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사 1136명 추적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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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레이션 : 김미숙 (故 김용균 어머니)
최근 3년간 일터에서 추락사한 사람은 1,136명입니다. 하루에 1명인 셈입니다.
*2017-2019년 고용노동부 기준

산업 현장의 안전 규제를 강화한 '김용균법'이 올해 1월부터 시행됐지만, 올 들어서도 91명이 일하다 떨어져 숨졌습니다.

사람이, 또 떨어집니다.
막을 순 없을까요?
1,136명의 죽음을 하나하나 되짚었습니다.
첫번째 이야기

누가 떨어지나?
가장 낮은 곳에서 떨어지는 사람들.
추락사 노동자의 안전모
추락사한 노동자들이 마지막 순간까지 쓰고 있던 안전모입니다.
내레이션 : 김미숙 (故 김용군 어머니)
출근 사흘째되던 날 사망한 26살 김태규 씨의 안전모입니다.
문이 닫히지도 않은 승강기를 타고 폐자재를 나르다 추락했습니다.

김 씨 같은 20대 청년노동자 24명이 일하다 떨어져 죽었습니다.
내레이션 : 김미숙 (故 김용군 어머니)
공장 지붕을 수리하던 50대 노동자 양 모 씨가 신고 있던 안전화입니다.
12m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양 씨는 하청업체 소속이었습니다.

건설 현장에서 추락사한 사람 중 절반은 하청노동자입니다. 모두 406명입니다.
내레이션 : 김미숙 (故 김용군 어머니)
13m 높이에서 철골을 조립하다 추락한 59살 이 모 씨의 안전모입니다.
이 씨는 25년 경력의 베테랑이었지만, 하루하루 일당을 받았습니다.

사망자 10명 중 7명이 일용직입니다. 모두 786명 입니다.
근로계약서 한 장 없는 노동자도 많습니다.
내레이션 : 김미숙 (故 김용군 어머니)
추락방지망에 걸려 가까스로 구조됐다 사망한 중국동포 이 모 씨의 안전모입니다.
혼자 일하다 떨어져 정확한 사고 원인 조차 알 수 없습니다.

사망자 중 일자리를 찾아 이역만리 국경을 넘어온 외국인노동자도 84명입니다.
내레이션 : 김미숙 (故 김용군 어머니)
류현철 | 직업환경의학 전문의

"위험이, 가장 사회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자신의 의사 표명을 하기 힘들거나 소외돼있는 계층들이 많이 갖고 가게 되는 구조라는거예요. 하청, 그다음 사외하청 그러다가도 이주노동자, 아니면 고령노동자, 이런 식으로 그 위험 업무를 도맡아 하는 사람들이 계속 그런 식으로 변해가고 있죠."
추락 높이(명)
2m 이상 높이에서 일할 때 의무화된 안전벨트.
안전벨트를 못 받았거나 있어도 고리를 낄데가 없어서 숨진 노동자는 모두 669명입니다.

법만 제대로 지켰어도 막을 수 있는 죽음이었습니다.
김효완 | 엘시티 추락사고 생존자

"동료들이 내려가면서 발버둥 치면서 살려고 하는 그 모습이 지금도 안 잊어버리고. 아마 영원히 못 잊어버릴 것 같습니다."
한 눈에 보는 추락사망 노동자
* 가느다란 선 하나가 추락사망한 노동자 한 명을 나타냅니다.
선이 굵을수록 해당 항목에 속하는 노동자가 많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 항목 하나를 선택하면 전체 특징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두번째 이야기

왜 반복되나?
재-재-재하청의 늪.
건설현장에서는 재하도급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습니다. *건설산업기본법 29조
하도급 단계마다 공사비가 깎이면 값싼 자재를 쓰거나 사람을 덜 부리게 되고, 부실공사로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안전에도 치명적입니다.
1년 전, 49살 최 모씨가 추락한 순천의 한 아파트 모델하우스 공사현장입니다.
부실하게 지어진 철골 기둥이 넘어지면서 최 씨는 6m 높이에서 떨어졌습니다.

최 씨의 안전을 지켜줄 수 있는 건 안전모 하나 뿐이었습니다.
재-재-재하청의 늪
call 아이콘을 클릭하면 각 업체와의 통화내역을 들을 수 있습니다.
원청 ca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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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청1call
arrow_right_alt
하청2call
arrow_right_alt
하청3ca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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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청4call
사고가 발생한 곳은 무려 네번이나 하청을 준 재-재-재하청 공사현장이었습니다.
당초 1억 350만원인 공사비는 하도급 단계를 거치며 3천 1백만원까지 줄었습니다.

안전비용은 발주 때부터 잡혀있지 않았습니다.

이런 불법하도급은 이렇게 사망사고가 나기 전까지는 밝혀지기도 어렵지만,
설사 밝혀진다고 하더라도 처벌받는 경우는 극히 드뭅니다.

MBC가 추락사 중 불법하도급이 의심되는 11건을 뽑아서
처벌 여부를 국토부에 확인했더니
처벌 받은 것은 단 한 건에 불과했습니다.

네 차례나 하도급을 넘긴 순천 모델하우스 공사현장도
불법하도급으로는 처벌받지 않았습니다. 왜 그럴까요?
전인재 | 국토부 건설정책과

“불법하도급이라는게 업체들이 서류상으로는 완벽하게 구성을 해 놓기 때문에 적발 자체가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경찰이나 고용부나 금융당국이나 이런 데에서 의심되는 이런 정보가 (국토부로) 오면 훨씬 더 단속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데 그런 부분이 좀 부족한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건설업계에 불법하도급이 만연하다는 것은 잘 알려져있지만,
작년에 진행된 총 23만 6천건의 공사중 불법하도급으로 적발된 것은 113건,
0.0005% 입니다.* 국토교통부 통계
추락사 1136명 추적 보도
*인터랙티브 뉴스를 주제별로 볼 수 있습니다.
*세번째 이야기는 내일(7월 1일) 공개됩니다.
첫번째 이야기
누가 떨어지나?
낮은 곳에서 떨어지는 사람들.
두번째 이야기
왜 반복되나?
재-재-재하청의 늪.
세번째 이야기
판결문은 알고 있다
생명보다 돈
네번째 이야기
기울어진 양형기준
안전을 지킬 이유가 없다.
다섯번째 이야기
벌금은 감당하기 어려워야
영국의 '기업살인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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