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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진석

[스포츠라이트] '뛰었다 하면 명장면' NC '악바리' 최정원‥"제가 롤모델 됐으면‥"

[스포츠라이트] '뛰었다 하면 명장면' NC '악바리' 최정원‥\"제가 롤모델 됐으면‥\"
입력 2025-08-22 18:47 | 수정 2025-08-25 16:07
'악바리' 하면 어떤 선수가 떠오르시나요? 요즘 근성 있는 모습으로 유독 화제를 모으는 선수가 있습니다. NC 다이노스 최정원입니다. 상대 내야를 휘젓는 빠른 발, 주력을 활용한 수비까지. 주전들의 공백을 메우다 이제 팀에 없어서는 안 될 선수로 성장했는데요. '흙 묻은 유니폼'이 누구보다 익숙한 최정원 선수의 이야기입니다.
■ 감독도 놀라게 하는 플레이‥"아직도 돌려봐요"

지난 16일 한화를 상대로 선보인 질주는 놀라움 그 자체였습니다. 내야 안타로 출루한 뒤 곧바로 2루를 훔쳤고, 폭투가 나오자 3루를 거쳐 단숨에 홈까지 파고들었습니다. 빠른 발로 만든 귀중한 쐐기점이었습니다. 최정원은 "과감함이 있어야 더 좋은 결과로 이어진다"고 말합니다. 당시 3루에 있던 박용근 코치가 홈까지 달릴 것을 주문했지만, "코치님 지시가 없었어도 그렇게 판단했을 것 같다"고 회상했습니다.

최정원에게 이런 장면은 처음이 아닙니다. 태그 직전 팔을 바꾸는 절묘한 슬라이딩으로 득점에 성공하는가 하면 지난 6월 LG전에선 수비가 허둥대는 틈을 타 1루부터 홈까지 거침없이 내달렸습니다.

그렇다면 자신이 생각하는 최고의 명장면은 무엇일까요? 지난해 4월 한화와의 경기에서 희생번트에 1루부터 3루까지 질주한 순간이 "가장 짜릿했다"고 합니다. 1루 주자였던 최정원은 3루수가 희생번트를 처리하기 위해 전진하고 3루 베이스를 잠시 비우자 과감하게 2루를 거쳐 3루까지 달렸습니다. 이 장면이 본인을 가장 잘 설명한다고 했습니다. "아직도 당시 영상을 돌려본다"고도 말했습니다. 강인권 당시 NC 감독이 감탄하는 모습도 중계방송에 포착됐는데, 경기가 끝난 뒤 그 모습을 본 최정원은 "원래 리액션이 없는 분이라 놀랐다"면서 '내가 한 건 했구나'하는 생각에 뿌듯했다고 돌아봤습니다.
■ 주루의 비결은? "나의 무기는 전투력"

뛰었다 하면 명장면을 연출하는 최정원. 가장 자신있는 건 '전투력'입니다. 인터뷰 자리에선 아직 수줍음을 숨기지 못하지만 그라운드에서만큼은 지는 것이 싫어 누구보다 전투적으로 달립니다. "근성에서는 남들보다 자신있다"고 말할 정도입니다. 그 근성을 증명하는 건 이제 최정원의 상징이 된 흙 묻은 유니폼입니다. 최정원은 "항상 어렸을 때부터 그렇게 야구를 해왔고 그게 원래 나의 모습"이라고 강조했습니다.
■ "언젠가는 박해민 선배 같은 수비를…"

최정원은 더이상 주루만 빛나는 선수가 아닙니다. 사흘 전 중견수로 출전해 김성윤의 타구를 낚아챈 장면은 모두를 놀라게 했습니다. 이 수비로 잠시나마 LG 박해민을 떠올린 팬들도 있었습니다. 박해민과의 비교엔 "아직 과분하다"며 고개를 저었습니다. 또 "박해민 선배의 수비를 볼 때마다 놀란다"며 "언젠가는 박해민 선배 같은 호수비를 많이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기대도 내비쳤습니다.

더 놀라운 건 매일 다른 포지션을 소화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지난 5월 더블헤더 특별 엔트리에 포함돼 2루 수비를 안정적으로 소화했고, 이후에는 외야 주전 선수가 부상으로 빠질 때마다 그 자리도 메웠습니다. 어느 포지션이 가장 자신있냐는 질문에 최정원은 "2루수와 외야수 모두 어려운 포지션"이라며 "그래서 준비를 잘 하려고 노력할 뿐"이라고 겸손을 드러냈습니다. 아직 수비 완성도가 아쉽다는 평가도 받지만, 성장하고 있는 건 분명합니다.
■ 통산 첫 끝내기 안타‥"올해 최고의 순간"

후반기에는 타격에서도 의미있는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어제(21일) 삼성과의 홈 경기에서도 8회 역전승의 발판을 놓았습니다. 중전 안타로 출루한 뒤 서호철의 홈런에 홈을 밟아 결국 결승 득점까지 올렸습니다.

지난 2일 kt전에선 개인 통산 첫 끝내기 안타를 때려냈습니다. 최고의 마무리 투수, 박영현을 상대로 친 안타라 더 짜릿했는데요. 정작 본인은 "칠 수 있을 거란 자신감이 있었다"며 "꼭 직접 해결하고 싶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승리를 결정지은 뒤 어린 아이처럼 기뻐하던 최정원의 표정은 이 선수가 가진 '간절함'을 보여주는 듯합니다. 평생 못 칠 수도 있는 끝내기 안타라 올 시즌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라고 합니다.

끝내기 안타가 자신감을 심어줬을까요. 최정원은 어제까지 8월 월간 타율 0.384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 변함없는 목표‥"악바리로 불리고 싶어요"

팬들에게 여러 별명으로 불리는 최정원. 직접 불리고 싶은 별명이 딱 하나 있다고 합니다.

“악바리 하면 제 이름부터 생각날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예요.”

2020년 프로에 데뷔한 최정원은 줄곧 대주자로 기용됐습니다. 많은 기회를 받지는 못했지만 언제나 근성 있는 플레이로 팀에 에너지를 불어넣었습니다. 재작년 6월 상무에서 전역한 후에는 반복된 부상에 좀처럼 기회를 얻지 못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최정원은 그 어려웠던 시간이 자신에겐 원동력이었다고 말합니다. “부상의 시간이 길어지다 보니까 야구에 대한 소중함도 깨닫는 것 같고 전투력도 더 끓어오르더라고요.”

NC의 '악바리'가 되고 싶었던 신인 시절의 마음은 지금도 변함이 없습니다. "항상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멋있다"며 근성 있는 선수가 되겠다고 다짐한 최정원, KBO를 대표하는 '악바리'로 기억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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