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춘재, 화성 연쇄살인 사건 [자료사진]
서울중앙지법 민사906단독은 홍 씨의 자녀 2명이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소송에서 국가가 원고들에게 각각 3천800여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앞서 지난 3월 재판부는 화해 권고 결정을 통해 국가가 유족들에게 각 1억 8천여만 원을 지급하라고 했는데, 피고 측이 이의를 제기하면서 오늘 선고가 이뤄졌습니다.
그런데 원고들의 청구액 총 4억 7천여만 원 중에 16% 수준만 인정된 데다, 당초 화해 권고 액수보다도 훨씬 적은 액수 지급 판결이 나온 겁니다.
홍 씨의 유족 대리인인 박준영 변호사는 선고 직후 "누구로부터도 사과받지 못한 상태로 낙인 속에서 산 당사자와 그 가족들의 피해에 대해서 국가가 책임 있는 모습 보일 것으로 기대했지만 그러한 기대와 상당히 거리가 먼 판결"이라고 말했습니다.
변호인단에 따르면 홍 씨는 지난 1987년 5월 10일 화성 연쇄살인 사건 용의자로 몰려 경찰에 강제 연행됐다가 약 7일간 구속영장 없이 외부와 단절된 채 감금돼 조사받았습니다.
당시 경찰은 가혹 행위를 통해 홍 씨로부터 화성 연쇄살인 3·5·6차 사건에 대해 허위 자백을 받아냈고, 범행 당시 활용 도구 등 증거물을 조작하기도 했습니다.
이후 경찰은 언론에 홍 씨의 자백을 받았다고 발표했으며, 홍 씨는 가출한 부인에 대한 증오심으로 범행을 저질렀다는 등 정신이상자·변태성욕자로 언론에 보도됐습니다.
홍 씨는 사건 이후 사회적으로 고립된 채 알코올에 의존하다 간경화·간암을 진단받았고,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다가 지난 2002년 3월 사망했습니다.
박 변호사는 "낙인 속에서 힘들게 살아온 삶의 고통을 이렇게 몰라주나 하는 생각에 마음이 아프다"면서 "아쉬운 판결이지만 이 판결을 통해 화성 연쇄살인 사건으로 억울하게 수사받은 분들이 권리를 주장할 길이 열려있다는 사실이 알려지길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이춘재 연쇄살인 사건의 용의자로 몰려 유죄 판결을 받았다가 약 20년간 복역한 윤성여 씨와 그 가족들은 지난 2022년 총 21억 7천만 원의 국가배상 판결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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