성이 더 커졌다고 생각합니다.

    (2004년 조지 부시 정부의 국방장관이었던 럼스펠드는 당시 "이제는 한국이 자주국방에 더 힘을 써야 할 때"라며, 3만5천 명 규모의 주한미군 감축을 단행했습니다. 그때를 시작으로 주한미군은 서서히 규모를 줄여 현재는 약 2만8천여 명 규모입니다. 또 볼턴이 언급했던 것처럼, 럼스펠드의 정책으로 당시 DMZ에 주로 모여 있던 대부분의 주한미군을 평택 등으로 보냈습니다.이른바 '럼스펠드 독트린'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미국으로부터 전시작전권을 환수하겠다고 강조하게 된 계기가 됐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한편, 럼스펠드가 국방장관이었을 때 볼턴은 미 국무부 국제안보 차관을 지냈는데, 둘은 '매파'적 인식을 공유해왔습니다.)

    "DMZ에 미군이 있든 없든, 북한 위협은 상수"

    자원이 부족한 게 진짜 문제입니다. 주한미군이 비무장지대에 있든, 부산에 있든, 혹은 이미 대만에 있든, 한미는 그저 더 많은 전력이 필요할 따름입니다. 억지력을 유지하는 능력은 어느 지역에서도 약화돼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중국과 북한의 위협은 점점 커지고 있기 때문에, 신뢰할 수 있는 억제력을 가지기 위해서는 현재보다 더 많은 역량이 동맹국가들 사이에 필요하다고 봅니다. 한미의 경우엔 그것이 비무장지대든, 정전선이든, 혹은 동아시아의 다른 지역이든 말이죠.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정책 판단을 뒤집는 경향이 있습니다. 주한미군의 역할 확대가 트럼프 임기 내 실제 이뤄질 거라 판단합니까?


    저는 트럼프가 이 문제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본 적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펜타곤은 매우 큰 조직이어서 언제나 다양한 아이디어로 메모가 작성되곤 하죠. 그런 논쟁은 오히려 사람들을 생각하게 만들기 때문에 건강한 일입니다.

    현재 트럼프는 전 세계를 상대로 무역 전쟁을 벌이면서 중국을 가장 큰 타깃으로 삼고 있는데, 완전히 잘못된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죠. 미국은 중국의 불공정한 행태에 맞서기 위해 다른 동맹국들과 협력해야 하는데, 트럼프는 모든 나라를 상대로 싸우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의 행정부 첫 3개월 동안 동아시아 문제들이 실제로 우선순위가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트럼프가 생각이 없지만 중국과 북한의 위협은 매우 현실적입니다. 중국은 미국이 중동과 우크라이나 문제, 그리고 관세 문제에만 정신이 팔려있다고 보고 있을 겁니다. 이런 상황은 미국과 동맹국들의 안보 상황을 더 취약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김정은도 같은 생각을 하고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가 그냥 가만히 있지는 않을 겁니다. 그는 여전히 핵무기를 실어 나를 수 있는 미사일 프로그램을 개발 중입니다. 그리고 그의 발언 수위는 지난 6개월 동안 더 위협적으로 변했습니다. 트럼프가 지금 동아시아에 관심을 집중하지 않는 것은 큰 실수라고 생각합니다. 미국이 이 지역에 관심이 없는 것처럼 보이게 만들기 때문이죠. 실제로는 우리는 매우 관심이 있습니다. 다만 트럼프 본인이 다른 데에 정신이 팔려 있을 뿐입니다.
    [존 볼턴 인터뷰②] 미국의 속내? "한국의 미래, 대만 미래와 깊이 연결"
    -그렇다면 트럼프 정부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대해 전반적으로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바이든 정부 때와 그렇게 많이 바뀌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문제는 바이든 행정부가 의외로 진행했던 몇 가지 조치들을 트럼프가 이어갈지 여부입니다. 예를 들어, 아시아 안보를 위한 쿼드(Quad) 체제와 관련해서는 바이든 정부 때 진전이 있었다고 봅니다. 몇 년 전부터 저는 한국도 이 쿼드에 포함시켜 ‘퀸트(Quint)’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해왔습니다. 영국을 포함시키는 것에도 반대하지 않습니다. 이것이 NATO는 아니고 앞으로도 NATO가 되지도 않겠지만, 중국을 견제하는 주요 강대국들 간의 광범위한 안보 협력이라는 개념은 우리가 추진해야 할 일입니다.

    ('쿼드'는 미국·일본·인도·호주 네 개 국가의 안보 협력 체계로, 중국은 이에 대해 '냉정시대적 발상으로, 중국과 지역국가들 간 분열과 대립을 주장한다'고 비판했습니다. 다만, 쿼드는 나토와 달리 집단방위 조약이 없어 결속력이 없습니다. 또 인도는 러시아와 미국 간 균형외교를 중시하고 있기도 합니다. 유사시 인도태평양 국가들이 더 효율적으로 협력할 수 있도록 평시에 정보 공유를 하고 신뢰 관계를 쌓아가기 위한 장치 정도로 이해하면 될 것 같습니다.)

    사실 이는 10년 전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의 아이디어였죠. 이제는 우리도 이 구상을 이어받아야 한다고 봅니다. 단순히 쿼드 형식에 국한되지 않고, 한국이 포함되어야 하며, 다른 형식도 고려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호주에 핵잠수함 제공하는 오커스(AUKUS) 체제는 추진할 가치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와 관련해 한국과 일본이 참여할 수 있는 방위력 증진을 위한 다른 프로젝트들도 고려할 수 있습니다. 이런 것들은 상당한 선제적 사고가 필요한데, 지금의 미국 정부는 그런 사고를 하지 않고 있는 것 같습니다. 설령 생각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유럽이나 중동은 신경 쓰지 않고, 동아시아와 특히 대만만을 중요하게 여기는 태도는 올바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번 세기 가장 큰 위협이 중국이라는 점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중국과 러시아 간의 축이 형성된 상황에서 위협은 전 세계적인 것입니다. 현재 그 위협은 중동과 우크라이나에서 실현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더 넓은 시야로 접근해야 하는데, 지금 미국은 그렇게 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트럼프 특성상 미중 관계 급변 가능성도 배제 못해"
    -트럼프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의 편을 들어주는 반면, 중국과는 관세 전쟁을 하며 매우 적대적인 입장입니다. 트럼프는 근본적으로 러시아에 비해 중국에 적대적인 입장을 갖고 있다고 보십니까? 아니면 그것도 언제든지 바뀔 가능성이 있다고 보십니까?


    모든 상황은 순식간에 바뀔 수 있고 실제로 그렇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트럼프는 2020년 대선에서 코로나19가 패배의 원인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선거 캠페인 동안 중국에 대해 매우 비판적이었습니다. 그 주장은 완전히 비이성적인 것은 아닙니다. 미국 경제는 당시 매우 좋았고, 코로나로 경제가 멈췄고 결국 그는 선거에 패했습니다. 그는 중국이 바이러스를 의도적으로 유출했다고 믿는 것은 아니더라도, 바이러스가 중국에서 왔고 그것이 결과적으로 자신에게 피해를 줬다고 보는 겁니다.

    하지만 시진핑이 트럼프에게 “역사상 가장 큰 무역협정을 다시 추진해보자, 무역 전쟁은 그만두자, 대만 문제도 무역 협상의 일환으로 논의하자”고 말한다면 트럼프는 그 제안을 바로 받아들일 겁니다. 저는 왜 시진핑이 아직 그렇게 하지 않는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그는 무역 전쟁을 고수하려는 것 같고, 어쩌면 진짜로 그렇게 될지도 모르죠.

    하지만 트럼프는 매우 빠르게 태도를 바꿀 수 있는 인물입니다. 어떤 사람이나 국가에 대한 평가도 완전히 바꿀 수 있습니다. 중국은 그 대표적인 사례가 될 수 있습니다.

    (존 볼턴은 '트럼프한테도 쫓겨난 네오콘'으로 인식될 만큼 강경파입니다. 그래서 그의 발언 중 일부는 우리에게는 현실성이 떨어지기도 하지만 미국 공화당 정치인들의 속내를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귀 기울일만 합니다. 미중 갈등과 대만 문제, 주한미군의 역할 변화는 한반도의 운명과 직결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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