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욱 변호사 [자료사진]
남욱 변호사는 오늘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 심리로 열린 정진상 전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정무조정실장의 배임 혐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자신이 과거 어떤 상황에서 진술을 했는지 구체적으로 증언했습니다.
남 변호사는 "그때 당시 관여한 검사가 누구였냐"는 재판장 질문에 "스무 분 넘는 검사들이 계셔서 정확히 모르겠다"면서도 "당시 검사가 '녹취록에도 있는데 기억 안 나냐'는 식으로 말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매일 불려가다보니, 기억이 혼동됐다"며 "지금 생각해보면 제가 잘못 진술한 게 맞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자 재판장은 "재차 기억나는 검사가 있냐"고 물었는데 이에 대해 남 변호사는 "기억나지 않는다"며 "중간중간 조사받을 때 오셔서 '너한테 얘기했다는데, 왜 기억 못 하냐'는 등 매일 얘기를 듣다 보면, '어 그 얘길 들었나' 이렇게 되더라"고 말했습니다.
남 변호사는 "검사가 누군지 확인할 방법이 없냐"는 정진상 전 실장 측 변호인 질문에 대해서는 "방법이 없다"며 "수사 검사는 자리를 비켜주는 경우도 있고, 다른 검사가 물어보고 가는 건 서류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남 변호사는 또 2022년 수사 과정에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과 말을 맞춘 정황에 대해서도 증언했습니다.
남 변호사는 "10월 조사 과정에서 조서엔 안 나오지만, 중간에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옆방에 있다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과 얘기를 시켜주고 이런 게 몇 번 있었다"며 "검사나 검찰 수사관이 같이 있는 상태에서 잡담을 한 게 아니고, 유 전 본부장과 제 주장이 다르면 누구 얘기가 맞는지 이런 것들을 확인하는 과정들이 몇 번 있었다"고 했습니다.
이에 대해 정 전 실장 측 변호인은 "어느 순간이 지나면, 두 사람의 진술이 일치하는 게 나오더라"며 "면담이 선행된 것이냐"고 물었는데 남 변호사는 "그렇다"며 "'저는 기억이 없는데 맞다고 하니까 그런가보다'라고 생각했다"는 취지로 답했습니다.
오늘 재판에서 남 변호사는 검찰의 조사 태도 변화에 대해서도 증언했습니다.
남 변호사는 "2022년 9월 2일부터 진술을 거부하지 않자 검찰이 남 변호사라고 호칭하며 귤을 까주는 등 우대받았냐?"는 변호인 질문에 "귤 까준 기억은 없고 음식이나 과일 먹은 기억은 있다"며 "상상 못 했던 일인데, 배가 고프면 하나씩 까먹고 양해 구했다"고 답했습니다.
그러면서 "제가 적극적으로 진술하기 시작한 이후 분위기가 나쁘지 않았다"며 "아닌 사실을 맞다고 얘기하면서 윽박지르는 상황이 줄었다"고 밝혔습니다.
"그 전엔 제가 무조건 다 거짓말이라고 하고 진짜 말도 안 되는 얘기들을 갖다 붙이면서 수사했다"며 "싸우면서 조사받았다"고 했습니다.
그러자 재판장은 "무슨 진술을 한 다음부터 그렇게 바뀌었다는 거냐"고 물었는데 남 변호사는 "대선 경선 자금 얘기"라며 "김용 사건 관련해서 유 전 본부장이 먼저 자백하고 그다음 날 불려나가 저도 인정하고 설명하기 시작하면서부터 검사님들이랑 부딪히는 거 없이 그냥 아는 사실 얘기했다"고 밝혔습니다.
남 변호사는 또 '검사들이 질문하는 것 중에 직접 경험 못 한 사실들도 어지간하면 그렇지 않았겠냐고 답했다'는 취지로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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