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렌 소리와 함께 모든 것이 정지됩니다.
길을 걷던 시민들도, 시장 상인들도, 도로를 달리던 차들도 멈추고 차에서 내린 사람들도 두 손을 모으고 서 있을 뿐입니다.
현지시간 14일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홀로코스트'를 추모하는 모습입니다.
사이렌이 끝나자 정지화면이 풀리듯 사람들이 다시 움직입니다.
같은 시각 추념식에 참가한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 역시 예의를 갖춥니다.
대규모 학살이 자행됐던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는 연례 추모행사로 수많은 사람들이 이스라엘 국기를 몸에 두르고 행진했습니다.
자신들이 인류 역사상 최악의 '제노사이드 피해자'임을 거듭 각인하려는 듯합니다.
그런데 바로 그날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이스라엘의 무자비한 폭격에 3살 아이가 피투성이가 된 채로 병원에 실려왔습니다.
아이를 안고 온 아빠의 옷도 온통 피로 물들었습니다.
하지만 이미 마네킹처럼 하얗게 굳어버린 아이.
숨이 돌아오지 않는 아이의 손을 쓰다듬던 아빠는 결국 오열합니다.
흰 천에 감긴 아이는 마지막으로 아빠 품에 안겨 장례식장으로 옮겨지고, 작은 시신 옆에는 아이가 신고 있던 운동화가 놓였습니다.
그 신발마저 붉게 물들었습니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광장에는 어린아이의 신발 2만 켤레가 놓였습니다.
폭격과 기아로 가자지구에서 죽어간 어린이들을 잊지 말자며 진행된 행사입니다.
그리고 폴란드 국회에서는 이스라엘 국기에 '다윗의 별' 대신 '나치 문양'을 새겨넣은 깃발이 펼쳐졌습니다.
콘라드 베르코비치 의원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숨진 어린이가 우크라이나 전쟁 기간 사망한 어린이보다 몇 배 많다"며 "이스라엘 국기는 정확히 이런 모습이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폴란드 형법상 나치 상징물을 사용하면 최대 징역 3년형을 받습니다.
나치에 학살된 600만 명 중 절반 정도가 폴란드계 유대인인 것과 관련이 있습니다.
가해자 나치를 영원히 용서하지 말고 기억하자는 의미인데, 80년 뒤 그 나치는 이스라엘과 동일시되고 말았습니다.
팔레스타인 중앙통계국에 따르면 2023년 10월부터 2025년 12월까지 이스라엘 공격으로 생을 마친 팔레스타인 사람 가운데 18세 미만의 아동만 21,283명에 달합니다.
이란전 개전 이후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레바논에서 숨진 민간인도 2천여 명에 이릅니다.
세계
고은상
고은상
'나치를 닮아버린 피해자'‥추모일에 절규한 아버지
'나치를 닮아버린 피해자'‥추모일에 절규한 아버지
입력 2026-04-16 14:04 |
수정 2026-04-16 16:02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