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총리, 미스 핀란드·국회의원 '동양인 비하' 한중일에 사과

미스 핀란드와 일부 극우 국회의원들의 동양인 비하 논란이 확산되자 핀란드 총리가 직접 나서 한국과 중국, 일본에 사과했습니다.

로이터통신과 AFP 등에 따르면, 핀란드 페테리 오르포 총리는 현지시간 17일 한국과 중국, 일본 주재 핀란드 대사관을 통해 사과 성명을 냈습니다.

오르포 총리는 한국 대사관 인스타그램에 한국어로 성명을 올리고 "일부 국회의원의 SNS 게시글로 인해 불쾌감을 드린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해당 게시글은 평등과 포용이라는 핀란드의 가치에 어긋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핀란드 사회에서 인종차별과 모든 형태의 차별은 결코 용납될 수 없다"며 "정부는 인종차별 문제의 심각성을 매우 중대하게 인식하고 있으며 이를 근절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번 사태는 지난달 말 미스 핀란드 사라 자프체가 "중국인과 식사 중"이라는 설명과 함께 동양인을 비하할 때 사용되는 눈꼬리를 위로 잡아당기는 사진을 SNS에 올리면서 시작됐습니다.

문제가 커지자 자프체는 "두통 때문에 관자놀이를 문지르는 모습"이라고 해명했지만 결국 미스 핀란드 타이틀을 박탈당했습니다.

그러자 핀란드 극우 정당인 핀란드인당 소속 일부 의원들이 자프체와 똑같이 행동하는 사진을 올리며 옹호하고 나섰고, 동양인 비하 논란은 정치권으로까지 확산됐습니다.

AFP통신에 따르면 이번 사태 이후 핀란드 TV 제작사 한 곳이 일본과의 공동 프로젝트를 중단해야 했으며, 핀란드 항공사인 핀에어도 아시아 시장에서 반발에 직면했습니다.

핀란드 총리가 직접 사과를 하는 등 수습에 나선 가운데 핀란드인당은 오는 18일 주간 회의를 열고 인종차별 게시물을 올린 소속 의원들에 대한 제재 여부를 논의할 예정입니다.

오르포 정부는 극우 핀란드인당 소속 일부 각료들의 인종차별적 온라인 게시물과 발언 등으로 인해 지난 2023년 이미 한차례 불신임 투표에 직면한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