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정M] "'마귀'를 뺀다"는 신병 구타가 소대의 전통이라고요?](http://image.imnews.imbc.com/newszoomin/newsinsight/__icsFiles/afieldfile/2020/04/29/k0429-0.jpg)
"신병의 '마귀'를 빼야 한다"
A 일병은 넉 달 전 계룡대 근무지원단 군사경찰대대로 배치 받았습니다. 그리고 지난달 24일, 소속 부대의 오모 하사에게서 낯선 단어 하나를 듣게 됩니다. 바로 '마귀'였는데요. 오 하사는 선임들에게 다가와 "오늘 신병의 '마귀'를 빼는 게 어떠냐"고 묻곤 떠나 버렸습니다. A 일병은 그날 밤이 돼서야 '마귀'의 뜻을 알아 차렸습니다.
밤 11시. A 일병의 소대 선임 3명과 다른 소대의 선임병 3명, 모두 6명이 A씨의 생활관을 찾아 왔습니다. 출입문 가장 가까운 침대에 누우라는 명령이 내려졌고 '마귀'를 빼내는 '의식'이 시작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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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고해봐. 네 편은 없어"
이날 밤의 폭행이 A 일병에게 뼈저리게 가르쳐 준 게 하나 있습니다. 이 부대에서 내 편은 없다는 거였죠. 같은 소대 상병은 A 일병을 상습적으로 때렸다고 합니다. 이유는 없었습니다. A 일병이 기억하는 어느 날은 차고에서 주먹으로 명치를 세게 맞았습니다. 순간 턱하고 아무 생각이 나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식사를 하고 나서도 통증은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가해 상병은 A 일병에게 오히려 ‘찌질하다’고 말했습니다. 여러 대를 맞은 것도 아니고 한 대 맞았을 뿐인데 표정이 좋지 않다는 게 이유라고 덧붙였습니다.
상병의 계속된 폭행에 A 일병은 물어보기도 했답니다. 왜 때리냐고요. 돌아오는 답은 황당했습니다. '얼굴이 때리고 싶게 생겼다'는 거였죠. 신고를 하겠다고도 호소해봤습니다. 상병은 신고하라고 했답니다. 신고해도 너의 편은 아무도 없고, 한 대 때린 걸로 들어갈 바엔 차라리 널 죽이겠단 말까지 서슴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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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더 해야겠네."
가해 상병의 말이 다시 뇌리를 스치고 갔습니다.
가해자가 가는 것이 원칙이지만 이번엔 반대로 하자. 부대를 위해
A 일병은 부대 안에서 폭행 문제를 해결하고자 부단히 노력했습니다. 지난 6일, A 일병은 소대장에게 '마귀'란 집단 폭행과 부대 내 상습 구타를 털어 놓습니다. 절차대로 상급자에게 보고한 겁니다. 그 자리에서 소대장은 가해자를 처벌하겠다고 약속합니다. 소대장이 철저히 조사한 뒤 가해자를 다른 부대로 전출시킬 테니 아무 일 없던 것처럼 군 생활에 집중하란 지시.
그리곤 나흘 뒤, 정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던 것처럼 돼 버렸습니다. 가해자가 아닌 피해 병사인 A 일병이 다른 소대로 전출을 가게 됐으니까요. 근무대장 박 모 대위는 피해자에게 "가해자가 가는 것이 원칙이지만, 가해자를 전부 다른 곳으로 전출 처리하면 부대가 돌아가질 않는다"고 설명했습니다. 부모님에게도 처음엔 본인이 원해서 이동한 거라고 거꾸로 알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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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가를 내고 잠시 군대 밖 세상으로 나온 A 일병은 용기를 내 방송 카메라 앞에 섰습니다. 그는 요즘 뒤척거리다 잠에 들면 계속 같은 꿈을 꾼다고 합니다. 자신이 맞고 있거나, 사람들 사이에서 혼자 투명인간이 되어버리고 마는 꿈을요.
병영 내 악습, 우리는 언제까지 이런 뉴스를 들어야 하나요. A 일병이 소속된 부대는 군사경찰대대. 얼마 전까지 '헌병'으로 불렸던 부대입니다. 병영 내 사건사고 예방과 범죄 단속을 위해 존재하는 곳에서 범행이 벌어졌습니다. 폭행은 물론 그 이후의 조치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피해 병사와 부모님의 인터뷰를 토대로 재구성한 이야기입니다. 관련 의혹에 대해 국방부 측은 '현재 군사경찰에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혀 왔습니다. **
▶ 관련 영상 보기 [뉴스데스크] [단독] "마귀를 빼자" 알고 보니 집단 폭행…어느 신병의 폭로
신수아 (newsua@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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