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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노

[스포츠라이트] SSG 조병현이 '포스트 오승환'에 근접한 이유

[스포츠라이트] SSG 조병현이 '포스트 오승환'에 근접한 이유
입력 2025-09-10 11:41 | 수정 2025-09-10 15:16
마무리로 레전드 반열에 오른 삼성 오승환이 은퇴를 결정하면서 누가 그 뒤를 이을지 관심이 높습니다.

오승환이 꼽은 후보 가운데 최근 두각을 드러낸 선수가 바로 SSG 마무리 조병현입니다. 지난 시즌 도중 송신영 코치의 제안에 마무리로 뛰기 시작한 조병현은 올해 '풀타임 1년차'로 눈에 띄는 성적을 내고 있습니다.

세이브 순위는 5위(28개)에 자리하고 있지만, 1위(kt 박영현)와는 단 3개 차. 게다가 마무리 투수 중 탈삼진 공동 1위(73개)에 최소 볼넷 1위(12개), 이를 바탕으로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은 유일한 0점대(0.81)을 자랑하고 있고, 평균자책점도 1점대(1.34)를 자랑하고 있습니다.

이닝당 출루허용률 0점대와 평균자책점 1점대라는 기록만 봐도 '최고 마무리'로 손색이 없는 수치입니다. 특히 조병현의 공을 위력적이라고 평가하는 배경에는 리그에서 압도적 1위를 달리고 있는 '직구 수직무브먼트'가 있습니다.
조병현의 직구 수직무브먼트 CG

조병현의 직구 수직무브먼트 CG

조병현의 '직구 수직무브먼트'는 60.1cm로 리그 평균(44.9cm)을 크게 상회할 뿐만 아니라, 2위인 kt 박영현(57.1cm)보다 3cm가 높습니다. 강한 구위로 압도해야 하는 마무리뿐만 아니라 모든 투수까지 통틀어 1위입니다. '포스트 오승환' 구도에서 가장 앞서나간다는 평가를 받았던 박영현을 앞섰기에 더욱 눈길이 갑니다.

'직구 수직무브먼트'는 회전이 없는 공에 비해 얼마나 높이 공이 들어가는지 나타내는 수치로 높을수록 타자에겐 공이 떠오르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흡사 '라이징 패스트볼' 같은 효과를 주는 셈인데 조병현의 타자들에게 남다른 느낌을 주는 이유입니다.
조병현의 극단적인 오버핸드 스로 투구폼

조병현의 극단적인 오버핸드 스로 투구폼

조병현은 그 비결에 대해 상무에서 바꾼 투구폼을 꼽았습니다. 조병현의 투구 동작을 보면, 마치 12시 방향에서 내리 꽂는 듯한 극단적인 오버핸드 스로입니다. '직구 수직무브먼트'를 늘리기 좋지만, 최근엔 좀처럼 보기 힘든 투구폼. 이에 대해 조병현은 "상무에 가서 어떻게 하면 좋은 공을 던질 수 있을까 생각을 하다가 상체를 좀 세우다 보니 자연스럽게 팔이 올라갔다"고 설명했습니다.

팔을 높게 들어 던지는 건 효과가 분명하지만, 쉽게 만들기 힘든 동작입니다. 게다가 피로도가 높거나 하면 자신도 모르게 팔의 각도도 내려오기 마련입니다. 조병현은 "좀 위험성이 있는 투구폼이어서 아프지 않게 유연성이 첫 번째라고 생각한다"며 "스트레칭이나 가동성 위주로 운동을 많이 해 아직까지 무리 없이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조병현의 극단적인 오버핸드 스로 투구폼

조병현의 극단적인 오버핸드 스로 투구폼

최소 볼넷(12개)에서 나타나듯 투구폼을 바꾸면서 제구까지 잡았습니다. 이에 대해 조병현은 "위에서 아래로 던지면 공이 앞으로만 회전을 해서 제구도 좋아진 것 같다"고 답했습니다. 압도적인 기록에 대해선 "삼진이 가장 눈에 들어온다"면서 "지금 평균자책점 1점대에서 계속 던지고 있어서 좋고,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도 0점대라 자부심이 있다. 지금 같은 기록으로 시즌을 마무리하고 싶다"고 덧붙였습니다.

송신영 코치의 제안에 직구와 흡사하게 포크볼 그립을 바꾸면서 이른바 '피치 터널' 효과를 극대화한 것도 눈에 띕니다. 바꾼 그립으로 포크볼을 던지면 타자 입장에서 직구와 좀더 유사한 궤적을 보이다 떨어진다는 게 그의 설명입니다.
송신영 코치의 제안에 따라 바꾼 조병현의 포크볼 그립

송신영 코치의 제안에 따라 바꾼 조병현의 포크볼 그립

오승환이 직접 자신의 뒤를 이을 마무리 후보 중 한 명으로 언급한 데 대해 조병현은 "오승환 선배의 직구는 세계에서 제일 좋다고 생각한다. 마운드에 올라가는 순간 경기는 끝났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직접 내 이름을 말씀해주셔서 정말 감사드린다. 선배님을 뛰어넘는 선수가 되는 게 목표다. 마무리로 계속 뛰면서 300세이브 이상 달성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습니다.

'포스트 오승환' 찾기는 야구 대표팀에도 큰 숙제입니다. 남은 정규시즌과 더 큰 무대인 가을야구에서 조병현이 보여주는 모습에 따라 대표팀에서 조병현의 모습도 결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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