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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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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라이트] '세리머니 장인' 김진규 "전북, 다음 달이면 조기 우승"
[스포츠라이트] '세리머니 장인' 김진규 \"전북, 다음 달이면 조기 우승\"
입력
2025-08-01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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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5-08-01 16:06

리그에서도 김진규는 '물 만난 물고기' 그 자체입니다. 전북이 리그 20경기 무패를 달리는 동안, K리그1 개인 최다인 4골을 기록한 김진규는 전북 중원의 핵심으로 맹활약 중인데요. 여기에 월드컵 예선과 동아시안컵도 다녀왔으니 요즘 축구가 잘 되어도 너무 잘 되는 듯 보입니다. 김진규 선수는 이번 시즌을 어떻게 느끼고 있을까요? 뉴캐슬 경기 당일, 오전에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직전 광주 경기에서도 공룡 세리머니를 펼친 터라 세리머니 이유부터 물어봤습니다. 김진규는 "아들이 두 돌인데, 집에서 항상 TV로 경기를 챙겨본다"면서 "혹시나 내가 골을 넣으면 '아들이 좋아하는 공룡 동작을 해야 집에서 더 재미있게 보지 않을까?' 생각하고 만든 세리머니"라고 말했습니다. 흥미로운 건 동료들이 달려와 함께 공룡 군단을 이룬다는 건데요. 김진규는 "진우가 갑자기 '형 공룡하자!'라고 말해줬고 다른 선수들이 그렇게 적극적으로 먼저 하자고 하고 참여해 줘서 고마운 마음"이라고 웃어 보였습니다. 또 "결혼을 하니 확실히 책임감과 안정감이 생긴다"며 최근 활약엔 가정의 공도 있다는 걸 빼먹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김진규가 시즌 초부터 행복했던 건 아닙니다. 시즌 초반 포옛 감독의 구상에서 자주 제외됐었는데요. 김진규는 "잘 겪어보지 못한 시간이라서 처음에는 여러 생각이 많았다"면서 "그냥 내 할 일에 집중하고 묵묵히 운동했더니 기회가 왔을 때 잘 잡을 수 있었다"고 반추했습니다.
지금은 포옛 감독을 어떻게 생각할까요. 김진규는 자신이 겪어온 지도자들과 포옛 감독이 다른 점을 크게 3가지 면으로 나눠 설명했습니다. 첫째는 '간단함'이었습니다. 김진규는 "포옛 감독의 축구에 대한 접근 방식이 간단하다"고 운을 떼며 "본인이 정해놓은 축구 철학이 좋든 안 좋든 그 철학이 맞다고 말씀하시는데 선수들 처지에서는 이해하기도 편하고 포지션별 주문 내용도 그렇게 복잡하지가 않다"고 말했습니다. 둘째는 '자율'이었습니다. 훈련과 생활에 있어서 자율적인 면을 강조하는 포옛 감독의 스타일이 좋다는 김진규는 선수들하고 스스럼없는 모습도 인상적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마지막으로는 '동기부여'였는데요. "우리가 계속 무패 행진을 달리는 건 감독님의 동기부여 스피치가 큰 몫을 차지한다"면서 "선수들이 나태해질 때 정신을 차릴 수 있게끔 자주 연설을 하신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리그 최고 수준으로 거듭난 '중원 3인방'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습니다. "(박)진섭이 형은 수비적으로 워낙 뒤에서 잘 받쳐주고 있어서 내가 마음 편하게 공격할 수 있고 상윤이는 활동량도 많고 공도 잘 차고 경기에 대한 이해도도 좋다"고 치켜세우며 "같이 뛰는 나는 크게 생각할 거 없이 잘할 수 있는 것만 집중해서 뛴다"고 오히려 자신은 한껏 낮췄습니다.

그렇다면 전북 선수들은 요즘 만나면 무슨 말을 하는지 궁금해졌습니다. 김진규는 "'얼마나 빨리 리그 우승을 확정 지을까' 이야기한다"면서 "대표팀에 대한 이야기는 오히려 안 하고 리그 조기 우승과 코리아컵 우승을 모두 따내자는 이야기를 가장 많이 한다"고 말했습니다. '조기 우승'이 이뤄진다면 언제쯤일지도 물었습니다. 김진규는 밝은 웃음과 함께 "지금 흐름이면 한 9월이면 끝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드러냈습니다.
마지막으로 김진규에게 3년 전 좌절된 월드컵 무대에 대한 생각을 물었습니다. 김진규는 "초심을 잃지 않고 최대한 팀이 빨리 우승할 수 있는데 집중하다 보면 대표팀하고도 '좋은 인연'이 생길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는데요. 9월은 김진규가 말한 '조기 우승'의 달이자 대표팀의 미국 평가전이 있는 달입니다. 김진규에게 9월은 '약속의 달'이 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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