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기자회견장 누가 빌렸나‥또 김민전?
그러고 보니, 김민전 의원은 소통관 대여 전력이 이미 논란을 일으킨 적이 있죠.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체포영장 집행을 앞두고 한남동 관저 앞의 갈등이 극심했던 지난 1월 9일, 김 의원은 ‘반공청년단’의 국회 기자회견을 주선했습니다.

이를 두고 논란이 일자 김 의원은 뒤늦게 "기자회견을 철회하기로 결정했다"는 입장을 밝혔는데, 이번엔 김형석 관장을 위해 소통관 대여신청을 한 겁니다.
■ 순탄치 못한 기자회견‥국회 입장부터 "매국노"
그런데 김 관장의 기자회견은 시작부터 순탄치 않았습니다.
기자회견 소식을 듣고 미리 기다리던 시민들이 김 관장에 항의하는 이들과, 일부 그를 지지하는 이들로 나뉘어 대치하는 상황이 벌어졌기 때문입니다. 국회 소통관 1층에선 "김형석 파면", "매국노", "사과하라"하는 소리와 "화이팅"이란 말이 섞여 혼란스러웠습니다.
이들을 뚫고 소통관 2층에 도착한 김 관장은 "독립정신의 성지이자 공공기관인 독립기념관 위상이 심각한 도전을 받고 있다"며 "극소수 광복회원을 앞세운 정치세력이 20일째 불법 점령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지난 8·15 경축사와 관련해 진실을 왜곡하는 언론사와 불법 점거하는 단체에 법이 보장하는 범위에서 당당히 대응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김 관장의 기자회견은 제대로 마무리되지도 못했습니다.

기자회견장을 제3자에게 대여해 준 국회의원은 기자회견에도 동석하는 게 규칙입니다.
그래서 회견장 대여를 신청한 의원들은 보통 자신이 도움을 준 이들과 함께 회견에 참석해 이들을 소개하거나 무슨 일로 기자회견을 하는 건지 언론인들에게 설명을 해줍니다. 친절한 이들은 못다 한 말을 더 할 수 있도록 회견장 앞에 마련된 '백브리핑' 공간으로 안내도 합니다.

김민전 의원이 자리를 뜨면서 김 관장 일행은 쫓기듯 강단에서 내려와야만 했고 기자들을 피해 뒷문으로 기자회견장을 빠져나갔습니다.
■ 100m 주차장 길‥항의에 막혀 20분 소요
하지만 나갈 때는 들어올 때보다 더 큰 난관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소통관 1층에서 항의를 위해 모인 시민들이 김 관장을 기다리고 있었고, 여기에 충남 지역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 보좌진, 그리고 취재 인파까지 몰리며 소통관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습니다.

김 관장은 결국 국회 방호 인력들의 도움을 받아 겨우 소통관을 빠져나갔는데, 약 100미터 떨어진 주차장으로 이동하는 길에 '사과 없인 갈 수 없다'는 시민들을 맞닥뜨려 차로 돌아가는 데에만 20분이 걸렸습니다. 이 과정에서 시민과 취재진 일부가 넘어져 구급차까지 출동했습니다.

독립기념관이 자신의 지역구에 있는 더불어민주당 문진석 의원은 김 관장의 차량 앞에서 기다리다 김 관장에게 "그동안 언행뿐 아니라, 기자회견도 부적절 했다" 사과를 요구했습니다.
독립운동가 후손을 폭도 취급한 독립기념관장이 자기 변명을 위해 국회에 왔다 쫓기듯이 퇴장하는 모습, 어떻게 평가해야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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