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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진석

[스포츠라이트] '유틸리티상 있다면‥' 구본혁 "제가 여러 포지션 뛰어야 LG가 강해져요"

[스포츠라이트] '유틸리티상 있다면‥' 구본혁 \"제가 여러 포지션 뛰어야 LG가 강해져요\"
입력 2025-09-10 14:52 | 수정 2025-09-10 15:13
담장 올라가 수비하는 구본혁

담장 올라가 수비하는 구본혁

프로야구 선두 LG에는 '만능 내야수'가 있습니다.

2루, 3루는 물론 유격수까지 가리지 않고 소화하는 구본혁입니다.

주전 선수의 부상 공백을 메우기 위해, 경기 막판 수비 강화를 위해 경기에 투입되곤 했던 구본혁. 이제는 사실상 주전과 다름없는 위치에서 팀의 선두 질주를 이끌고 있습니다.

'후반기 선두 탈환의 일등 공신'이라는 팬들의 평가에 구본혁은 "전혀 인정하지 않는다"며 고개를 저었지만, 팀의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은 분명합니다.

어느 자리에서든 알토란 같은 활약을 선보이며 '만능 내야수'로 자리 잡은 구본혁 선수를 만나봤습니다.
9월 7일 경기까지의 기록

9월 7일 경기까지의 기록

■ 그야말로 '만능'‥"형들이 쉴 때 가장 뿌듯해요"

구본혁은 올 시즌 2루수와 3루수, 유격수 모두 각각 200이닝 넘게 소화했습니다.

그리고 총 800이닝 넘게 수비를 하면서 범한 실책은 6개에 불과합니다.

구본혁의 활약에 팀의 선수 활용 폭도 넓어졌습니다.

오스틴, 문보경, 신민재 등 내야수들이 번갈아 지명타자로 출전할 수 있게 돼 주전 선수들의 체력 안배도 가능해졌습니다.

그러면서도 LG 내야진은 리그 최고로 평가받습니다.

말 그대로 팀 전력이 선순환되고 있습니다.

구본혁이 있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구본혁도 자신의 역할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습니다.

"제가 여러 포지션을 소화해야 저희 팀이 강팀이 된다는 걸 알고 있다"면서 "어느 포지션이든 선호도는 똑같다"고 말했습니다.

최근 "(신)민재 형이 지명타자로 나서면서 '본혁아, 네가 있어서 오늘 하루 지명타자로 출전하게 됐는데 고맙다'라고 말했는데 이런 말을 들을 때 너무 뿌듯하다"며 "형들이 하루씩 쉴 때 저의 가치가 가장 와 닿는다"고 밝혔습니다.
수비 재연하는 구본혁

수비 재연하는 구본혁

■ 인생 최고의 수비? "두산전 끝내기 수비"

구본혁이 꼽은 인생 최고의 수비는 지난 7월 25일 두산전에서 나온 '끝내기 수비'였습니다.

6 대 5로 앞선 9회 말 2아웃 1, 3루 위기에서 3루 쪽 불펜으로 향한 이유찬의 파울 타구에 구본혁은 담장을 밟고 올라가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낚아챘습니다.

보고도 믿기 힘든 수비였습니다.

구본혁은 "이런 장면을 계속 꿈꾸고 있었는데 5, 6년 만에 그런 타구가 중요한 순간에 왔다"며 "팀에게 너무 중요한 상황이었고 당시 팬들의 함성 소리도 정말 커서 짜릿했다"고 회상했습니다.

해당 장면을 "200번 넘게 돌려본 것 같다"며 뿌듯함도 드러냈습니다.

올 시즌 구본혁의 호수비는 이뿐이 아니었습니다.

여러 포지션을 소화하면서도 숱한 명장면을 만들어 낸 구본혁은 그 비결로 '수비에 대한 애정'을 언급했습니다.

"어려서부터 방망이보다 글러브와 캐치볼을 더 좋아했고, 그러다 보니 어렸을 때부터 쌓인 저도 모르는 노하우가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가장 자신 있는 건 강하고 정확한 송구.

1년에 144경기를 치르는 만큼 "경기에서 모든 힘을 쏟아붓기 위해 평소 어깨를 아끼곤 한다"고 말했습니다.
스윙 연습하는 구본혁

스윙 연습하는 구본혁

■ 타격도 만점 활약‥'후반기 타율 0.381'

이제는 타격도 일취월장했습니다.

9월 9일 기준 후반기 0.381의 타율을 기록해 후반기 100타석 이상을 소화한 타자 중 에레디아(SSG), 양의지(두산), 문성주(LG), 송성문(키움)에 이어 타율 5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전반기 0.234에 머물렀던 시즌 타율도 0.283까지 올랐습니다.

후반기를 앞두고 타격의 방향성을 정립한 게 도움이 됐다고 합니다.

'콘택트'에 집중하기로 타격의 방향을 바꾼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는 겁니다.

구본혁은 "제가 힘이 좋은 타자가 아니기 때문에 공을 오래 보고 밀어 치기에 비중을 둔 게 몸에 잘 맞는다"고 설명했습니다.

주로 대수비로 기용되던 시절에는 타격 훈련을 하는 것조차 눈치가 보였다고 털어놓았습니다.

"남들이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도 '쟤 대수비인데 왜 배팅 훈련을 하고 있지'라고 생각할까 봐 스스로를 낮췄다"고 합니다.

하지만 상무 시절 타격에 자신감이 붙으면서 그런 걱정이 사라졌고, 특히 문성주와 더불어 팀에서 가장 좋은 타격감을 자랑하는 올해 후반기에는 "야구장에 오는 게 항상 설레고 기분 좋다"고 밝혔습니다.
수비 설명 중인 구본혁

수비 설명 중인 구본혁

■ 유틸리티상? "좋은 동기부여 될 것"

3년 전 메이저리그 골드글러브에는 '유틸리티' 부문이 신설됐습니다.

여러 포지션을 두루 소화하며 최고의 활약을 보여준 선수에게 수여되는데, 지난 2023년엔 당시 샌디에이고 소속이던 김하성 선수가 내셔널리그 수상자로 선정되며 한국인 최초로 빅리그 골드글러브의 주인공이 됐습니다.

KBO 골든글러브에도 유틸리티 부문이 존재했다면 올해 구본혁은 유력 후보로 거론됐을 겁니다.

유틸리티 부문이 없어 아쉽지 않냐는 질문에 구본혁은 "꼭 생기면 좋겠다"면서도 "그 상이 있었다고 해서 제가 받을 거라 장담할 수는 없다"며 겸손을 드러냈습니다.

다만 "다른 팀에도 유틸리티 선수들이 많다"며 "유틸리티상을 만들어주시면 선수들에게 좋은 동기부여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고정 포지션이 없어도 많은 경기에 출전할 수 있다는 걸 올해 깨닫게 됐다"는 구본혁. '유틸리티 플레이어'의 가치가 더 인정받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언젠가 KBO 유틸리티 부문 골든글러브의 주인공이 되는 구본혁의 모습을 볼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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