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검팀은 오늘 보도자료를 내고 "비상계엄은 당시 정치 상황에 대한 즉흥적 대응이 아니라 장기간 치밀하게 준비된 계획적 행위이고, 원상회복의 기한을 정하지 않은 권력의 독점·유지 목적이 증명됨에도 이를 제대로 평가하지 못했다"며, 그제 항소를 제기한 이유를 밝혔습니다.
이어 "원심이 내란죄의 성립 요건인 '국헌문란 목적'의 판단 범위를 매우 협소하게 설정해 판단했을 뿐 아니라, 이른바 '5·18 내란 사건' 전원합의체 판결 등에 배치되는 법리를 적용해 사실 판단을 그르쳤다"고 지적했습니다.
■ "최소 2023년 10월 이전부터 계엄 기획‥2024년 11월 9일 결심"

노상원 수첩 [자료사진]
그 근거로 이른바 '노상원 수첩'을 꼽으며, "시골 모친의 집에 은밀하게 보관하던 중 압수된 수첩 메모에는 비상계엄 및 후속 조치와 관련된 단계적 내용이 다수 확인됐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수첩에 기재된 군사령관 인사 관련 내용, 다음 국회의원 선거 일정, 특정 정치인의 구금계획 등의 내용과 그에 대응하는 2023년 10월 실제 군사령관 인사 결과와 2023년 12월 특정 정치인의 신병 상태 변화 등을 종합하면, 노상원은 위 수첩을 2023년 10월 단행된 군사령관 인사 전부터 작성하기 시작해 늦어도 2023년 12월에 작성을 마쳤다는 게 입증된다"고 설명했습니다.
특검팀은 "그럼에도 원심은 이와 같은 '노상원 수첩'의 작성 시기 및 그에 의해 입증되는 증명력이나 증거가치를 간과한 채, '노상원 수첩이 작성된 시기를 알 수 없다'는 논리칙과
경험칙에 반하는 결론에 이른 잘못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객관적 증거와 군사령관들의 진술을 종합해 보면, 윤 전 대통령이 계엄 선포를 결심한 시기는 늦어도 2024년 11월 9일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당시 윤 전 대통령이 김용현 전 국방장관,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 이진우 전 수방사령관 등과 가진 회동에서 계엄 선포 시 출동부대 준비태세를 점검하며 결의를 다지는 등 계엄 실행을 구체화했다는 겁니다.
국회의 계엄 해제 요구 의결 뒤 윤 전 대통령이 이진우 전 수방사령관에게, "내가 계엄 선포되기 전에 병력을 움직여야 한다고 했는데, 다들 반대해서"라고 말한 사실이 재판에서 인정된 점도 꼽았습니다.
특검팀은 "이 발언 자체로 '계엄 계획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김용현, 군사령관 등 관계자 모두가 계엄 선포 전에 병력을 출동시켜야 한다는 윤석열 의견에 반대했다'는 논리칙과 경험칙에 부합하는 사실인정이 가능하다"고 설명했습니다.
■ "위헌·위법한 계엄 선포 자체만으로도 내란죄 요건 충족"

특검팀은 "일반적 상식을 가진 국민이라면 누구나 당시 상황이 비상계엄을 선포할 상황이 아니고, 더더욱 군사상 필요나 공공의 안녕질서 유지 필요성이 없다는 점을 손쉽게 인식하거나 판단할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명백히 헌법과 계엄법이 정한 요건을 갖추지 않아 위헌·위법성이 인정되는 이 사건 비상계엄 선포만으로도 그에 당연히 뒤따르는 강압적 효과 즉, 평상시 행정·사법의 본질적 기능이 군에 강제로 불법 이전됨으로써 그 기능이 정지 또는 배제 즉, 소멸되는 효과가 발생했다"며, "이 사건 비상계엄 선포는 그 자체로 국헌문란 행위로서 내란죄는 성립한다"고 했습니다.
특검팀은 또 "원심도 인정했듯 위헌·위법성이 명백히 인정되는 포고령의 내용 및 공고 행위만으로도 의회제도, 정당제, 영장주의, 헌법상 국민의 기본권 등 헌법과 개별 법률에 의해 인정되는 기능을 소멸하는 국헌문란 행위로서, 내란죄의 구성 요건을 충족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국회의 기능을 정지시키려는 국헌문란 목적뿐만 아니라, 헌법기관인 선거관리위원회의 권능 행사를 불가능하게 하려고 한 국헌문란 목적과 폭동행위도 인정된다"고 덧붙였습니다.
■ "기계적 양형 잘못 커‥죄책 비해 지나치게 가벼운 형"
마지막으로, 1심 재판부가 죄책에 비해 지나치게 가벼운 형을 선고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내란죄는 대한민국 국가공동체의 근간이자 핵심 가치인 국가의 존립을 수호하기 위한 국가보호형법"인데, "양형을 정함에 있어 그 중요성을 제대로 고려하지 않은 채, 일반 형사범죄처럼 기계적으로 양형요소를 고려한 잘못이 크다"는 겁니다.
특히, 윤 전 대통령이 국회의 비상계엄 해제요구 의결 이후 이진우 전 수방사령관에게 실탄 사용을 허용하는 지시를 한 사실을 인정하고도 이를 불리한 양형사유로 반영하지 않은 점을 꼽았습니다.
또, 재판부가 '65살로 비교적 고령'인 점을 반영한 것을 두고서, "통상 형사재판에서 연령은 유기징역형을 선고할 경우 선고할 유기징역형과 피고인의 여명 연수를 비교해 실효적인 유기징역형을 산정하기 위해 고려되는 것이지, 단순히 범행 당시 피고인이 고령이었다는 사정은 유리한 양형요소로 고려하지 않는다"고 반박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사건은 '위로부터의 내란'이자 '친위쿠데타'로서 장기간 치밀하게 계획되어 실행되었으나 시민·국회 관계자들의 저항, 일부 군·경의 지시거부나 소극적 이행 등으로 인해 목적 달성에 실패한 것에 불과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특검팀은 항소심 재판부에 '노상원 수첩' 외에도 상당한 추가 증거를 제출해 피고인들에게 죄책에 상응하는 형이 선고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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