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이준희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불법 이민자 추방 정책을 추진하는 가운데 미국에서 체포된 두 살배기 아이와 그 부모를 따로따로 추방한 사실이 드러나 인권침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현지시간 14일 두 살된 마이켈리스 에스피노사를 무사히 베네수엘라 수도인 카라카스로 데려왔다고 VTV 등 관영 언론을 통해 밝혔습니다.
아버지가 수감된 상태에서 어머니마저 지난달 말 베네수엘라로 추방되면서 부모와 생이별했던 이 아이는 미국 내 보호 시설과 위탁 가정 등에 머물렀다가 이날 어머니와 재회했습니다.
이 가족은 1년여 전 멕시코 국경을 넘어 미국으로 들어갔는데 아이 아버지 마이케르 에스피노사가 불법이민자로 체포되면서 사건이 시작됐습니다.
아이 아버지는 1798년 제정된 ′적성국 국민법′에 따라 별도의 심리 없이 지난 3월 엘살바도르 테러범수용센터에 수감됐습니다.
트럼프 정부는 별다른 증거를 제시하지 않은 채 아이 아버지가 악명 높은 국제 범죄조직 핵심 조직원이라고 적시했고, 아이 어머니인 요렐리 베르날 역시 마약밀매와 성매매 등 목적으로 젊은 여성을 모집하는 역할을 했다고 주장하며 지난달 25일 베네수엘라로 추방했습니다.
가족들은 미국 정부의 주장이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입니다.
베네수엘라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의 부인 실리아 플로레스와 디오스다도 카베요 내무·법무·평화부장관은 이날 직접 공항에 나가 미국에서 추방된 다른 이민자 200여 명과 함께 온 에스피노사를 맞이했습니다.
카베요 장관은 이번 상황을 `구출`이라고 표현하면서 ″미국 정부에 의해 납치된 에스피노사가 우리 정부의 노력 덕분에 고국으로 돌아왔다″고 주장했습니다.
미국의 강력한 제재에도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희망하는 마두로 대통령은 이날 대통령궁으로 아이 가족을 초청해 환영과 위로를 건네며 ″지금 아랍권에 있는 트럼프 대통령에게도, 이 인도주의적 상황을 지원해 준 데 대해 감사의 뜻을 표한다″고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