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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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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인사이트] 땅 파는 '두더지 로봇'…진화하는 생체 모방 기술

[뉴스인사이트] 땅 파는 '두더지 로봇'…진화하는 생체 모방 기술
입력 2020-06-04 11:20 | 수정 2020-06-04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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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인사이트] 땅 파는 '두더지 로봇'…진화하는 생체 모방 기술

    거북선과 라이트 형제 비행기

    다른 동물을 모방한 인류

    인간은 다른 동물을 모방해 왔습니다. 이순신 제독은 거북이를 닮은 배를 지휘했고, 라이트 형제는 대머리 독수리를 관찰해 비행기를 만들었습니다.

    KTX는 공기 저항을 줄이려고 유선형인 산천어 모양으로 만들기도 했죠. 모방이 배울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한다던 아리스토텔레스 말은 지금도 통하고 있습니다.
    [뉴스인사이트] 땅 파는 '두더지 로봇'…진화하는 생체 모방 기술

    게코 도마뱀과 접착판

    도마뱀 발바닥은 접착제, 연꽃 잎은 방수 물질로

    게코 도마뱀은 수직으로 세운 유리에 딱 붙어 있을 수 있습니다. 발바닥에 머리카락 굵기 10분의 1도 안 되는 털이 있기 때문입니다.

    울산과학기술원에서는 도마뱀 발바닥을 모방해 접착 판을 만들었는데요. 수천 번 사용해도 접착력을 유지한다고 합니다.

    진흙에서 자라도 깨끗한 연꽃 잎에도 비밀이 있습니다. 잎 표면에 세밀한 돌기와 공기 층이 있어서, 물방울이 잎을 타고 흐를 정도죠. 연꽃 잎을 본 인간은 미세한 돌기를 넣은 방수 페인트를 개발했습니다.

    카멜레온 혀를 본떠 강한 흡입력을 가진 산업 로봇, 개미가 일하는 방식을 모방한 협동 로봇도 나왔습니다.
    [뉴스인사이트] 땅 파는 '두더지 로봇'…진화하는 생체 모방 기술

    두더지와 지하 탐사 로봇

    지하 공간 탐사하는 '두더지 로봇' 개발

    이번에는 한국과학기술원, KAIST에서 두더지가 땅을 파는 습성을 모방한 '두더지 로봇'을 개발했습니다. 길이는 84cm, 지름은 25cm, 무게는 26kg입니다.

    콘크리트 벽을 뚫을 정도로 강한 힘으로 한 시간에 1.4m씩 땅을 팔 수 있습니다.

    기존에 땅을 파는 작업을 할 때는 시추기와 대형 관, 펌프같은 장비를 조합해야 했지만 이제 두더지 로봇 하나면 모든 작업을 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땅을 팔 때 여러 화학 물질을 사용하기도 했는데요. 두더지 로봇은 화학 물질을 쓰지 않아서 환경 파괴 요인을 줄일 수 있습니다.

    두더지 이빨·앞발·허리 모방한 로봇

    두더지 로봇은 크게 4가지 부분입니다. 동물 두더지 몸 여기저기를 모방해서 만들었는데요.

    우선 이빨은 드릴로 바뀌었습니다. 이빨로 흙을 긁어내는 두더지인 '치젤 투스'에서 착안했다고 하네요.

    두더지 앞발과 어깨 뼈는 잔해를 제거하는 뾰족한 부품으로 재구성했고, 허리는 땅을 파면서 자유롭게 방향을 바꿀 수 있는 선형 부품으로 만들었습니다.

    지하 환경은 토양 재질이 불규칙하고 중간에 어떤 암석이 튀어나올지 몰라서 불안정한데요. 비교적 쉽게 이동할 수 있도록 로봇에 무한 궤도를 장착했습니다.

    두더지는 시력이 좋지 않지만 후각과 촉각이 발달해 땅 속에서 길을 잘 찾는데요.

    로봇이 땅 속에 있으면 위성으로 위치 확인을 못하고 와이파이도 사용할 수 없으니, 위치를 알 수 있도록 지구 자기장 변화를 측정하는 센서를 탑재했습니다.
    [뉴스인사이트] 땅 파는 '두더지 로봇'…진화하는 생체 모방 기술

    두더지 로봇 성능 실험

    이번에 개발한 두더지 로봇은 석유나 석탄같은 기존 에너지원을 대체해 새로운 에너지원으로 사용 가능한 탄층 메탄가스(Coalbed Methane)나 스마트폰같은 전자 기기에 들어가는 희토류가 묻혀 있는 지역을 탐사하는 데 쓸 수 있다고 합니다.

    방향 제어하는 시추 시장 성장

    두더지 로봇처럼 땅을 파는 방향을 제어할 수 있는 '방향성 시추' 시장 규모는 지난 2016년 83억 3천만 달러에서 내년에는 103억 달러로 한국 돈 12조 5천억원이 넘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데요.

    미국 우주 탐사 기업 스페이스X가 한국 시간으로 지난달 31일에 최초로 민간 유인 우주선 '크루 드래건' 발사에 성공하고 국제 우주 정거장까지 보냈죠.

    KAIST는 두더지 로봇이 우주 행성에서도 각종 표본을 채취해 올 수 있어, 앞으로 세계 시장에 진출할 가능성도 있다고 했습니다.

    ※ 두더지 로봇, 이른바 '몰 봇(Mole-bot)' 개발은 KAIST 전기·전자공학부 명현 교수 연구 팀이 지난 2017년부터 2년 동안 진행했습니다. 로봇 구조 해석과 지반 실험은 건설·환경공학과 홍정욱 교수와 권태혁 교수 연구 팀과 함께했습니다. 특허 3건을 출원하고 1건을 등록했고, 국제 학술 대회 우수 발표 상과 국내 학술 대회 우수 논문 상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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