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독] '김병헌 띄우기' 똘똘 뭉친 일본 '극우 카르텔' (3.17 뉴스데스크)
'위안부 모욕' 김병헌 옆, 의문의 일본 여성은 누구?

김 씨는 지난해 12월 서울 서초고와 무학여고 정문 앞에서 '교정에 위안부상 세워두고 매춘 진로지도 하나' 등의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펼쳐 드는 등 위안부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하고 학생의 학습권을 침해한 혐의 등으로 수사를 받고 있습니다.
앞서 김 씨는 전국에 있는 소녀상을 찾아다니며 '철거'라고 적힌 마스크를 씌우거나 검은 비닐봉지를 덮는 시위를 반복했고, 지난 2022년에는 독일 베를린의 소녀상까지 찾아가 철거 집회를 열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 1월 SNS를 통해 "얼빠진 사자명예훼손"이라며 김 씨를 질타했습니다.
김 씨는 한문을 주력으로 전공한 학자였습니다. 그런데 지난 2019년 말부터 수요시위 맞불집회로 모습을 드러내더니, 때마다 위안부 피해를 부정하는 발언을 쏟아냈고 해당 영상을 유튜브 등을 통해 퍼뜨리며 마치 전업처럼 활동해 왔습니다.
김 씨가 왜 이렇게까지 하는 것인지 취재하는 과정에서, 김 씨의 주요 활동마다 옆에 붙어있는 한 일본인 여성을 발견했습니다. 이 여성 A 씨는 주로 김 씨의 일본 활동 때 통역을 담당했고 한국 집회에도 종종 나타나 피켓을 들고 있었습니다.
일본 극우세력에 후원 모금 정황‥결국 '돈'?

일본에는 위안부 문제를 주도적으로 부정해 온 B 민간단체가 있습니다. 과거 유엔 산하기구에 '위안부는 매춘이며, 일본의 배상은 필요 없다'는 취지의 보고서를 냈고, 유네스코의 위안부 기록물 등재를 막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곳의 온라인 사이트에 김 씨의 집회나 인터뷰 등 행적을 소개한 게시글이 올라왔고 '김병헌 씨에게 지원'이라는 후원 문구와 함께 A 씨의 일본 계좌가 적혀있는 겁니다.
그러면서 "여러분의 지원은 확실히 김(병헌) 소장에게 전달하고 있다"고도 남겼습니다. 이런 게시글은 이 사이트에서만 10개 넘게 찾을 수 있었습니다.
또, A 씨는 지난 2020년부터 개인 유튜브 계정에 한국 극우세력의 위안부 반대 활동 영상만 3백 개 넘게 올리면서 함께 김 씨에 대한 후원 요청 글을 적었고, 다른 일본 유튜브에도 출연해 이런 활동을 홍보하기도 했습니다.

김 씨는 "경제적으로는 매우 어렵다, 혼자 대응할 수 있는 소송은 직접 대응하지만 13건만 있어도 변호사 비용만 약 200만 엔 정도 든다"고 말했습니다.
인터뷰 끝에는 진행자가 "한국에서 위안부 문제를 종결짓기 위해 목숨을 걸고 노력하시는 김 선생님께 여러분의 따뜻한 지원을 부탁드린다"며 대놓고 A 씨의 계좌를 홍보했습니다.
그간 위안부 피해자 모욕 활동을 주업으로 해온 김 씨의 생계와 자금 출처를 놓고 의문이 제기돼왔는데, 그 관련성이 의심되는 지점입니다.
우리나라 현행법상 1천만 원 이상 기부금품은 반드시 행안부나 지자체에 등록해야 합니다. 다만 외국인이 외국인을 대상으로 모은 기부금은 적용 제외라 최종 수령자가 김 씨인 걸 밝혀내는 게 우선입니다.
경찰 역시 김 씨의 계좌를 추적해 실제로 후원금을 받았는지, 이 돈을 어떻게 썼는지 등을 따져보고 있습니다.
일본 민간단체, 언론사, 출판사 총출동‥전방위적 '띄우기'

김 씨는 지난 2024년 일본의 C 우익 연구소가 위안부를 주제로 연 국제 학술 행사에 강연자로 참석했는데, 이 자리에는 미국 마크 램지어 교수, 한국의 이영훈, 류석춘 전 교수 등 그동안 위안부 피해를 부정해 극우라는 비판을 받아온 한미일의 학자가 함께 모였습니다. 평소에도 김 씨는 C 우익 연구소 일정에 자주 참여하며 한 몸처럼 활동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김 씨는 적극적으로 일본군에 의한 위안부 피해를 밝혀온 사람들을 '위안부 사기꾼들'이라고 비난했습니다.
"일본과 한국의 역사 진실 세력이 힘을 모아서 힘을 합치면 충분히 이루어낼 수 있는 것으로 확신합니다. 우리 함께 싸워서 위안부 사기꾼들 반드시 궤멸시킵시다. 아리가토 고자이마스 (감사합니다)."
주최 측인 일본 C 우익 연구소의 소장은, 앞서 김 씨에 대한 후원 글이 게시된 B 극우단체의 대표였습니다.
특히 이 행사의 후원자가 눈에 띄었는데, 일본 5대 일간지 중 가장 극우 성향이 짙은 '산케이신문'과 자매지 격인 디지털 매체 '재팬포워드'였습니다.
산케이신문은 이 행사의 후속보도는 물론 김 씨의 개인 인터뷰나 강연회 후기, 한국과 독일에서 연 소녀상 철거 집회 등 세세한 일정까지 기사화하며 김 씨와 그의 주장을 확성기처럼 알렸습니다.
김 씨 책의 일본어 번역판은 103년 전통의 '문예춘추사'에서 발간했는데, 여기는 지난 2019년 이영훈 씨의 '반일종족주의' 등 한국 극우 인물들의 책을 줄줄이 낸 곳입니다. 출판사는 김 씨 책 표지에 "위안부 증언은 거짓"이라는 김 씨의 주장을 내세워 "한국으로부터의 '최종 결론'"이라고 왜곡해 홍보했습니다.
출판 기자회견은 역시 C 우익 연구소에서 주최했고, 책 홍보 기사는 출판사 기고문 형식으로 산케이신문에 실렸습니다.
일본의 민간단체, 언론, 출판사가 힘을 합해 한국 극우세력을 앞세워 위안부 피해를 부정하고 있는 겁니다.
"위안부 문제는 일본의 수치‥'한국인 앞세우기' 전략과 같아"

일본 출신 학자이자 한일 간 역사 문제를 연구해 온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는 김 씨의 주장이 일본에서 형성된 논리를 그대로 되풀이하는 수준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 사람들(김 씨 등)의 목표는 일본 정부의 목표하고 일치한다고 할 수 있거든요. 일본 정부의 목표는 '위안부는 성노예가 아니었고 사실상 자발적인 의사를 갖고 위안소에 간 사람들이다'라는 것을 세계적으로 퍼뜨리는 것입니다. '일본 사람이 아무리 말을 해도 한국 사람은 말을 듣지 않으니까 한국 사람으로 말을 하게 한다'라는 일본의 전략하고 굉장히 맞닿아 있습니다."
그러면서 사안의 본질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일본과 한국의 정치적, 문화적 차이를 이해하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일본 정부는 그러한 일본의 극우단체를 내세워서 활동을 엄청나게 하거든요. 일본 정부는 내각제이기 때문에 1년, 2년으로 끝날 수가 있잖아요. 그런데 극우단체라는 것은 바뀌지 않으니까 이쪽에 활동 무게가 많이 실려있어요. 표면상 민간이니까 굉장히 자유롭게 움직일 수가 있어요."
이런 맥락에서 극우 세력의 더 깊은 곳에 시작점이 있을 수 있다고 호사카 교수는 주장했습니다.
"아주 거대한 프로젝트의 결과입니다. 위안부 문제라는 것은요, 해결되지도 않았고 또 굉장히 민감한, 일본의 입장으로서는 가해자로서 이만큼 부끄러운 문제가 없는 거예요. 전쟁에서 사람들을 많이 죽였다는 거 이상으로 일본의 위상, 이미지… 이것을 아주 나쁘게 만드는 거예요. 일본은 상당히 불가능하다고 보이는 부분도 '이거 계속하면 이뤄낼 수 있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독도 문제하고 마찬가지입니다."
"후원금 받았나?" 질문에도 묵묵부답‥수사로 밝혀내야

이렇게 한국과 일본의 극우세력이 손을 잡은 상황을 내버려둔다면 극우세력 역사 왜곡은 계속될 것입니다. 이제 필요한 건 수사를 통해 김 씨의 불법성 여부를 제대로 밝히는 일입니다. 경찰이 김 씨의 신병을 확보하면서 수사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이는데요. 무엇보다 역사를 왜곡해 피해자들에게 또다시 깊은 상처를 주는 일에 대해서는 강력하고 단호하게 처벌할 수 있는 법적 판단과 집행이 이뤄져야 할 것입니다.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