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민까지 구금하자 들끓는 미네소타‥"우리가 이 땅 첫 주인인데" [World Now]](http://image.imnews.imbc.com/news/2026/world/article/__icsFiles/afieldfile/2026/01/18/lyj260118_13.jpg)
이민 단속, ICE 요원의 총격에 30대 여성 르네 굿이 사망한 이후 열흘이 지났습니다. 사건이 발생한 미국 미네소타주는 안정을 찾기는커녕 연방정부와 주정부, 이민단속요원들과 주민들간의 긴장이 극도로 높아지고 있습니다. 르네 굿의 사망에 대한 시민들의 항의가 계속되자 트럼프 행정부는 기존 요원 1천여 명에 더해, 국경경비대와 ICE요원 2천 명을 증파했습니다. 불과 인구 70여만 명의 미니애폴리스-세인트폴, 쌍둥이 도시 지역에 연방 요원 수천 명이 투입된 것입니다. 사실상 계엄 상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는 작년 12월 초부터 미네소타주를 대상으로 시작된 이른바 '도심 대공세' 작전(Operation Metro Surge)의 일환입니다. 지금까지 공식 집계로, 2천5백여 명이 체포됐습니다. 미니애폴리스와 인근도시 세인트폴에선, 주택가는 물론 학교 주변까지 전술 복장을 입은 무장요원들이 서너 명씩 짝을 지어 검문을 하고 있습니다. 지역 교육당국은 통학용 차량을 멈춰세우고 단속을 벌인 사례까지 여러 건 보고됐다고 밝혔습니다. ICE요원들은 얼굴을 마스크로 가리고, 피자 가게나 식료품점 같은 곳까지 찾아가 공포 분위기를 조성합니다. 지난 주엔 '타겟'과 같은 대형 마트에서 일하고 있는 직원들을 끌고 가기도 했습니다. 주민들은 ICE요원을 발견하면 호라기를 불고 증거 자료를 남기기 위해 촬영하면서 맞서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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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은 이민당국이 유색 인종을 표적으로 삼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고 입을 모아 증언합니다. 백인이 아닌 유색 인종, 외국 억양이 섞인 말투를 보이면 신분을 증명하도록 요구 받습니다. 증명하지 못할 경우 체포와 구금 단계를 거칩니다. 유색 인종이지만, 미국에서 태어난 시민권자조차 예외가 아닙니다. 세인트폴의 주민 루이 에스코토는, 주차한 차에 있던 자신의 아내가 요원들에게 끌려갈 상황인 것을 보고 '패닉'에 빠져 신분증을 찾아 쫓아갔다고 충격적인 당시 상황을 CNN에 전했습니다. 그는 외모, 즉 피부색 때문에 구금 위협에 빠졌다고 받아들이고 있었습니다. 합리적 근거 없이 생김새만을 가지고 잠재적 범죄자 취급을 하는 셈입니다.
유색 인종을 우선 선별하는 방식의 단속 행태 때문에 아메리카 원주민들까지 이번 사태에 피해를 입고 있습니다. 미네소타 레드 레이크 부족 출신인 20살 호세 라미레즈는 식료품점 주차장에서 ICE요원에 수갑이 채워져 연행됐습니다. 함께 있던 이모가 비명을 지르며 '시민권자'라고 알렸지만 요원들은 아랑곳하지 않았습니다. 10시간가량 구금됐다 뒤늦게 풀려났습니다. 그는 등 윗부분 등을 가격 당해 상처를 입었고, 손목은 수갑에 베인 흔적이 남았습니다. 그는 지역 매체에 "영문을 모른 채 끌려갔다. 납치 당한 기분이었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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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 떠올리는 아메리카 원주민들
미국이라는 나라가 건설되기 이전부터 아메리카 대륙에 살던 원주민 입장에선 억울함을 넘어, 차별 받던 역사를 다시 환기시키는 사건입니다. 2등 시민 취급을 받던 아메리카 원주민은 1924년이 돼서야 미국 시민권을 부여받았습니다. 이전까지는 백인 남성과 결혼을 한 여성 원주민이나, 참전 군인, 부족 생활을 포기한 이탈자에 한해서만 제한적으로 미국 시민으로 인정했습니다. 미국 헌법이 미국에서 태어난 모든 사람을 미국 시민으로 규정했지만, 원주민들은 부족 사법권의 적용을 받으니 예외라는 이유에서였습니다. 외국인들에게나 적용하는 이민 단속 권한을 행사하는 것은, 다시 원주민들에게 "너희는 같은 미국인이 아니"라고 말하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미네소타주는 연방정부가 인정하는 부족만 11개가 존재할 정도로 아메리카 원주민과 밀접한 곳입니다. 주 이름 자체가 미니 소타 마코체(Mni Sota Makoce)라는 말에서 유래했습니다. 아메리카 원주민 다코타족 말로 '하늘 빛 물의 땅'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고 합니다. 오지브웨 종족의 배드 리버 출신인 크로우 벨코트는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여동생도 차 안에 있다가 단속 표적이 됐다고 했습니다. 그는 현재의 아이러니를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우리는 태초부터 여기에 있었는데, 우리가 누구인지를 증명해야 한다는 게 미친 짓 같다"고 말했습니다.
원주민 부족들은 단지 미네소타 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보고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호청크 부족은 "가택 방문 단속 소식까지 들리면서 위협이 집 앞까지 닥쳤다"고 우려했고, 락 두 플람보 부족은 "이 땅의 원주민으로서 우리의 정체성이 의심받거나 구금 구실이 돼선 안된다"고 ICE를 비판했습니다. 미국원주민권리기금은 성명에서 "인디언 거주지 전역에서 원주민들이 ICE 요원에게 불법적으로 검문당하고, 학대받거나 구금되는 것을 목격하고 있다"며 "이민 단속 과정에 '이 땅의 첫 주인들'을 가두는 이 역설을 간과하지 않겠다"고 규탄했습니다. 그러면서 "인종 선별, 영장없는 체포, 과잉 진압으로 점철된 폭력 작전은 즉각 중단돼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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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부족 대표와 운영위원회는 상황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행동 지침까지 만들어 전파하고 있습니다. 그중 제 1번은 항상 부족에서 발급한 부족 신분증을 항상 휴대하라는 내용입니다. 일부 부족에선 즉각적으로 신분이 드러나도록 부족 신분증을 '목에 걸고 다니라'고 권고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여권 보급률이 낮고, 있어도 평시에 휴대하지 않은 경우가 다수입니다. 주에 따라 서류 미비자들도 운전면허를 딸 수 있어 ICE요원들은 면허증만으로는 불법 체류 의심을 거두지 않습니다. 그러나 일단 구금부터 하고보는 공격적인 단속에, 이마저 힘을 잃기 일쑤입니다.
실제 최근 드라마 '더라스트오브어스'에 출연한 원주민 배우 일레인 마일스는 워싱턴주의 버스 정류장에서, ICE요원들의 검문을 받았다고 공개했습니다. 그녀는 부족 신분증을 제시했지만 요원들은 "누구나 이런 건 만들 수 있다. 가짜"라고 윽박질렀다고 폭로했습니다. 게다가 도시 생활을 하는 부족민 중 많은 수가 부족 신분증이 없는 경우가 많은데 이들은 "3백, 4백 킬로미터를 운전해 보호구역에 가서 신분증을 받는 것 자체가 쉬운 일이 아니"라고 설명했습니다.
국토안보부 대변인은 "'인종선별'은 무분별하고 역겨운 거짓"이라며 "피부색이나 인종이 아닌 이민 상태에 따라 작전을 펼치고 있다"고 즉각 반박했습니다. 하지만 공식 설명과 반대되는 정황이 곳곳에서 목격됩니다. 님코 오마르라는 이름의 여성은 자신의 SNS에 집에 돌아가는 길에 촬영한 영상을 공유했습니다. 영상에서 ICE 요원은 시민권자임을 밝히는 그녀에게, 집요하게 "어디에서 태어났는지"를 물었습니다. 주유소에서 촬영된 또다른 영상에선, 단속 요원은 반복해서 "미국에서 태어난 시민권자인지, 아니면 귀화했는지(naturalized)"를 캐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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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전을 이끄는 국경경비대장 그레고리 본지노는 현지시간 16일 우파 매체인 <뉴스네이션> 인터뷰에서, 항의 시위에 나선 이들을 "무정부주의자와 폭동꾼들"이라고 일컬으면서 "그들이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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