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민당 당 대회에서 기미가요 제창하는 자위관
그런데 당 대회 후 논란의 대상으로 떠오른 건 의외의 인물이었습니다. 바로 일본 국가인 기미가요를 제창하기 위해 무대에 오른 여성, 그런데 현역 자위대원입니다. 육상자위대 중앙음악대 소속 3등육조, 우리 기준으로는 하사에 해당하는 계급입니다. 그녀는 "육상자위대가 자랑하는 소프라노"라는 소개와 함께 제복차림으로 등장해 기미가요를 제창한 후 무대를 내려갔습니다.
이 같은 모습에 정치권에선 당장 자위대의 정치적 중립 의무를 위반한 게 아니냐는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자위대는 자위대법 제61조와 시행령을 통해 대원의 정치적 행위를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단순히 특정 정치인의 SNS 게시글에 '좋아요'를 누르거나 구독을 하는 행위도 발각 시 징계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이는 과거 일본 군부가 문민통제를 벗어나 전쟁으로 치달았던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한 장치입니다.

다카이치 총리와 고이즈미 신지로 방위대신 [자료사진]
총리는 지난 14일 관저에서 기자단의 질문에 "당일 회장에 도착할 때까지 자위관이 온다는 건 알지 못했다. 다만 해당 자위관은 직무가 아닌 개인 자격으로 오래전부터 알고 지낸 민간인의 의뢰를 받아 국가를 제창했다. 따라서 자위대법 제61조 1항에 대원의 정치적 행위 제한이 규정돼 있지만 국가 제창 자체는 정치적 행위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법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해명은 논란을 잠재우긴커녕 오히려 기름을 부었습니다. 무엇을 한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특정 당의 행사에 참석했다는 사실 자체가 문제라는 지적이 쏟아졌습니다. 한 야당 정치인은 "그냥 실수였다고 하면 될 일을 애먼 해명을 해서 해당 자위대원까지 욕을 먹게 만들고 있다"고 꼬집었습니다. 심지어 자민당 내에서도 "아무도 문제가 될 거로 생각하지 않은 게 문제"라는 비판이 나왔습니다.

기하라 미노루 관방장관 [자료사진]
위법이 아니라는 해명은 엄밀히 말해 아주 틀린 말은 아닙니다. 정치적 목적의 집회에 참석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긴 하나 참석의 목적에 따라 해석의 여지가 있기 때문입니다. 집회에 참석해 구호를 외치는 등 해당 정당에 대한 지지 의사를 표현했다면 정치적 중립 의무 위반이나 이번과 같이 국가를 부른 게 전부라면 빠져나갈 여지가 충분히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일본 방위성 청사 입구에서 경비를 서고 있는 자위대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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