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중앙지법 민사20부는 1983년 보안사로부터 불법 구금과 가혹행위 등의 피해를 입은 김병진 씨가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소송에서 "이미 확정 판결이 있기 때문에 기판력에 저촉된다"며 원고 패소 판결했습니다.
김 씨는 진실화해위원회로부터 2009년과 2024년 두 차례에 걸쳐 진실규명 결정을 통해 국가 폭력이 인정됐지만, 이같은 사실이 밝혀지기 전 2005년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냈다가 패소가 확정됐습니다.
재판부는 이미 확정 판결이 있으면 다시 재판할 수 없다는 기판력에 따라 원고 패소 판결한 건데, 다만 법정에서 "기판력 법리와 판례 때문에 청구를 대부분 기각할 수밖에 없다"며 같은 국가기관으로서 심심한 사과와 위로의 말씀을 전해드린다"고 밝혔습니다.
재판부는 김 씨의 가족들이 불법 사찰 피해에 대해 낸 배상 청구에 대해서는 일부 국가 책임을 인정해 위자료 10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김 씨를 대리하는 최정규 변호사는 선고 직후 기자들과 만나 "기판력이 이런 사건에 적용되는 게 우스꽝스럽다"며 "사법부가 헌법적 가치를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헌법소원을 제기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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