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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타코' 아닌 '나쵸'‥월가는 왜 호르무즈 장기화에 베팅하나 [World Now]

트럼프 '타코' 아닌 '나쵸'‥월가는 왜 호르무즈 장기화에 베팅하나 [World Now]
입력 2026-05-12 17:53 | 수정 2026-05-12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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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럼프 '타코' 아닌 '나쵸'‥월가는 왜 호르무즈 장기화에 베팅하나 [World Now]
    뉴욕 월가에 새로운 투자 지침이 등장했습니다. 블룸버그의 칼럼니스트 하비에르 블라스는 지난달 29일, 월스트리트의 트레이더에게 들은 표현이라며 이렇게 적었습니다.

    "우리는 트럼프는 항상 겁먹고 물러선다(Trump always Chickens Out)는 타코(TACO)를 얻게 될 줄 알았다. 하지만, 지금껏 우리가 받은 건 나쵸(NACHO)다. '호르무즈가 열릴 가능성은 없다'(Not A Chance Hormuz Opens)"


    트럼프가 고율의 관세를 위협하다 협상 시한이 막바지에 오면 늘 물러난다는 유행어 '타코'가, 중동 호르무즈 해협 개방 문제를 두고 '나쵸'로 대체됐다는 취지입니다.

    블라스가 월가의 새 유행어를 전한 뒤로도 2주가 흘렀지만,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1/4이 이용하는 호르무즈 해협은 여전히 닫혀 있습니다. 주말 사이 이란의 미국 제안에 대한 답변을 보내오면 돌파구가 마련될 것이란 기대가 있었지만 이내 사그러들었습니다. 트럼프는 이란의 제안에 "쓰레기"라고 거친 표현으로 비난했고, 이란에 대한 추가 공격 가능성을 언급했습니다. 이란은 모든 대응 준비를 맞췄다며 "깜짝 놀라게 될 것"이라고 맞받았습니다.
    트럼프 '타코' 아닌 '나쵸'‥월가는 왜 호르무즈 장기화에 베팅하나 [World Now]

    하비에르 블라스 'X' 게시물

    월가에서 '나쵸 트레이드'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일시적인 충격에 그치지 않고 거시 경제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 보는 것을 의미합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에 따라 국제 유가는 상승세를 유지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월요일인 현지시간 11일 미국 유가는 2.8% 올라 배럴당 약 98달러에 마감됐고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도 직전 거래일의 4.364%에서 4.411%로 올랐습니다.

    호르무즈 해협 폐쇄로, 고유가가 인플레이션을 자극하면 연준이 금리를 내리기 어려워져 국채 가격이 떨어질 것이라고 보기 때문입니다. 실제 시카고상품거래소의 기준금리 기대치에 따르면, 연내 금리 인하 가능성은 5% 미만으로 전망됩니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은 현지시간 30일 온라인에 공개한 분석글에서, "호르무즈 봉쇄로 인한 경제적 피해가 훨씬 더 심각해질 때까지 열리지 않을 것"이라며 "나쵸(NACHO)는 맞는 것 같다"고 썼습니다.

    그는 글에서, 트럼프의 자존심과 무지, 그리고 합의 이행에 대한 이란의 불신, 이 세 가지 때문에 해협 재개방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먼저 트럼프는 자존심 때문에 "현재의 전략적 패배를 인정할 수 없고 이란으로부터 양보를 끌어낼 수 있다고 스스로 착각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주변의 참모들이 잘못된 정보를 주는 바람에 트럼프가 "이란의 송유관이 폭발할 것"이라는 착각이 강화된다는 것입니다.

    무엇보다 이란은 트럼프가 "손댈 수 있는 거의 모든 외교 합의를 어겨왔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신뢰할 수 있는 상대가 아니라고 보고 있습니다. 크루그먼은 트럼프가 "관세 부과를 통해 오랜 무역협정을 위반했고, 오바마 행정부 시절 이란 핵 합의도 폐기했다"고 꼬집었습니다.

    이란 입장에서 우라늄 비축분을 넘기고 미국의 봉쇄를 해제했을 때, 트럼프가 다시 봉쇄를 부활시키면서 새로운 요구를 해올 가능성을 우려할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란이 "자신의 전략적 위치를 약화시키는 양보를 하지 않을 것"이라는 게 합리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는 곧 호르무즈 사태의 장기화로 연결됩니다.

    경제 전문 방송인 미국 CNBC 역시 지난 8일 보도에서 "시장이 본질적으로 빠른 해결 가능성에 대한 희망을 잃고 있다"는 시장 분석가의 이야기를 전했습니다. 호르무즈 해협 통과 선박에 부과되는 전쟁 보험료가 전쟁 전보다 8배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리스크 분석으로 먹고 사는 보험사들이, 이 상황이 단기에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는 뜻입니다.

    그럼에도 주식시장은 사상 최고치를 연일 기록하며 뜨겁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주식시장에선 AI 투자 물결에 힘입은 광범위한 경기 호조가 에너지 시장의 가격 압박을 충분히 이겨낼 수 있다는 베팅이 지배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탄탄한 고용 시장과 반도체 기업들의 깜짝 실적이 낙관론을 뒷받침합니다.

    다만 모건스탠리 글로벌투자위원회는 현지시간 11일 "이 같은 괴리가 오래 지속될 수 있다고는 확신하지 않는다"고 경고의 목소리를 냈습니다. 대표적 네오콘 인사인 로버트 케이건도 이란이 "통행료를 요구할 수 있고, 우호국만 통행을 허가할 수 있다"면서, 이 경우 유가를 배럴당 150달러 또는 200달러까지 밀어 올릴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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