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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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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라이트] "야구 그만둘까' 생각했던 하주석‥'예비 아내와 한국시리즈 무대까지'
[스포츠라이트] \"야구 그만둘까' 생각했던 하주석‥'예비 아내와 한국시리즈 무대까지'
입력
2025-11-13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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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5-11-13 16:04


■ 'FA 찬밥'에서 '결혼'까지
하주석에게 지난해 겨울은 그 어느 때보다 차가웠습니다. 생애 첫 FA 자격을 얻었지만 성적 부진에 각종 논란이 겹친 탓에 'FA 미아'가 될 위기에 놓였습니다. 자신의 입장에서는 설상가상으로 한화가 kt 유격수 심우준과 4년 계약을 체결하면서 하주석은 '야구를 그만둘까' 하는 고민에 빠졌습니다.
하주석은 옆에서 흔들리는 자신을 잡아준 예비 아내 덕에 그 시기를 버틸 수 있었다고 털어놨습니다. 결국 팀과 1년 최대 1억 1천만 원의 아쉬운 계약을 맺었지만, 예비 아내의 응원에 절치부심하며 올 시즌 보란 듯 반전 활약을 펼쳤습니다. 2군에서 개막을 맞았지만 점차 입지를 넓혀 타율 3할에 가까운 준수한 성적으로 시즌을 마쳤고, 7년 만에 맞은 가을야구에서 쾌조의 타격감을 뽐내며 팀을 19년 만의 한국시리즈로 이끌었습니다.

자신이 타석에 설 때마다 치어리더 김연정을 비추곤 했던 중계 방송에 대해 "정말 짓궂더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면 덜 비출 줄 알았는데 계속 중계 방송을 통해 주목받으면서 조금 부담스러워했다는 예비 아내의 반응도 전했습니다. 그래도 큰 관심 속에 "축복받으며 결혼할 수 있어서 감사한 마음도 크다"고 밝혔습니다.
야구장 밖에서도 "아내 덕인지 모르겠지만 많이 변한 것 같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는 하주석은 "앞으로도 꾸준히 좋은 모습만 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다짐했습니다.

■ 심우준과는 '경쟁' 아닌 '상생'
심우준의 영입으로 팀 내 입지가 크게 좁아졌던 하주석. 심우준과의 관계를 묻자 "오래 전부터 친했고 올 시즌도 즐겁게 지내려고 노력했다"며 "경쟁이라고 하기엔 주전 유격수는 늘 우준이었기 때문에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것에만 집중했을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시즌 중반부터는 2루수로 자리를 옮겨 심우준과 새 '키스톤 콤비'를 형성했습니다. 하주석은 "평생 해왔던 포지션이 유격수이기 때문에 나도 모르게 유격수가 공을 던지는 각도로 몸을 움직이게 된다"며 여전히 2루가 어색하다고 했습니다. 그런 만큼 후배 심우준의 말에도 귀를 기울이고 있습니다. 심우준에게 "(병살 상황에서) 토스가 너무 늦다"는 피드백을 들었다면서 "앞으로도 호흡을 맞추기 위해 이런 대화를 많이 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 어느덧 베테랑‥"김서현, 앞으로 치를 경기가 더 많아"
지난 2018년과 올해 모두 한화의 포스트시즌 엔트리에 든 선수는 최재훈과 하주석, 단 둘 뿐입니다. 한때 경기장에서 화를 참지 못하는 등 각종 논란으로 도마에 오르기도 했던 하주석이지만, 이제는 베테랑의 위치에서 후배들을 이끌고 있습니다.
지난달, 한화 마무리 김서현이 SSG 이율예에게 끝내기 홈런을 허용한 순간, 가장 먼저 김서현을 다독인 건 하주석이었습니다. 하주석은 "수천 경기 중 한 경기일 뿐이니 신경쓰지 말라고 얘기했다"면서 "서현이는 지금까지 치른 경기보다 앞으로 치를 경기가 더 많기 때문에 너무 흔들리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자신의 과거도 회상했습니다. "(류)현진이 형이 미국에 가기 전, 목동 원정 경기에서 내야 뜬공을 놓쳐 (류현진의) 승리를 날렸던 일이 생각난다"며 "당시엔 엄청나게 힘들었지만, 자신의 임무에 집중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극복할 수 있다"고 돌아봤습니다.

또 하주석은 긴 시간을 기다린 한화 팬들에게 감사를 전하며 팀을 더 높은 곳으로 이끌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좋은 모습으로 뵙기 위해 정말 열심히 준비했습니다. 앞으로도 팬분들이 실망하시지 않게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항상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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