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역으로 군 복무를 마치고 2021시즌부터 4년 동안 주로 대주자로 나서며 안타 19개에 불과했던, 어쩌면 '달리기 전문 선수'였지만, 올 시즌 드디어 기회를 잡았다.
주전 외야수 황성빈의 부상으로 롯데의 1번 타자 중견수 자리를 꿰찬 장두성은 시즌 타율 3할 3리로 확 달라진 타격과 한층 성숙해진 수비로 팬들의 눈도장을 찍었다.
하지만 지난 12일 KT전에서 끔찍한 경험을 했다.
박영현의 견제구에 옆구리를 맞았는데 통증을 참고 2루까지 전력 질주했지만 갑작스럽게 피를 토하며 결국 구급차에 실려 그라운드를 떠나야 했다.
그리고 지난 16일 '폐 타박'에 의한 출혈이 멈춰 안정기에 접어들었다는 정밀 검진 결과를 받자마자 장두성은 이튿날부터 2군 상동야구장으로 출근해 훈련을 시작했다.
빠르게 회복해 다음 주 1군 복귀를 노리는 장두성을 상동에서 직접 만나봤다.

A. 처음 상동에 왔을 때보다 통증도 많이 줄고 조금씩 운동하면서 컨디션을 올리고 있습니다.
Q. 운동은 어떤 수준으로 하고 있나?
A. 지난 17일부터 웨이트는 가볍게 시작했고 스윙이랑 캐치볼도 하고 있습니다. 운동 강도를 조금씩 올리고 캐치볼 거리도 늘리면서 달리기도 시작했습니다.
Q. 공에 맞은 부위는 어떤지.
A. 뛸 때나 스윙할 때는 괜찮았는데 공을 던질 땐 근육이 조금 당기는 느낌이 있긴 합니다. 그래도 속이 불편하거나 그런 건 없습니다.
Q. 복귀 시점을 예상한다면?
A. 제 바람은 다음 주 월요일(23일)에 재검을 받고 괜찮다고 하면 24일부터 퓨처스리그에 나가서 컨디션을 끌어올린 후, 다음 주말 3연전에는 복귀하고 싶은 게 제 생각입니다.

A. 승부가 연장에 들어갔고 1아웃에서 제가 볼넷으로 출루를 한 뒤 날아오는 견제구에 맞게 됐습니다. 어쨌든 이겨야 하니까 2루로 뛰었던 상황이었죠. 처음에 맞고는 '이제 못 뛰겠다' 싶긴 했어요. 너무 아팠는데 공이 상대팀 더그아웃까지 가 있어서 안 뛸 수가 없었어요. 2루 도착한 뒤에 못 일어나고 웅크리고 있었는데 (속에서) 뭔가 올라오는 것 같아서 뱉었더니 그게 피였죠. 거기서 이제 저도 '뭔가 잘못됐구나' 싶었죠.
Q. 아픈 와중에 어떻게 2루에 슬라이딩으로 들어갈 생각을 했나?
A. 2루가 멀어 보이기도 하고, 뛰는 데 오래 걸리는 것 같아서 처음엔 '슬라이딩을 안 해야겠다' 생각을 하다가 차라리 '빨리 엎어지는 게 낫겠다' 생각이 들어서 슬라이딩을 해버렸습니다.
Q. 야구가 잘 되고 있다가 갑자기 부상을 당해 안타까웠을 것 같은데?
A. 사실 올해 목표가 어떻게든 상동(2군 경기장)에 안 오는 게 1차 목표였거든요. 그런데 그게 깨지는 것 같기도 했고 상대 선수가 고의로 던진 건 아니었지만 그냥 '하늘이 왜 이렇게 안 도와주나, 하늘이 원망스럽다' 이런 생각은 들었습니다. 선배나 동료들이 '긴 시즌 한 번 쉬어가면 체력적으로도 도움 될 테니 긍정적으로 생각하라'고 위로해주셨지만 지금 감이 좋았기 때문에 그 흐름이 끊길까 봐 아쉬운 것도 있습니다.
Q. 박영현 선수와도 연락을 주고받았나?
A. 너무 죄송하다고 연락이 와서 '괜찮다, 고의 아니니까 신경 쓰지 말라'고 얘기해주고 나중에 경기장에서 만나자고 했습니다.
Q. 예비 신부나 부모님도 걱정이 많았을 것 같은데?
A.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고 예비 신부에게 전화를 했는데 일부러 티를 안 내려고 하는 것 같기는 한데 우는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마음이 조금 아팠죠. 부모님도 속이 많이 상하신 것 같더라고요. 제가 본가를 자주 못 가는데 지난해에도 종아리를 다쳐서 본가에서 쉬면서 치료를 받았던 적이 있었는데, 아들이 집에 올 때마다 다쳐서 오니까 속이 상하셨던 것 같아요.

A. 다른 것보다 올해 타격이 좋아졌기 때문에 주목을 받는 거라고 생각을 하는데 사실 2군에서는 매년 제 스스로는 좋아지고 있고 실제로 성적도 좋아졌다고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그 모습을 1군에서 보여드리지 못해서 항상 제자리걸음이었던 건데 감독님을 비롯해서 임훈·이성곤 코치님을 믿고 해온 게 그래도 올해 결과로 나오는 것 같습니다. 스프링캠프에서 타격 기본자세도 조금씩 바꾸긴 했는데 제일 큰 건 타석에서 어디에 집중해야 하는지 알게 된 게 가장 많이 바뀐 부분인 것 같습니다.
Q. 올 시즌에만 벌써 지난 4년간 친 안타 개수를 넘겼는데?
A. 사실 멀티 안타도 올해 처음 쳐봤거든요. 두 자릿수 안타도 그렇고 다른 선수들은 어떻게 보면 쉽게 하는 건데 저는 어렵게 오래 걸린 것 같아서 솔직히 창피하기도 하고요. 그래도 앞으로 더 많이 쳐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Q. 상동에서 후배들에게 조언도 해줄 수 있는 입장일 것 같다.
A. 제가 뭐 아직 누구의 롤모델이 되거나 조언을 해줄 정도는 아니고 '하위 라운더'에다가 그래도 같이 2군에서 생활했던 형이 (1군에서) 저렇게 하는 거 보면 '나도 할 수 있겠다'는 희망은 가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Q. '하위 라운더'의 간절함이 지금까지 버틸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나?
A. 야구 선수라면 누구나 간절함은 있죠. 그런데 솔직히 저는 매년 겨울에 살짝 걱정이 있었어요. 방출에 대한 걱정도 있었지만 그래도 2021년에 처음 1군에 데뷔하면서 '나만의 장점이 있다'는 확신이 있었고, 그런 자신감이 그래도 지금까지 버티게 한 원동력인 것 같습니다.
Q. 방금 말한 '야구선수 장두성의 장점'을 말한다면?
A. '빠른 발'이 가장 큰 무기인 것 같습니다. 빠른 발을 이용한 주루 플레이나 수비 범위가 넓은 것, 이런 장점들이 남들보다 컸던 것 같습니다. 사실 2군에서는 도루왕을 한번 했었는데 욕심이 있다면 절대 홈런은 아니고 (참고로 장두성은 아직 1군에서 홈런이 없다.) 1군 도루왕 한번 해보는 건 은퇴 전까지 목표인 것 같습니다.
Q. 이번 부상을 겪으면서 팬들의 사랑을 더 많이 느꼈을 것 같은데?
A. 부상으로 조금 이슈가 많이 된 것 같긴 한데 오히려 저는 그게 더 부담이에요. 앞으로는 부상보다는 제가 더 잘해서 실력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선수가 되고 싶습니다.
Q. 부상 복귀 후 '내 자리'가 없어질까 봐 걱정되진 않나?
A. 부상으로 빠진 선수가 있으면 또 다른 선수가 그 자리를 메꾸게 되는데 어떻게 보면 그 선수들한테는 기회이고 지금까지는 저를 비롯해서 다른 선수들이 그런 기회를 잘 잡아서 팀이 좋은 분위기로 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남이 못하길 바라서 그 자리를 들어가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으면 오래가지 못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본인 실력을 키우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남은 시즌 목표가 있다면?
A. 솔직히 시즌 전 목표는 100경기 출전에 30안타였거든요. 운이 좋게 벌써 47안타를 치고 있는데 건강하게 복귀해서 100경기도 채우고 지금처럼 꾸준한 모습 보여드리고 싶어요. 욕심나는 기록은 전혀 없고 지금 제 감각을 시즌 끝까지 유지했으면 하는 바람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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