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규탄하며 재선거를 요구하는 '잠실 개표소 봉쇄 시위'가 계속되고 있는 9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출입구 앞에서 경찰들이 교대하고 있다.
서울경찰청 기동대 소속 김 모 경정은 어제 오후 경찰 내부망에 '경권은 어디로'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며 "저는 송파 개표소 근무 개시일 기동대를 정문 근무에 투입하고 교대시킨 사람"이라고 운을 띄웠습니다.
이어 "끊임없이 같은 구호를 외쳐대는 시민들을 마주한 채, 그 엄청난 분위기에 압도되면서도 저보다 더 가까운 거리에서 수많은 함성과 조롱을 감내하신 대원분들을 보호해 낼 수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김 경정은 "기동대는 부대 단위의 임무가 제시되기 때문에 대원 개별적으로는 인내, 무대응이 강조되는 것이라 생각한다"면서도 "기동대원 개개인 역시 '1명'이고, 작정하고 퍼붓는 시비, 도발, 욕설 앞에서는 감정을 추스르기가 많이 힘들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집회는 미신고 집회이면서도 거시적으로는 질서정연한 모습을 보이며 지금까지는 당국의 제지를 거의 받지 않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이뤄지는 소규모의 불법과 일탈행위는 대부분 교정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김 경정은 "앞으로의 시위 양상은 어디까지 경찰이 용인해 줄 것인지를 시험하는 수준으로 번질지도 모른다"며 "그만큼 경찰에 가해지는 압박이 험악해질 것이고 우리의 인내심과 자존심은 그것을 견뎌낼 만큼 대단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김 경정은 지난 6일 새벽 서울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서 시위대에 둘러싸인 채 30분 넘게 "중국 공안"이라고 조롱당하며 욕설을 들었습니다.
시위대는 이런 상황이 담긴 영상을 '한국 경찰에 중국 공안이 잡입한 근거'라며 퍼날랐고, '알바비 받으러 나왔다', '테무산' 같은 조롱 댓글도 달렸습니다.
경찰청은 어제 "허위사실 유포 등으로 피해를 겪은 경찰관에 대해 경찰청 차원의 대응책을 찾겠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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