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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근

[스포츠라이트] 준비된 신인의 패기‥"강동희 아들 아닌 강성욱이 될 수 있게"

[스포츠라이트] 준비된 신인의 패기‥\"강동희 아들 아닌 강성욱이 될 수 있게\"
입력 2025-12-19 16:00 | 수정 2025-12-19 16:00
제가 패스할게요

지난 16일 소노와 KT의 경기.

85-85로 맞선 종료 1.4초 전. 승패가 오가는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입단 1개월 차 강성욱이 문경은 감독을 불렀습니다. 그리고 자신이 생각한 공격 패턴을 '깜짝 제안'했습니다.
문경은 감독은 당시 상황을 묻는 질문에, 일단 놀랐다고 했습니다. "강성욱 선수가 먼저 말을 걸어 온 건 그게 처음이에요. 걱정은 됐지만 결과가 어떻게 되더라도 믿어줘야 되겠다,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한번 해봐' 하고 작전을 좀 정리해 줬어요."

강성욱의 손을 떠난 앨리웁 패스를 막는 과정에서 소노가 반칙을 범했고, 하윤기의 자유투 득점으로 kt는 역전승을 거뒀습니다. 단순한 신인의 패기가 아니었습니다. 평소 패턴 공부를 많이 했던 강성욱에게는 준비된 순간이었습니다.

"떨리진 않았어요. 코트의 사령관이니까 (실패는) 짊어져야 하는 부분이기도 하고요. 대학 때는 그럴 때 바운드 패스를 많이 했는데 프로 오니까 형들이 띄워주는 패스도 해봐야 한다고 해서 맞춰보고 했는데 딱 그게 나왔어요."
예상보다 낮았던 지명 순위

농구계 인사들은 2025 신인드래프트에서 강성욱이 5번째로 호명될 거라고 예상했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생각보다 밀린 8순위. 지명 순위로 가능성을 평가받는 신인에게 자존심이 상할 수도 있는 일이었습니다. 입단 후 등번호 77번을 선택한 건, 드래프트 순번과도 관련이 있었습니다.

"2018년 NBA 드래프트에서 돈치치가 3순위 지명을 받았는데 5순위 지명을 받은 트레이 영과 트레이드가 됐어요. 돈치치 입장에서는 뒤로 밀린 것일 수도 있죠. 그 생각이 나서 나도 77번을 달고 돈치치처럼 해봐야겠다는 동기 부여를 얻으려고 했어요."
신인 중 가장 먼저 데뷔한 강성욱은 'KT의 차세대 메인 가드가 될'것이라는 문경은 감독의 기대대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경기당 평균 출전 시간 (20분30초), 득점 (8.2), 어시스트 (4.0) 모두 신인 중 1위. 데뷔 6경기 만에 자타가 공인하는 신인왕 후보가 됐습니다.

아버지도 꺾지 못한 농구 열정

이미 많이 알려졌지만, 강성욱의 아버지는 KBL 초대 MVP이자 전설적인 가드인 강동희 전 DB 감독입니다. 많은 스포츠 선수가 자신의 2세에게 운동을 추천하지 않는 것처럼 강성욱도 아버지의 반대에 부딪혔습니다.

"초등학교 4학년 때 본격적으로 시작할 때는 별말씀 없으셨는데 올라갈수록 반대하셨어요. 제가 고집 있게 계속하고 싶다고 말씀드렸어요. 아버지한테 내가 뭔가 보여줘야 되겠다, 이런 생각도 많이 했습니다."
전설적인 선수의 아들이라는 부담감을 떨치기 위해 강성욱은 갖은 노력을 했습니다. 혹독한 조련의 중심에는 아버지 강동희가 있었습니다.

"농구 DNA가 아니라 저는 노력파입니다. 초등학교, 중학교 때 연습량이 진짜 많았어요. 오전 10시부터 새벽까지 운동하고. 초등학교 때도 슛 감을 찾으려고 감 잡을 때까지 5~6시간씩 아버지랑 연습했습니다. 진짜 팔이 안 올라갔는데 지금 보면 좋은 선택이었죠."
최종 목표는 아버지

강성욱을 소개하는 기사에는 언제나 '강동희의 아들'이라는 말이 수식어처럼 따라다닙니다. 문경은 감독은 "아직 아버지와 비교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센스나 기량이 있으니 몸집을 더 키우고 열심히 하면 아버지를 닮아갈 수 있다고 격려했습니다. 하지만 강성욱은 더 큰 목표가 있습니다.

"단점이 없는 가드, 넘버 1 가드가 되고 싶어요. 누군가의 롤모델이 되는 것도 좋지만 아버지의 명성을 넘고 싶은 게 제 최종 목표입니다. 강동희의 아들 강성욱이 아니라, 강성욱의 아버지 강동희가 될 수 있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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