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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핫라인] 평양 명물 은정찻집 집중 조명 이유는?

[평양 핫라인] 평양 명물 은정찻집 집중 조명 이유는?
입력 2020-07-21 14:03 | 수정 2020-07-21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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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양 핫라인] 평양 명물 은정찻집 집중 조명 이유는?
    # 북한이 자랑하는 귀한 차

    지난 4.27 남북정상회담 때 북한이 직접 판문점으로 가져와 공식 만찬 자리에 내놓았던 녹차가 있었죠.

    '은정차'라고 불리는 북한 녹차입니다. 북한에선 꽤나 귀한 대접을 받는 차라고 하는데요.

    그도 그런 것이 통상 차나무는 열대 혹은 아열대 지방에서 자라는 사철 활엽수라, 최남단 지역이래봐야 38도 부근인 북한에선 쉽게 기를 수 있는 작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남한에서도 제주도나 전남 보성, 경남 하동처럼 주로 따뜻한 남쪽 지방에서 키우고 있는데요.
    [평양 핫라인] 평양 명물 은정찻집 집중 조명 이유는?
    # 험난한 북한 차재배 도전기

    험난했던 북한의 차나무 재배 도전기를 보자면, 지난 1982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김일성이 중국 방문을 하다 영감을 얻어 "우리도 차 재배를 하자" 지시를 한 게 그 시작인데요.

    물론 처음엔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북한 강원도 고성 지역에 처음 심었던 차나무는 극심한 추위에 아예 자리지 못했고요.

    1988년에는 다시 북한 최남단인 황해남도 강령군, 그러니까 우리가 봤을 땐 강화도 인근 지역으로 옮겨서 다시 차재배를 시도했지만, 그러부터도 20년이 더 지난 2008년에야 차 재배에 성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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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恩情茶 유래는 "김일성 은혜 잊지말자"

    '은정차'라는 북한 녹차 이름도 여기서 유래가 됐는데요. 차 재배를 성공했을 땐 이미 김일성 사후였고요.

    김정일 당시 위원장은 차 재배에 관련한 "김일성의 고마움을 잊지 말자"는 뜻에서 은정차(恩情茶)라는 이름을 붙여줬다고 합니다.

    차 재배에는 성공을 했지만, 북한이 워낙 차나무 생육에 유리한 조건이 아니다보니, 대표적인 녹차재배지 강령군 금동 은정차재배원의 생산량도 그리 많은 것은 아니고요.

    여기서 생산된 차들은 대부분 평양 고급 식당이나, 상점으로 우선 공급되고 있다고 합니다. 평양 밖에서 이를 즐길만큼 충분한 양을 생산하지 못하는 셈이죠.
    [평양 핫라인] 평양 명물 은정찻집 집중 조명 이유는?
    # 평양 명소 은정찻집

    은정차와 관련해서는 평양의 명소 '은정찻집'도 빼놓을 수 없는데요.

    평양에서 가장 이름난 찻집이라고 하면 바로 이곳을 꼽을 수 있습니다.

    평양 신시가지 중 하나인 창전거리에 위치해 있는데, 이곳에 은정차를 파는 찻집을 만들라는 것은 김정일 위원장의 사망 전 유훈 중 하나이기도 했다고 합니다.

    대표적인 명소이고, 그렇기 때문에 평양 시민들은 물론 평양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도 한 번 쯤은 찾는 곳으로 알려져 있고요. 물론 김정은 위원장도 이곳을 찾은 적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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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은정차가 불로장생약?

    은정차는 워낙 북한이 자랑하는 차이다보니, 북한 방송에서도 여러차례 소개가 됐는데요.

    지난 5월 노동신문은 은정차와 관련해 "예로부터 '신선의 음료' '만병통치의 장생불노약'으로 간주되며 사람들의 생활에 친근하게 자리 잡은 차는 오늘날 더더욱 인기 있는 대중 음료로 되고 있다"고 극찬하기도 했습니다.

    우리가 흔히 마시는 '녹차'를 이른바 불로장생약으로까지 극찬하는 게 엉뚱해 보이긴 한데, 한편으로 얼마나 은정차를 귀하게 여기는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평양 핫라인] 평양 명물 은정찻집 집중 조명 이유는?
    # 최근 다시 집중조명하는 이유는?

    북한방송은 최근 다시 이 은정차를 집중 조명하는 특집 프로그램을 방영해 눈길을 끄는데요.

    방송원이 직접 금동 은정차재배원으로 가서 찻잎도 따보고, 은정차의 역사와 유래 그리고 은정찻집에 관한 이야기를 상세히 풀어 눈길을 끌었습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국경 봉쇄를 지속하고 있는 북한은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한 경제난을 겪고 있는데요.

    이런 와중에 웬 차 타령인가 싶기도 하겠지만, 큰 틀에서 보면 최근 북한이 강조하고 있는 '수도시민 생활 보장'과 같은 맥락으로 보입니다.

    단순한 의식주 해결을 넘어서 생활의 질, 특히 수도 평양의 생활의 질 개선을 우선하는 건데요.
    [평양 핫라인] 평양 명물 은정찻집 집중 조명 이유는?
    # 북한의 중심은 평양

    하지만 북한에서 평양은 단순한 수도 이상의 의미를 가집니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 자원이 모여있는 그야말로 북한의 핵심이잖아요.

    평양 밖에 있는 사람들이야 은정찻집 얘기가 다른 나라 얘기처럼 들리겠지만, 북한매체들은 이를 크게 신경쓰는 것 같아 보이지도 않습니다.

    최근 경제난이 가중되면서 그 여파가 평양에도 미치는 게 아니냐하는 분석도 나오고 있는데요.

    이런 때일수록 북한은 '평양 민심 잡기' '평양 사수'를 강조할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북한방송은 이번 주에도 평양의 주택보수와 식수 공급, 도시 조경에 힘쓰고 있다는 내용을 연이어 보도했는데요.

    국경 봉쇄로 인한 경제난이 지속되는 한 이 같은 분위기는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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