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가 소변이 마려운데
망 좀 봐줄래?”

7살 지수(가명)는 손목을 잡힌 채
주차장으로 끌려갔습니다.

“아이스크림 사줄까?
과자를 사줄까?”

9살 슬기(가명)는 “코털이 삐져나온 아저씨”를
이리저리 피했지만
검은 손길에선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나쁜 짓 안하고
엄마한테 데려다 줄게"

책상 밑으로 도망다니던 6살 유나(가명)를
아저씨가 껴안았습니다.

“112에 신고했죠…
사람 죽이기 전에 빨리 오라고...”

아빠는 울고 있는 유나(가명) 옆에서
그 놈을 봤습니다.

"내 딸이 전자발찌를 봤습니다"


전자발찌를 차고 저지른 범죄 218건.
*2017년 ~ 2019년 09월

피해자 334명은,
성범죄, 살인, 강도, 유괴 같은 끔찍한 범행과 마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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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범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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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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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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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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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상

이 가운데
13세 미만 아동에게 저지른 범행은 17건.

피해 아동 28명의 평균 나이는 9.28세.
가장 어린 아이는 5살이었습니다.

모두 아이들이 가장 안전해야할 공간에서 벌어졌습니다.

*사진을 클릭하면 사건 내용을 볼 수 있습니다.
성인을 노린
성범죄와는 달랐습니다.



범행 장소
전자발찌를 찬 그들은
학교 근처, 놀이터 등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범행 대상을 직접 찾아나섰습니다.



범행 시각

범행은 하굣길에 집중됐습니다.
아이들이 혼자인 짧은 시간을 노리는 겁니다




전자발찌를 찬 채
아동을 성폭행한 사건만 4건 입니다.


전자발찌, 채우면 끝일까요?

MBC 탐사기획팀이
13세 미만 아동에게 검은 손길을 뻗친
전자발찌를 찬 그 놈, 17명을 추적했습니다.

“강아지하고 산에 가서 놀자"

9살 현지(가명)를 차에 태워
산으로 데려가 성폭행했습니다.
범행은 두 차례 더 이어졌습니다.

전자발찌를 차고 어떻게 초등학교 운동장까지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었을까?

이전에도 강아지를 안고 있던
6살 여자아이를 성추행하는 등
아이들에게만 두차례 몹쓸 짓을 했습니다.

전자발찌, 이렇게 뚫렸다.


전자발찌를 찬 채
13살 미만 아동들에게 성범죄를 저지른 그 놈, 17명입니다.

전자발찌를 차고 있는데
어떻게 아이들에게 또다시 범행을 저지를 수 있었을까요?

*인물을 클릭하면 해당 인물의 범죄 이력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판사봉을 클릭하시면 직접 판사가 돼 전자발찌 준수사항을 부과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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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순간에도
13세 미만 대상 성범죄를 저질러
전자발찌를 부착한 사람 604명 중 402명
어린이 보호구역을 자유롭게 다니고 있습니다.
*자료출처: 법무부

3명 중 2명인 셈입니다
교도소에서 온 편지

전자발찌는 상당히 위험한 것입니다.
교도소에서 나가면 아무것도 할 수가 없습니다.

전자발찌 하고는 얼마 안되어 다시 들어옵니다.
여기서는 살아 있어도 사는 것이 아닙니다.

모든 사람이 죽을 죄를 졌지만
전자발찌만은 안했으면 합니다.

왜 안 하면 살 수가 없습니까…
이 편지를 보내온 천OO는
아동 대상 연쇄 성범죄자 입니다.
천OO 범행기록
0000년(연도 미상)
3세 여자아이를 강제 추행
#기소유예

2010년
강아지를 안고 있던 6세 여자아이를 강제 추행
#징역 3년 #신상공개 5년 #전자발찌 부착 6년
2013년
출소와 함께 전자발찌 부착
2016년 ~ 2017년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놀던 9세 여자아이를 강아지로 유인해 야산, 집에서 세차례 성폭행

#징역 15년 #신상공개 10년 #전자발찌 부착 20년
2017년 ~ 2032년
징역 15년 선고받고 복역 중

전자발찌는 소용없다는 투로 이야기하는데,
전문가들은 이렇게 분석합니다.
인터뷰 텍스트로 읽기
권일용 (동국대 교수)
전자발찌가 소용이 없다고 하는 본인의 진술은 어느 정도 시점까지는 내가 이 제약을 받겠지만, 내가 나를 통제하지 못할 정도가 되면 전자발찌를 차고 있더라도 내가 성범죄를 저지를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 본인이 인식하고 있다.


이수정 (경기대 교수)
'전자발찌는 굉장히 위험하고 힘들다' 그만큼 전자발찌에 대한 이해도가 없는거예요. 채워놔도 귀찮고 힘들고 굉장히 챙기기 어려운 장치, 나를 괴롭히는 장치. 그래서 그 장치가 목적하는 바가 뭐냐를 이해를 못하는 거지...

상황 판단력도 결함이 있으면서 그런 충동 조절도 안 되는데 더군다나 소아성애적 경향이 있다. 사실 전자감독에는 매우 언핏(부적합). 부적합한 사람들이다.


전자발찌, 보완책은?


지난 3월 이른바 “조두순법"이 통과됐습니다.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성폭력 범죄를 저지른 사람 중
재범 위험성이 현저히 높은 사람은
보호관찰관이 1:1로 전담 관리해야 한다는 내용입니다.

법무부는 성범죄를 두차례 이상 저지르고,
정신질환 전력이 있는 194명이 그 대상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인력 부족”으로
이 중 6명만 1:1 관리를 하고 있습니다.
*서울, 거창, 부천, 춘천, 정읍, 청주 보호관찰소
1:1 관리 진행 지역

현재 보호관찰관은
1인당 4명에서 23명까지 관리합니다.
(1:1 전담 제외)
미국 테네시 미국 플로리다 영국
보호관찰관
1인당
관리 대상자
5 8 9
*자료출처 : 법무부

앞으로 1:1 관리 대상자가 더 늘어나면
나머지 전자발찌 부착자들에 대한 관리는
상대적으로 소홀해질 수 밖에 없습니다.

*지도를 클릭하면 각 지역의 보호관찰관 1인당 관리대상자 명수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겸임직원의 경우 일반보호관찰 대상자 10명을 전자발찌 부착자 1인으로 치환해 계산했습니다.
보호관찰관 1명당 관리 대상자 수 현황 (관찰소별)

탐사기획팀이 최근 3년치 자료를 분석했더니,
보호관찰관 1명이 담당하는
전자발찌 부착자가 많으면 많을 수록
재범횟수가 더 높은 경향을 보였습니다.



전문가들은 치료 등
근본적인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인터뷰 텍스트로 읽기
권일용 (동국대 교수)
외국같은 경우에는 개별적으로 범행이 동기화되는 것을 면밀히 분석해서 최소한 다섯명이 넘지않는 상황에서 집중적인 치료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고요.

단 한 건의 범죄가 또 일어난다고 하더라도 도저히 회복될 수 없는 피해이기 때문에 이 자(재범자)들이 범행을 더 이상 저지르지 않게 예방할 수 있는 것에 더 많은 노력들이 투자되어야...


이수정 (경기대 교수)
바깥에서 사회생활을 하기에는 너무나 사리분별력이 없기 때문에 세금을 내서라도 안전하게 제한된 공간 내에서 인간적인 대접을 하면서 치료를 제공하는 것이 그게 어쩌면 훨씬 더 필요한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현재로선 전자발찌 부착자를 잘 관리하는 것이 최선인데요,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운영할 수 있을지 알아봤습니다.

뉴스데스크에서 보도합니다.

전자발찌 착용현황


전자발찌를 찬 사람들은 매년 늘어나고 있습니다.
2019년 7월 현재 3,057명이 전자발찌를 차고 있습니다.
*데이터 출처: 법무부

전자발찌 부착 원인 (명)

전자발찌를 찬 채 재범을 하는 사람도,
재범율도 높아지는 추세입니다.
전자발찌 부착자 재범 현황 (명)
전자발찌 부착자 재범률 추이 (%)

전국 57개 보호관찰소가 관리감독하는
전자발찌 부착자는 3,057명입니다.

서울관찰소(147명), 수원관찰소(141명), 인천관찰소(140명) 순으로 많습니다.
*데이터 출처: 법무부에 정보공개 청구
* 지도를 클릭하면 해당지역의 정보를 보실 수 있습니다.

기획 MBC 탐사기획팀
디자인/시각화 이준원
일러스트 @Macaumacaron (instagram)
리서처/AD 김유나·김규희/최유림
영상편집 정소민
문의 seul@mbc.co.kr (MBC 탐사기획팀 장슬기 데이터 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