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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웅

[스포츠라이트] '국대 공격수' 이호재 "내가 6평 원룸에서 지내는 이유는‥"

[스포츠라이트] '국대 공격수' 이호재 \"내가 6평 원룸에서 지내는 이유는‥\"
입력 2025-07-30 17:29 | 수정 2025-07-30 19:12
'역대급 폭염'이 찾아온 해로 남을 2025년. 누군가에겐 올해가 특별한 '뜨거움'으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K리그에서 가장 뜨거운 스트라이커, 포항 이호재 이야기인데요. 지난 19일 전북전 중거리 원더골로 모두를 놀라게 한 이호재는 지난 27일 대구전 페널티킥 결승골로 시즌 10호 골을 달성했습니다. 프로 데뷔 5번째 시즌에 첫 두 자릿수 득점으로 커리어하이 시즌을 확정한 데 이어 득점 선두 전진우를 두 골 차로 따라붙었는데요. 이번 달 초엔 꿈에 그리던 태극마크를 처음 달고 동아시안컵에서 A매치 데뷔골까지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내년 북중미 월드컵 승선 가능성까지 피어오르고 있는 이호재를 지난 23일 포항 송라 클럽하우스에서 만나봤습니다.
■ 6평 원룸을 고집하는 이유‥"축구에 집중하고 싶어서"

포항 구단 관계자들이 만날 때마다 전하는 이야기가 있었는데요. 이호재가 프로 생활 5년 내내 숙소에서 제공하는 원룸 생활을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신인급 선수가 아닌 이상, 5년이나 숙소 생활을 고집하는 건 이례적입니다. 그래서 직접 방을 찾아가 봤습니다. 약 6평짜리 원룸에 침대 하나에 작은 책상이 전부. 특이한 건 침대 옆 이동식 TV였는데요. 자기 전, 침대에 누워 자신이 득점한 경기를 비롯해 맨유 경기와 홀란 골 영상들을 주로 보는 용도라고 했습니다.
키 192cm 이호재에게 침대 사이즈가 조금 작지 않나 싶던 찰나, 이호재는 제게 선뜻 한번 옆에 누워도 괜찮다고 제안했습니다. 그리고는 자신이 잠들기 전 그리는 상상을 설명해줬습니다. "(이)태석이가 크로스 올렸을 때 제가 뒷공간으로 움직일지 상상하고, 어떻게 슈팅을 하고 어떤 세리머니를 할지까지 생각해요".

축구에 대한 몰입이 남다른 이호재는 숙소 생활의 고집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창문 너머 제가 좋아하는 월포 해수욕장도 보이고요. 4개의 구장과 웨이트 훈련장도 바로 눈앞에 있어요. 여기서 저는 축구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어요. 여기가 편해요."
■ '투박한 퍼스트 터치?'‥"일부러 그런 겁니다"

이호재가 가장 자신 있는 건 역시 슈팅입니다. "일단 하나 걸리면 들어간다는 확신이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는데요. 그런데 이호재가 넣는 골들을 자세히 살펴보면 특이점이 있습니다. 상대 수비를 달고도 강력한 슈팅으로 득점을 만들어낸다는 건데, 수원FC전 터닝슛과 전북전 중거리포가 그렇습니다. 특히 전북전 슈팅의 xG값은 0.05, 그러니까 일반적으로 득점 확률이 5% 정도 밖에 되지 않는 상황이었는데요. ‘퍼스트 터치가 투박하다’는 지적도 있지만, 오히려 그것은 '의도된 기술'이라고 합니다. 실제로 이호재는 훈련장에 나가서 자신의 슈팅 메커니즘을 직접 보여주며 "슈팅 각도를 만들 때 나는 일부러 뒤로 공을 쳐 놓는다"면서 "나는 항상 수비가 달려 있는 공격수이기 때문에 수비의 발을 피하려면 뒤로 쳐놓고 슈팅해야 하고, 그건 자신 있다"고 말했습니다.
■ '월드컵에 갈 스트라이커는 누구?'‥"정통 9번이든 폴스 나인이든 다 자신 있어요"

현재 축구대표팀의 스트라이커 경쟁은 점점 심화되고 있습니다. 유럽파 오현규와 J리거 오세훈, 대전 주민규가 각축을 벌이던 경쟁에 이호재도 동아시안컵을 통해 제대로 뛰어들었습니다. 스스로 느끼는 강점이 궁금했습니다. 이호재는 "저는 골고루 다 잘할 수 있다"고 입을 떼며 "정통 9번 스타일처럼 힘 싸움과 헤더에도 강점이 있고, '폴스 나인'처럼 내려와서 연결해주고 뒷공간으로 침투하는 움직임도 잘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습니다.

손흥민과 이강인 등 유럽파까지 소집해 치를 9월 북중미 원정 평가전은 이호재에게도 큰 동기부여가 되고 있습니다. "9월에 소집되고 월드컵까지 가려면 리그에서 꾸준히 좋은 폼을 유지하는 게 제일 중요하고 더 발전된 모습을 보여야 홍명보 감독님께서 꾸준히 뽑아주지 않을까 생각한다"는 이호재. 동아시안컵 때 홍명보 감독으로부터 "터치에 세밀함을 갖추고, 몸에 힘을 더 빼면 경기가 더 잘 풀릴 것"이라는 특별 조언을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K-홀란'이라는 별명과 함께 지난해부터 유럽의 관심도 여러 차례 받아왔지만 이호재의 시선은 태극마크로 향해 있었습니다. 이호재는 "동아시안컵도 있고, 9월 대표팀 소집도 있고, 내년 월드컵도 있어서 포항이라는 소속팀에서 좀 더 잘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잔류 이유를 밝혔는데요. 그러면서 "시즌 초 두 자릿수 득점이 목표였는데 지금 새 목표는 시즌 15골"이라고 포부를 드러냈습니다.

우리나라의 월드컵 득점 가운데 3년 전 카타르월드컵에서 조규성이 넣은 골들이 제일 기억에 남는다는 이호재. '2026년 이호재'는 '2022년 조규성'이 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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