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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진석

[스포츠라이트] '저니맨에서 프랜차이즈로?'‥군 복무 마친 석현준의 새 도전

[스포츠라이트] '저니맨에서 프랜차이즈로?'‥군 복무 마친 석현준의 새 도전
입력 2026-01-08 15:24 | 수정 2026-01-08 15:24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실내 훈련 중인 석현준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실내 훈련 중인 석현준

용인미르스타디움 실내 훈련장. K리그 데뷔를 앞둔 34살의 노장이 땀방울을 흘리고 있었습니다. 유럽에서만 12년을 뛰며 한때 대표팀에서도 활약했던 '저니맨' 공격수, 석현준이었습니다.

국내 프로축구에 3개의 신생팀이 입성하면서 올해 K리그2는 17팀 체제로 치러지게 됐습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뜨거운 겨울을 보내고 있는 팀, 용인FC. 국가대표 출신 김민우, K리그1 베스트11 수상 경험이 있는 베테랑 미드필더 신진호, 외국인 골키퍼 노보 등 3주 사이에 26명의 선수를 영입했는데, 가장 이목을 끈 건 1호 영입생 석현준입니다.

병역법 위반으로 프로 공백기를 겪기도 했지만, 끝내 복무를 마치고 고향 팀에서의 새 출발을 앞두고 있는 석현준 선수의 도전기를 들어봤습니다.
MBC와 인터뷰하는 석현준

MBC와 인터뷰하는 석현준

Q. 프로 공백기, 어떻게 보냈나?

A. 한국 들어와 사회복무를 하면서 K4리그 남양주시민축구단에서 기회를 받았고, 거기서 같이 훈련하며 지냈습니다. 병역을 이행하면서 제가 좋아하는 축구를 할 수 있다는 게 너무 감사했고, 남양주 감독님과 코치님, 구단 관계자들 모두 저의 도전을 응원해 주셨습니다.

Q. 감각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은 없었는지?

A. 매일 오전부터 오후 6시까지 근무를 한 뒤 저녁에 훈련을 진행했습니다. 나이가 있어서 근육에 무리가 조금 오더라고요. 주말에는 경기가 있다 보니 회복하고 쉴 시간이 부족해 부상도 겪었습니다. 처음에는 낙담했지만 오히려 근육 부상 방지 요령을 배울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됐습니다.


석현준은 프랑스 트루아에서 뛰던 2020년, 해외 체류 허가 기간 내 귀국하지 않은 사유로 병무청이 공개한 병역의무 기피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3년 뒤, 병역법 위반 혐의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고, 그해 12월 사회복무요원으로 입대해 병역을 이행했습니다.

당시 석현준은 SNS를 통해 "병역을 회피할 생각은 전혀 없었다"며 "소속팀(트루아)과 계약을 해지하기 위해 협조서한을 보냈지만 구단 측에서 이적료를 챙기기 위해 이를 묵살해 국내 복귀 시기를 놓쳤다"고 해명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병역에 대한 질문에 "과정이 어땠든 다 저의 잘못이고 불찰이었다"며 "다시 한번 죄송하고 앞으로는 경기장 안팎에서 정직하고 성실한 모습만 보여드리겠다"고 고개를 숙였습니다.
용인FC에 입단한 석현준 [용인FC 제공]

용인FC에 입단한 석현준 [용인FC 제공]

용인시 축구센터 유소년 팀 출신인 석현준은 지난해 사회복무를 마친 뒤 고향 팀의 부름을 받았습니다. 구단 테크니컬 디렉터 이동국도 석현준을 '1호 영입 대상'으로 점찍었는데, 연봉 협상도 없이 '러브콜'에 응했다고 합니다.

Q. 용인에 입단하게 된 과정은?

A. 구단에서 제가 용인 출신이라 영입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해 주셨어요. 고향 팀이 저를 1호로 영입해 주신다니 정말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이곳에서 자랐고, 이곳에서 배웠고, 이곳에서 꿈을 키웠으니까 신생팀이 새 역사를 쓰는 데 동참하면 너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Q. 연봉 협상도 없이 입단을 결정했다고?

A. 네, 제가 돈 욕심을 냈다면 신생 구단에겐 쉽지 않은 영입이 됐을 것 같아요. 이동국 디렉터님, 감독님, 단장님, 모든 분들이 한 분씩 저에게 전화도 해주시고 프로젝트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해주셨는데 제가 여기서 연봉에 대한 욕심을 내는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돈을 안 받고 뛸 수는 없지만 그래도 욕심 없이 오게 됐어요.

Q. 이동국 테크니컬 디렉터가 '40살까지 뛰는 비결을 전수해주겠다'고 했는데?

A. 창단식 때도 잠깐 대화를 나누면서 몸 관리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말씀해주셨어요. 지금은 20대 같은 생각으로 운동하면 안 된다며, 훈련을 더 하고 싶더라도 찝찝하면 끝내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야 부상 없이 오래 축구를 할 수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아약스 시절 석현준과 수아레스

아약스 시절 석현준과 수아레스

반다이크와 포옹하는 석현준 [흐로닝언 구단 유튜브 캡처]

반다이크와 포옹하는 석현준 [흐로닝언 구단 유튜브 캡처]

네덜란드 명문 아약스에서 프로에 데뷔해 포르투갈, 프랑스 리그 등을 경험한 '저니맨' 석현준. FC포르투(포르투갈), 트라브존스포르(터키) 등 명문 팀을 포함해 무려 10개의 유럽 팀을 거치면서 세계적인 공격수 수아레스, 손흥민의 토트넘 시절 동료 에릭센, 세계 정상급 수비수 반 다이크, 전설적인 골키퍼 카시야스 등과 호흡을 맞추기도 했습니다.

Q. 흐로닝언 시절 반 다이크와의 친분이 뒤늦게 화제였는데?

A. 반 다이크는 저랑 동갑이고 당시 신인이었어요. 저랑 잘 놀아주고 잘 해주던 친구들이 있었는데 그중 한 명이었죠. 경기 끝나고나면 같이 펍에 가서 얘기도 많이 나눴습니다. 훈련할 때 보면 정말 신기할 정도로 모든 면에서 뛰어난 선수였어요. 힘도 세고, 스피드도 좋고, 발밑도 좋은, 제가 경험해보지 못한 선수였습니다. 타고난 것 같아요. 선수들이 웨이트장에서 운동을 할 때 몸이 무거워지는 게 싫다며 웨이트 운동도 아예 안 했거든요. 그런데도 제일 강하고 가장 빠르더라고요.

Q. 아약스 시절 동료, 수아레스는 어떤 선수였나?

A. 처음 경기장에서 봤을 땐 몰랐는데 같이 훈련을 해보니 왜 이 선수가 특출난 선수인지 알 수 있었습니다. 지는 걸 정말 싫어하는 선수였고, 실수를 하더라도 끝없이 도전을 해서 결국 이뤄내는 선수였습니다. 주변을 신경쓰지 않고 자기가 해야 할 것을 무조건 해내는 정신력을 보면서 대단하다고 느꼈습니다.

Q. 유럽에서 배운 점이 있다면?

A. 당시에는 '이곳에서 살아남아야겠다'라는 마음이 컸어요. 그래서 팀에 대한 소중함도 잘 몰랐고, 경기장에서도 '내가 잘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임했죠. 그 과정에서 축구를 더 많이 알게 됐어요. '나 위주로 하게 되면 팀은 제대로 돌아갈 수 없다'는 걸 느꼈습니다.

Q. '저니맨' 생활에 대한 스트레스는 없었나?

A. 저는 꼭 경기를 뛰어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어요. '유럽에 나왔으면 경기를 뛰고 경험해야 하는데 벤치에만 앉아 있으면 뭐 하나' 싶었죠. 돈보다 경기를 뛰는 게 목표였기 때문에 오히려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팀을 옮겼습니다.

아시아 선수가 유럽에서 팀을 옮겨 다니는 건 쉬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일단 저를 불러주는 팀이 있어야 이적할 수 있는 거고, 동시에 연봉에 대한 생각도 맞아야 하고요. '저니맨'이라고 불렸어도 저를 인정해 주는 팀이 있어서 감사했고, 다양한 팀을 거친 경험이 지금 저에게 너무나 큰 자산이라고 생각합니다.
미르(용) 세리머니 선보이는 석현준

미르(용) 세리머니 선보이는 석현준

대표팀에 주전 스트라이커가 부재했던 슈틸리케 감독 시절, 대표팀을 이끌어 갈 공격수란 기대를 받기도 했던 석현준. 190cm의 큰 키, 체격에 맞지 않는 유연함으로 '한국의 즐라탄'이란 별명을 얻기도 했지만, 부진과 논란이 겹치며 2019년 이후 대표팀의 부름을 받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대표팀은 그에게 미련으로 남았습니다.

Q. 국가대표에 대한 목표

A. 과거 대표팀에서 저의 축구를 충분히 보여드리지 못한 것 같아 아쉽습니다. 저는 결혼 전까지만 대표팀에서 활동했기 때문에 다시 한번 더 대표팀에 들어가고 싶었어요. 또 지금은 아이들이 있거든요. 아이들한테도 국가대표로서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입니다.

Q. 용인의 승격은 몇 년 뒤로 예상하는지?

A. 올해 하지 않을까요? (웃음) 그냥 기도해 보겠습니다. 용인FC가 단순히 '돌풍의 팀'이 아니라 리그 내 강팀이 되도록 만드는 게 제 목표입니다. 좋은 경기력, 좋은 성적, 좋은 팬덤 그 모든 걸 갖춘 구단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어젯밤 선수단과 함께 중국 하이난으로 전지훈련을 떠나 한국 프로 무대에서의 첫 시즌 준비에 돌입한 석현준. 이제는 '저니맨'이 아닌 고향 팀 용인의 '프랜차이즈 스타'를 꿈꾸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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