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국회 임기 시작 후 1년여 만에 꾸려진 국회 윤리특위.
그런데 구성원을 결정하는 단계에서부터 강한 문제가 제기됐습니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에서 각각 6명씩 참석하는 12인 체제로 윤리특위를 구성하기로 잠정 합의하자 소수 정당들이 반발하고 나선 겁니다.
[신장식/조국혁신당 의원(지난달 29일, 국회 운영위)]
"민주당도 윤석열 내란에 동조한 45인의 국힘 의원에 대해서 징계가 필요하다라고 입장을 내놓으셨잖아요. 그런데 그 45인의 국힘 의원들을 징계 심의를 해야 될 윤리특위에 절반을 국민의힘 의원이 한다는 게 논리적으로 앞뒤가 맞는 말인지 저는 이해하기가 어렵습니다."
반면 국민의힘도 더 이상 윤리특위 출범을 늦출 수 없다며 잠정 합의안대로 통과시키자고 맞섰습니다.
[유상범/국민의힘 의원(지난달 29일, 국회 운영위)]
"현재 많은 사건을 계속 방치할 수 없기 때문에 여야 동수로 가자고 대승적인 합의를 했고 계속 이 논의가 공전이 된다면 앞으로 우리 윤리특위는 결국 구성되지 않고 22대 전반기를 그냥 넘어갈 수밖에 없는 그런 상황에 처해 있다."
토론 끝에 제1당과 2당 대신, 여당과 야당으로 나눠 6명씩으로 구성하는 안건이 제시됐습니다.
이 안건이 통과된다면 야당 몫 6명 전원이 국민의힘으로 구성될 수는 없는 상황이었는데, 표결 결과 부결됐습니다.
[김병기/국회 운영위원장(지난달 29일)]
"재적위원 25인 중 찬성 6인, 반대 15인, 기권 4인으로 부결되었음을 선포합니다."
민주당 의원 상당수도 부결에 동참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결국 소수정당 참여 없이 민주당 6명, 국민의힘 6명 같은 수로 윤리특위가 구성됐는데, 이를 두고 여권 내에서 파열음이 터져 나왔습니다.
계엄에 동조한 국민의힘 의원들과, 대선과정에서 막말 논란을 일으킨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에 대한 징계안을 논의해야 하는데, 과반 의결이 불가능한 이른바 '식물 윤리위'가 만들어졌다는 겁니다.
[박찬대/더불어민주당 의원(지난달 30일)]
"윤리특위가 6대 6이면 실질적으로 국힘당에 의해서 징계 여부가 결정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저는 개인적으로 전 원내대표로서 6대 6으로 구성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이렇게 판단이 되는데요."
국회 운영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병기 민주당 원내대표의 SNS에도 지지자들이 몰려 "내란당과 협치하려는 거냐", "제명을 포기한 거냐"는 성토가 이어졌습니다.
정치권에선 민주당 역시 내심으로는 식물 윤리특위를 바란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옵니다.
보좌진 갑질 논란으로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에서 사퇴한 강선우 의원 징계요구안을 비롯해 민주당 의원들에 대한 징계안도 10건이 제출돼 있기 때문입니다.
[윤종오/진보당 원내대표(지난달 29일, 국회 운영위)]
"현재 22대 국회에 29건의 징계안이 올라와 있는데요. 민주당이 10건, 국민의힘이 18건 이준석 의원을 제외하면 나머지 거의 다 두 양당입니다. 또 이렇게 자당 의원 지키기로 혹시 변질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분들이 상당 부분 많습니다."
일각에선 윤리특위가 소집돼도 여야가 자당 의원들에 대한 엄호로 일관하면서 실제 징계안을 통과시킬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큰 의미가 없다고 평가절하하는 의견도 나오고 있습니다.
정치
박소희
박소희
'물 건너간' 국힘·이준석 제명? 전직 원내대표도 '갸웃'
'물 건너간' 국힘·이준석 제명? 전직 원내대표도 '갸웃'
입력 2025-08-01 11:53 |
수정 2025-08-01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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