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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M부스] 임종석이 털어놓은 남북정상회담 비화

[청와대M부스] 임종석이 털어놓은 남북정상회담 비화
입력 2020-05-21 16:29 | 수정 2020-05-21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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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와대M부스] 임종석이 털어놓은 남북정상회담 비화
    '평화 프로세스 재가동을 위한 임종석의 제언'

    남북미 대화의 핵심 인사 중 한 명이었던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2018년 4·27 남북정상회담부터 진행된 한반도 대화를 돌아보고, 평화프로세스 재가동을 위한 제언을 내놓았습니다.

    임 전 실장은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을 맞아 계간 '창작과 비평'과 대담을 갖고, 숨가빴던 시간들을 되돌아봤습니다.
    [청와대M부스] 임종석이 털어놓은 남북정상회담 비화
    "김정은, 솔직하고 당당했다"

    임 전 실장은 4·27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해 '도대체 어떤 사람일까' 궁금했다고 말했습니다.

    "정말로 생각이 다르거나 또는 일부 보수언론이 말하는 그런 걱정스러운 모습이라면 정말 큰 일'이라는 인식이었습니다.

    하지만 임 전 실장은 남북 정상의 대화를 지켜본 느낌은 '안심과 기대'였다고 떠올렸습니다.

    "캐릭터가 굉장히 솔직하면서도 당당했다. 대통령과 문제를 풀어보겠다는 상당히 확고한 의지를 읽을 수 있어 무척 안심했다." 임 전 실장의 기억입니다.

    이어 통일각에서 이뤄진 2차 정상회담도 뜻밖이었다고 임 전 실장은 떠올렸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안 만나도 상관없어' 하는 식이었는데, 북한이 모멘텀을 이어나가기 위해 급하게 회담을 제안했고, 문재인 대통령도 하루 만에 흔쾌히 수락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청와대M부스] 임종석이 털어놓은 남북정상회담 비화
    "하노이 노딜 결정적…새로운 결심 필요"

    이처럼 뜨겁게 달아오르던 대화 분위기가 지금은 '그땐 그랬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식은 느낌입니다.

    '기대와는 상당히 거리가 있는 현재의 남북관계'에 대해, 임 전 실장은 "하노이회담이 노딜로 끝난 것이 분명히 결정이었다"고 평가했습니다.

    또 "남북이 양자 간 합의사항을 더 적극적으로 실행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는 반성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북미 간의 문제가 잘 풀리도록 중간자 역할을 해야하는데 그 벽을 넘지 못했다"고 털어놓았습니다.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국제적인 제약을 넘어서지 못했다"며 "가장 현실적이고 실천적인 남북 협력의 길을 찾아 나서겠다"는 문 대통령의 최근 발언과 맞닿는 인식으로 보입니다.

    임 전 실장은 "이 문제에서는 새로운 결심이 필요하다고 본다"며 "오늘 대담에서 가장 중요하게 드리고 싶은 얘기"라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청와대M부스] 임종석이 털어놓은 남북정상회담 비화
    "트럼프, 반대를 뚫으려 했다"

    아쉬움과 반성 속에서도 한반도 대화의 중요축이었던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임 전 실장의 평가는 후했습니다.

    임 전 실장의 기억은 2018년 3월로 돌아갑니다.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대북특사로 다녀온 뒤 백악관으로 향했던 시기입니다.

    임 전 실장은 정 실장이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김정은 위원장이 뚜렷한 비핵화 의지를 가지고 있고, 만남을 희망한다'는 메시지를 전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참모들에게 '거 봐, 내가 뭐랬어, 맞지?'라는 반응을 보였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이 내용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에 당시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 보좌관이 참석하길 거부할 정도로 참모들의 부정적인 기류가 뚜렷했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기자실에 직접 찾아가, '한국 안보실장이 중요한 발표를 할 거다'라고 말했다는 겁니다.

    임 전 실장은 이 때를 떠올리며 "트럼프 대통령이 내부의 엄청난 반대를 뚫고 뭔가를 만들어보려고 한 점을 평가해줘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하노이 노딜'에 대해선 "사방에서 배드딜보다는 노딜이 낫다고 계속 압박했던 상황이 결국 트럼프 대통령이 더 나아가지 못하게 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청와대M부스] 임종석이 털어놓은 남북정상회담 비화
    "영변 핵시설 해체는 진정성 있었다"

    임 전 실장은 하노이 회담을 되돌아보며 "김정은 위원장이 영변 핵시설 해제를 제시했는데, 여길 해체하면 이른바 불가역적인 과정이 시작된다고 본다"고 밝혔습니다.

    미국 측은 '모든 비핵화가 아니'라며 북한의 제안을 거부했지만, 임 전 실장이 보기에 북측이 내건 영변 해체는 진정성 있는 제안이었다는 겁니다.

    특히 북한에 대한 여섯 건의 유엔 제재 가운데 북한은 '민수경제와 인민생활에 지장을 주는 일부 문제를 먼저 해제하라'는 주장이었고, 거기에 상응해 영변을 포기하겠다는 취지였다는 설명입니다.

    임 전 실장은 "사실 이 정도는 가능할 것으로 기대했다"며 당시의 시각을 드러냈습니다.

    다만 임 전 실장은 "북이 지금의 방향을 포기하지 않도록 해야 할 책임이 우리한테 있다"며 다시 한 번 한국의 역할을 강조했습니다.
    [청와대M부스] 임종석이 털어놓은 남북정상회담 비화
    "문 대통령, 일 만들고 밀고 가려 할 것"

    대담에서 드러난 임 전 실장의 생각은 일관됩니다. 임 전 실장은 "미국은 제재의 판정 기준을 '월경'으로 적용한다"며 "단순히 갔다 오는 걸 제재 대상으로 볼 것이냐?"며 의문을 제기합니다.

    "인도적 협력은 전방위적으로 할 필요가 있고, 관광은 적극적인 해석을 통해 과감히 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또 이를 통해 "국제사회 여론을 환기시키고 미국을 설득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이에 대해선 "문 대통령도 올해 북미 간에 진전이 없다면 미국과 충분히 소통하되 일부 부정적인 견해가 있어도 일을 만들고 밀고 가려 하실 것"이라고 전망합니다.

    특히 남북 관계에 제동을 거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훈련에 대해선 "핵무기를 개발하거나 전략 미사일을 실험·생산하는 문제와는 확실히 구별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청와대M부스] 임종석이 털어놓은 남북정상회담 비화
    "민간 분야서 노력…북한도 고민해야"

    임 전 실장은 자신의 향후 행보에 대해선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 이사장으로 복귀할 거라고 전했습니다.

    또 정부와 민간의 중간 정도인 1.5트랙에서 남북 협력을 지원하는 역할까지 해보고 싶다고 덧붙였습니다.

    임 전 실장은 "남북 문제에서의 어떤 변화와 함께 정치적 역할이 있으면 할 것이고, 그게 꼭 제도정치여야 한다면 솔직하게 설명드리고 하겠다"고 설명했습니다.

    임 전 실장은 지난해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며 통일운동을 하겠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자신의 계획을 밝힌 임 전 실장은 "미국뿐 아니라 중국, 러시아도 활용해야 한다"면서, 다시 한 번 "우리가 무엇을 할 것인가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동시에 김정은 위원장을 만난다면 예전에 건넨 이야기를 다시 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임기 내에 꼭 같이 성과를 내주십시오."

    코로나19 사태와 미국 대선을 앞두고 남북이 과연 임 전 실장의 제언대로 불가역적인 협력 성과를 낼 지, 문재인 정부 남은 2년에 핵심 이슈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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