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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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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라이트] 상무 입대 앞둔 '장군' 이율예‥"홈런보다 수비가 더 욕심나"
[스포츠라이트] 상무 입대 앞둔 '장군' 이율예‥\"홈런보다 수비가 더 욕심나\"
입력
2025-12-05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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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5-12-05 17:37

이율예가 올 시즌 1군에서 기록한 안타는 단 3개. 그리고 이 3개의 안타는 놀랍게도 모두 홈런이었습니다. 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역시 한화 김서현을 상대로 때린 끝내기 홈런이라고 하는데, 이율예를 만나 그 순간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A. 크게 긴장하지 않고 타석에 들어섰어요. 직구 위주로 타이밍을 맞춰서 강하게만 돌리자고 생각했는데 진짜 운이 좋았던 것 같아요. 담장을 넘어간 게 믿기지 않아요.
끝내기 홈런은 물론, 끝내기 안타도 처음이었는데, 치고 나니까 아무 생각 없이 그냥 베이스 도는데 웃음밖에 안 나오더라고요. 팬분들도 지금까지 많이 얘기해주셔서 잊지 못할 기억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A. (박)관우나 (김)영우 형, LG 어린 선수들한테만 연락이 왔어요. 그냥 "고맙다" "너 덕분에 1등 했다"라고 얘기해줬고, 팬들이 '장군님'이라는 별명을 붙여 주셔서 최근에 만났을 때는 "장군님 감사합니다" 이런 얘기도 들었어요.
최근까지도 이렇게 언급해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다만 이런 별명을 듣기에는 보여준 게 그 홈런 하나밖에 없는 것 같아서 한참 더 보여줘야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어요.
Q. 염경염 감독은 선물까지 주겠다고 했는데, 어떤 선물 받고 싶으세요?
A. 안 그래도 인터뷰가 쇼츠로 뜨니까 친구들이 계속 보내더라고요. 선물보다는 이렇게 제 이름 기억해 주시고 관심 주시는 것만으로도 저는 진짜 감사하고 앞으로도 더 잘해서 계속 감독님 기억에 남았으면 좋겠어요. 정말 주시면 그냥 감사하게 받을 것 같고, 안 주셔도 제 이름 기억해주신 것만으로 저는 되게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Q. 닮고 싶은 선수가 있나요?
A. 저는 포수를 하면서부터 삼성 라이온즈 강민호 선배가 롤모델이었습니다. 선배님 영상을 많이 봐 왔는데, 실제로 벤치에서 경기를 직접 보니까 '저 분처럼 해야겠다'라는 생각이 더 커졌어요. 경기 때마다 앉아있는 자세, 캐칭, 블로킹, 송구 모두 주의 깊게 보고 있어요.
저는 공격보다 수비를 더 중시합니다. 어릴 때는 수비적인 부분에서 좋은 평가를 많이 받았었는데, 1군에서 아직 수비 부분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린 게 없어서 앞으로는 제 수비를 많이 보여드리고 싶고요. 강민호 선배는 타격도 뛰어나지만 수비는 더 뛰어나신 분이어서 수비를 더 집중적으로 보고 있어요. 그냥 강민호 선배님처럼 되고 싶습니다.
Q. 강민호 선수를 만나서 물어본 것도 있는지 궁금합니다.
A. 물어본 건 없고, 대신 선배님이 제 이름을 아셔서 타석 나갈 때 "율예, 하나 쳐" 얘기해주세요. 시즌 전 2차 캠프 때는 오키나와에서 만나서 배트 선물을 받았는데 그 배트로 2군에서 홈런도 쳤어요. 그저 감사할 뿐입니다. 처음에 "네가 율예야?" 하면서 말 걸어주실 때는 엄청 떨렸어요. 같이 사진도 찍고 엄청 설렜습니다.

Q. 아버지께서 SNS에 매일 응원을 남기시던데, 종종 보시나요?
A. 그게 생각보다 되게 유명하더라고요. 저는 "아, 그만해" 이렇게도 얘기하는데 그건 아버지가 하고 싶으신 거니까 이상한 것만 안 올리면 저는 상관없습니다. 아빠가 직접적으로 저한테 그런 얘기를 잘 못 하세요. 그래서 SNS 보면서 '아빠가 이런 말을 하고 싶으셨구나' 생각도 하고, 아빠 마음을 알게 되니 좋은 것 같아요.
Q. 끝내기 홈런 쳤을 때는 어떤 말씀을 해주셨어요?
A. 아빠가 경기를 라이브로 못 보셨더라고요. 일이 끝나신 뒤에 휴대전화를 봤는데 문자가 엄청 많이 와 있었대요. 그리고 제 홈런 영상을 하루 종일 봤다고 얘기해주셨어요. 부모님이 경기 오셨을 때 제가 안타 치고 그런 모습을 별로 못 보여드렸거든요. 대신 이런 좋은 모습 보여드려 뿌듯하고, 앞으로 더 잘해서 효도 많이 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시즌 막판 1군에서 홈런 3개를 기록하면서 상무 포수 지원자 중 최고점을 받았습니다.
1군에서 한 시즌 동안 홈런 3개를 기록하면, 상무 입단을 위한 '경기 전적 점수'에서 80점 만점에 74점을 얻게 되는데, 시즌 막판 극적으로 홈런 개수를 채운 겁니다.
프로 첫 시즌을 치르자마자 입대를 앞두게 됐지만, 이율예는 반드시 랜더스에 더 큰 도움이 되는 선수로 돌아오겠다는 다짐을 남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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