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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진석

[스포츠라이트] '국내 유일 양타' NC 김주원 "스위치 타자 고집해 온 이유는요‥"

[스포츠라이트] '국내 유일 양타' NC 김주원 \"스위치 타자 고집해 온 이유는요‥\"
입력 2025-10-04 12:10 | 수정 2025-10-04 13:56
시즌 막판 매서운 상승세로 '5강 싸움'을 이어 온 NC. 그 중심에는 어느덧 KBO 대표 유격수로 성장한 김주원이 있습니다. 전반기엔 기대에 비해 아쉬웠지만 후반기 놀라운 반등을 선보이며 팀을 이끌었습니다. 올 시즌 김주원의 성적은 국내 유일 '스위치 타자'의 기록이라는 점에서 특히 관심을 모읍니다. 프로 5년차 김주원이 '스위치 타자'를 고집하는 이유부터 눈에 띄게 발전한 올 시즌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 "안 된다는 말에 더 노력했어요"

김주원은 초등학교 5학년이던 12년 전, 좌타와 우타를 모두 해보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에 '스위치' 타격을 시작했습니다. 아버지와 집에서 연습을 하며 양쪽 스윙에 익숙해졌고, 3년 뒤 중학교 야구부 감독이 가능성을 알아봤습니다. 전지훈련에서 야간 스윙 연습을 지켜보던 감독의 권유로 본격적인 '스위치 타자' 훈련에 돌입했습니다.

그때부터 '스위치 타자'는 김주원의 정체성이 됐습니다. 슬럼프에 빠질 때마다 주변에서는 '한쪽 타격에 집중하면 더 좋은 성적이 나올 것'이라는 충고도 이어졌지만, 김주원은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김주원은 "충분히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도 있었고, 주변에서 안 된다고 할 때 그걸 이겨내고 성공하면 더 멋있을 것 같아서 포기하지 않았다"고 돌아봤습니다.

흔들리는 순간도 있었습니다. 타격 부진이 길어지다 보면 '주변의 말을 따라야 하나'하는 고민에 빠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김주원은 "그렇게 포기하면 내 정체성이 사라지는 거라고 생각했다"며 "주변의 말을 인정하고 싶지 않아서 더 이겨내려고 노력했다"고 말했습니다.
■ 보란 듯 '펄펄'‥'골든글러브 유력?'

주변의 우려에도 '스위치 타자'를 고수해 온 김주원은 올 시즌 보란 듯이 펄펄 날았습니다. 김주원은 "매년 스스로만 알 수 있는 긍정적인 변화가 있었는데 올해 비로소 성적으로 드러나 뿌듯했다"고 말했습니다. 또 "루틴과 같은 것들을 중간에 바꾸지 않고 꾸준히 유지했던 게 주효했다"며 "결과가 나오지 않더라도 조바심 내지 않고 긍정적으로 생각했던 게 반등의 이유"라고 설명했습니다.

전반기 0.259의 타율로 아쉬움을 남긴 김주원. 올스타전 이후 3할대 타율에 4할대 출루율, 0.5가 넘는 장타율까지 이른바 '3-4-5 슬래시라인'을 기록했습니다. 시즌 타율은 2할 9푼까지 끌어올려 규정 타석을 채운 유격수 중 1위. 타율뿐 아니라 최다 안타, 득점, 타점, 장타율, 도루까지 다양한 공격 지표에서 유격수 1위에 올라 골든글러브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데뷔 첫 골든글러브 수상이 유력하다는 평가에 김주원은 "당연히 기분이 좋다"면서도 "이런 성적을 낸 것도, 이 정도 관심을 받는 것도 처음이라 부끄럽기도 하다"고 털어놓았습니다.
■ 내친김에 WBC 국가대표에 메이저리그까지?

김주원에겐 '한국의 린도어'라는 별명이 있습니다. 같은 유격수에 스위치 타자라는 점에서 붙은 별명입니다. 메이저리그 스위치 타자들의 활약은 김주원에게도 자극제가 되고 있습니다. 특히 올 시즌에는 시애틀의 칼 롤리가 포수 최초이자 스위치 타자 최초로 60홈런을 기록하며 MVP 후보로 거론되고 있죠. 김주원은 롤리의 활약에 대해 "한쪽으로만 치는 선수들보다 더 많은 홈런을 치는 걸 보고 동기부여도 되고 더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8월, 린도어의 소속팀 뉴욕 메츠의 데이비드 스턴스 사장이 한국을 방문했을 당시, 김주원은 그가 지켜보는 앞에서 홈런 포함 3안타를 터뜨리며 맹활약했습니다. 한국 야구에 각별한 애정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스턴스 사장이 김주원에게 관심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지면서 김주원의 빅리그 진출도 더 이상 무모한 이야기만은 아닌 듯합니다. 김주원은 "작년까지만 해도 팬분들이 장난으로 메이저리그 이야기를 하셨는데, 올해 실제로 관심을 받으니 기분이 좋다"며 "올해 좋은 성적을 거뒀어도 내년에 다시 나빠질 수 있는 게 야구이기 때문에 절대 안주하지 않겠다"고 각오를 드러냈습니다.

빅리그 진출이 장기적인 꿈이라면, 현재 목표는 내년 WBC 대표팀에 선발되는 것. 김주원은 "후반기에 좋은 성적을 거두면서 WBC 출전에 대한 기대가 생겼지만 의식하지는 않으려 한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김혜성, 김하성 등 빅리거들이 내야를 구성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WBC에 가게 된다면 최고의 선배들에게 많이 물어보고 배우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습니다.
지난달 화제가 된 장면입니다. 연이은 실책에 발목 통증까지 겹쳐 교체된 뒤 더그아웃에서 자책하며 눈시울을 붉히는 듯한 김주원의 모습이 중계 화면에 포착됐습니다. 이 장면을 놓고 김주원은 운 게 아니라면서도 "중요한 상황에 결정적인 실수를 한 데다 부상까지 겹쳐 너무 열받고 화가 났다"고 돌아봤습니다. 울먹이는 듯한 표정으로 팬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지만, 금세 선발로 복귀해 올 시즌 전 경기 출전을 눈앞에 둔 김주원. 표정에서 드러났던 야구에 대한 진심이 그의 성장을 이끈 가장 큰 원동력 아니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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