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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진석

[스포츠라이트] '푸스카스상 도전?' 박태용‥"장거리 원더골의 비결은요‥"

[스포츠라이트] '푸스카스상 도전?' 박태용‥\"장거리 원더골의 비결은요‥\"
입력 2025-09-02 19:19 | 수정 2025-09-02 19:22
지난달 23일 K리그2에서 믿기 힘든 골이 터졌습니다. 경남 박태용이 하프라인 뒤에서 패스를 받아 지체없이 날린 슈팅이 성남의 골망을 흔들었습니다.

이 선수의 장거리 골은 처음이 아니었습니다. 전남에서 뛰던 지난해, 서울 이랜드와의 시즌 최종전에선 센터 서클 부근에서 발리 슈팅으로 골을 터뜨렸습니다. 이 골은 리그 선정 K리그2 시즌 최고의 골로 뽑히기도 했는데요. '장거리 슈팅'만큼은 자신 있다는 경남 미드필더 박태용 선수를 만나봤습니다.
■ 푸스카스상? "생각해 봤어요"

박태용의 골은 같은 달 대구 세징야가 서울을 상대로 터뜨린 하프라인 골을 떠오르게 했습니다. 평소 훈련에서도 이런 과감한 슈팅을 자주 시도할 만큼 원더골 욕심이 있다는 박태용. "세징야 선수의 골을 보고 '나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었는데 이런 기회가 찾아왔다"고 털어놓았습니다. '누구의 골이 더 멋있다고 생각하냐'는 질문엔 "세징야 선수의 골도 멋있었지만 세밀함 측면에서 제 골이 더 멋있지 않나 싶다"며 솔직한 답을 내놓았습니다.

K리그에선 슈팅 비거리가 측정되지 않지만, 육안으로 봐도 하프라인 뒤에서 찬 것이 분명했습니다. 사실상 올 시즌 리그 '최장 거리 골'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그래서 궁금해졌습니다. 국제축구연맹 FIFA가 한 해 동안 가장 멋진 골을 넣은 선수에게 수여하는 '푸스카스상' 수상 가능성도 있을까요?

'푸스카스상을 생각한 적이 없냐'는 질문에 박태용은 "작년에도 올해도 생각해 봤다"면서도 "더 멋있는 골을 넣는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후보에라도 오르게 된다면 정말 감사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 원더골의 비결은? "상대 골키퍼부터 분석해요"

장거리 원더골을 열 달 사이 두 번이나 만들어낸 비결은 무엇일까요? 박태용은 경기 전 항상 상대 골키퍼의 성향을 분석한다고 합니다. '골키퍼가 앞으로 많이 나오는지, 주로 빌드업을 하는 골키퍼인지, 골대 쪽에 주로 머무는 골키퍼인지'에 대한 분석이 슈팅 타이밍을 판단하는 중요한 근거가 된다는 겁니다. 또 "경기장에 들어가서도 골키퍼가 나와 있는지 수시로 확인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박태용은 장거리 슈팅에 '파워'는 필요 없다고 말합니다. 중요한 건 공에 발을 정확히 맞히는 '임팩트'. "임팩트만 있으면 충분히 장거리 골이 넣을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생각입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의 완성은 '과감함'입니다. 박태용은 "시도하지 않으면 골은 터지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어디서든 골을 넣을 수 있는 상황이라면 눈치 보지 않고 도전한다는 박태용. 선수 시절 최고의 키커였던 경남 이을용 감독도 "과감한 슈팅이 더 좋으니 하고 싶은 대로 자신 있게 하라"며 용기를 주었다고 합니다.
■ 직접 확인해 본 슈팅 정확도‥'역시 장거리 전문'

'킥'만큼은 자신 있다는 박태용의 슈팅 정확도를 직접 확인해 보기로 했습니다. 골대에서 30m부터 50m까지 5m씩 거리를 늘려 슈팅을 시도했는데, 애매한 거리보다 하프라인 부근에서 시도한 슛이 골망을 갈랐습니다. 30m, 35m, 40m 중장거리에서는 슈팅이 골문을 빗나갔지만, 놀랍게도 45m와 50m 거리에서는 단번에 골을 성공시켰습니다. 본인도 "근거리나 중거리에서는 골이 잘 안 나오는데 왜 멀리서는 잘 나오는지 모르겠다"며 의아함을 드러냈습니다.
■ "다음 목표는 티아고 어뢰슛, 롤모델은 기성용"

박태용의 원더골 욕심은 끝이 없습니다. 해외 축구를 즐겨본다는 박태용은 리버풀 출신 티아고 알칸타라가 4년 전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에서 선보인 이른바 '어뢰슛'을 다음 목표로 꼽았습니다. 마치 중력을 거스르는 듯했던 발리 슈팅이었는데요. 박태용은 "언제든 비슷한 기회만 온다면 그 슈팅을 시도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밝혔습니다.

팬들 뇌리에 남는 원더골이 욕심난다는 박태용이지만 선수로서의 진짜 목표는 따로 있습니다. '언제든 감독이 원하는 플레이를 소화할 수 있는 미드필더가 되는 것'입니다. 초등학생 때부터 동경했던 대표팀 출신 미드필더 기성용이 유일한 롤모델. 박태용은 "기성용 선수가 공을 차는 타이밍과 정확성을 모두 닮고 싶다"며 "앞으로도 기성용 선수의 플레이를 본받아 좋은 미드필더가 되겠다"는 각오를 남겼습니다.
'장거리 슈팅 장인'이라 불리기엔 아직 이르다는 박태용. "장거리에서 두세 골 더 넣으면 그때 '장인'이라고 불러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는데요. 원더골을 넣고 푸스카스 수상자가 되는 박태용의 상상은 현실이 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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